“대체 뭐냐. 사마엘, 네놈의 목적은 대체 어떤 거야?”
시아는 사마엘이 펜타곤을 애타게 찾는 이유를 모르면서 사마엘이 크루세이더를 이용해 조용히 살고 있는 자들의 평화를 깨기 때문에 그이ㅡ 일을 방해해 왔다. 그런데 사마엘의 상태를 보니 그가 펜타곤을 원하는 이유가 단순히 ‘힘을 원해서’가 아닌 것 같았다.
“우와-. 플루의 사랑스런 수집품이 날 위해 싸워주는 구나-. 좋아, 좋아.”
말 한 마디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엄청난 양의 암기가 빠른 속도로 퍼지더니 시아 가까이에 페라이만 남고 나머지 모두 암기에 밀려 멀리 떨어졌다. 사마엘은 잠시 세훈에게 기대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누가 누구 수집품이라는 거야?”
“진짜로 화나면 아래로 착 갈리는 게 멋있네, 시아 양. 방금 전의 암기도 멋있었어. 플루의 사랑스런 진. 시. 아.”
“조용히 찌그러져 잠이나 잘 것이지 왜 나타난 거야?”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암기와 마력에 시아의 긴 머리칼과 코트자락이 휘날렸다. 반쯤 접혀 있던 날개도 활짝 펴졌다.
먼 곳에서 크루세이더와 싸우고 있던 가디안스는 전원 보스의 분노를 느끼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리고 더 전력을 다해 전투에 임했다. 덕분에 팽팽한 관계가 유지되던 전세가 금장 가디안스 쪽으로 치우쳤다. 후퇴하던 크루세이더는 교묘한 술수에 의해 한쪽으로 몰렸다.
페라이는 여유 있는 미소로 시아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간지러운 목소리로 귀에 속삭였다.
“장난감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부웅]
[챙!]
시아의 파혼검이 벤 건, 아니 깬 건 페라이가 비친 거울이었다. 시아는 자세를 바로잡고 위를 노려봤다. 블랙-레드 오드아이가 응시하는 곳은 높은 석회석 기둥의 꼭대기였다. 에메랄드빛을 자랑스럽게 발하는 페라이가 그곳에 앉아있었다.
“어떻게 알았어? 펜타곤의 마력을 눈치 챌 수 있는 존재는 펜타곤밖에 없는데.”
[펄럭!]
시아는 날개를 한 번 크게 퍼덕이고서 페라이를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왼손을 페라이가 아닌 자신의 등 뒤로 뻗어서 빙결 마법을 사용했다. 페라이의 거울 분신이 순식간에 얼어붙고 곧이어 중심부부터 금이 가더니 산산조각 났다. 지상으로 허무하게 떨어지던 얼음조각은 빛가루로 변하면서 공중 소멸됐다.
“진짜 신기하네. 어떻게 안 거야?”
페라이가 고개를 갸우뚱 한 사이에 시아의 파혼검이 페라이의 목에 닿았다. 차가운 금속이 목의 예민한 살갗에 닿았는데도 페라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얼마든지 빠져나갈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다른 이들 같으면 페라이의 태도에 불쾌해 할 텐데 시아는 펜타곤을 죽인다거나 적으로 삼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페리아가 어떻게 반응하건 신경 쓰지 않았다. 여전히 무표정을 지켰다,
“플루가 그랬어, 넌 특별하다고. 그래서 자기 외에 누구도 손대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직접 보니까 탐나. 내가 갖고 싶어.”
소유. 시아가 제일 싫어하는 성향의 발언 때문에 다스 엔데 일대가 어둠에 휩싸였다. 모두 시각 아닌 감각에 의지해서 싸워야 했다. 그 어둠 속에서 눈을 사용 할 수 있는 건 시아, 페라이, 그리고 사마엘이 전부였다. 그래서 시아는 키득키득 웃고 있는 페라이의 얼굴을, 페라이는 포커페이스를 벗지 않는 시아를, 사마엘은 대치하고 있는 두 키메라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묻지. 너흰 뭐 때문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냐?”
파혼검의 양날에서 검은 마기가 일렁거렸다. 플랑베르쥬 고유의 파도 모양과는 다른 물결 모양이 가히 위협적이었다. 본래 목적은 크루세이더에게서 펜타곤을 떼어 놓는 것인데, 본의 아니게 감정이 앞서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펜타곤을 죽일 지도 모를 상태였다.
시아를 감상 중인 페라이는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예상보다 강한 힘과 뛰어난 절제력이 매력으로 와 닿았다. 이왕에 자기 것으로 삼으려면 사마엘보다는 시아가 탐났다. 다른 펜타곤이 점찍어둔 키메라지만 자신이 능력만 되면 중간에 가로채도 상관없었다. 다만, 첫인상부터 단단히 틀어져서 자기 쪽으로 돌리기 힘들 듯싶었다.
“누가 어디 있건 누가 무얼 하건 남이 남의 일을 상관하는 건 실례야. 이런 기본 예의 정돈 알고 있잖아.”
어린 아이를 어르는 말투를 쓰면서 몸 주변에 둥근 방어막을 치고 시아의 마기를 중화시켰다. 가디안스의 보스는 자신의 마력이 페라이의 힘에 침식당하는 것을 느꼈다. 그 범위가 줄지도 늘지도 않았지만 시아의 마기가 확산될 때마다 페라이에게 가까이 붙을 쯤이면 전부 깨끗이 사라지는 것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 마냥 기분이 나빴다. 그래도 ‘상대는 슈튀크다’라고 몇 번을 곱씹으며 감정을 조절했다.
“난 그냥 궁금해서 오랜만에 외출한 건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
이번엔 어린 아이 같은 투로 말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 순진무구한 표정 뒤에 숨겨진 비열한 미소가 가디안스의 보스와 크루세이더의 보스에게 간파 당했다.
[챙! 챙! 챙! 챙!]
시아와 사마엘은 자신의 전후좌우에 나타난 거울 분신을 가차 없이 깨부쉈다. 뛰어난 직감과 타고난 순발력이 없었으면 고작 분신에게 당하는 추태를 보였을 것이다. 정말로 평범한 키메라는 펜타곤의 마력을 느낄 수 없다? 그렇다 해도 눈치가 빠르고 높은 상황판단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었다. 그 방면에선 최고라 불리는 두 보스에게 분신을 이용한 위협은 통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무고한 생명을 수없이 죽였는데 잘못한 게 없단 얘긴가?”
“키메라의 본성이잖아. 눈에 거슬리는 모든 것을 부수고 죽이고 파괴하는 본성은 참으면 안 돼. 남발하면 광기라고 부르긴 하지만 너무 참아서 병이 나도 광기가 되는 거야.”
“그럴싸한 핑계를 대는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아.”
“그 표정은 영 웃는 얼굴이 아닌데?”
페라이는 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지금을 만끽했다. 점점 시아를 찢어 죽이고 싶다는 욕구가 끓어올랐다. 포근히 품에 안고 소중하게 갖고 놀던 인형을 거리낌 없이 가위로 난도질하는 즐거움은 페라이에게 최고의 흥분이었다. 특히 타인의 인형을 망가트리는 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됐다. 페라이의 머릿속엔 플루의 사랑스런 장난감을 어떻게 망가트릴까 밖에 없었다.
“그만 떠들고 꺼져. 난 네놈의 죄를 추궁하러 온 게 아니니까.”
“그럼 너는 왜 우릴 찾는 건데?”
“알 거 없어.”
말은 이렇게 했어도 실은 가디안스가 펜타곤을 추적하는 이유는 정말 별 거 없었다. 단순히 크루세이더가 펜타곤을 손에 넣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라 남에게 당당하게 말하기 무안했다. 두 길드의 내부 사정을 모르는 타인이라면 그게 뭐냐고 비웃을 법한, 비웃을 게 뻔한 이유라 짧게 거절했다.
“아잉- 비밀이 많은 아이는 싫어.”
에메랄드빛 육체는 교태를 부리듯 몸을 배배 꼬았다. 시아는 격하게 속이 메스꺼웠다. 나이로 치면 쭈그렁 할머니이다 못해 다 말라 비틀어가는 산송장이라 해도 될 만하거늘 역겨운 아양을 떨다니, 시아는 페라이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어졌다.
[파지지지지직!]
하늘에서 페라이를 향해 푸른 벼락이 내리쳤다. 사마엘의 마법이었다.
“스피에게 버려진 폐기물 주제에.”
어느 샌가 맞은 편 기둥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페라이는 양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뚱-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를 감지한 시아는 페라이와 사마엘의 사이에 서서 마력을 발산했다. 이 뛰어난 육감에, 페라이는 만족과 희열이 섞인 미소를 슬며시 띠며 드라이아이스가 승화하는 것처럼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곧 사마엘의 뒤에서 반투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고작 강력한 키메라 군단을 만들기 위해 우릴 찾아다니는 건 아닐 거야, 그치? 사랑스럽지 못한 클러치 사마엘. 스피에게 다시 예쁨 받고 싶으면 저 시건방진 꼬마 악마를 죽여 버려.”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가 사마엘의 신경을 마비시켰다. 시아가 일찍 눈치 채고 페라이가 특수 마법으로 사마엘을 미치게 만드는 것을 막았더니만, 무의미하게시리 다른 방법으로 정신 발작이 시작됐다. 두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마기 파동이 불규칙해졌으며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페라이는 사마엘에게 광기를 잔뜩 불어넣고 나서 다시 조용히 석회석 기둥 위에 앉아 키메라들을 지켜봤다.
가디안스의 보스가 만든 어둠이 사라졌다. 다스 엔데 일대에서 시끄럽게 일어난 격전이 이미 가디안스 쪽으로 승세가 많이 기울었다. 유일하게 제 3천왕 신 휴 만이 다수의 강적을 상대하느라 많이 지쳤다. 떨거지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제압하겠지만 공격해 오는 무리 중에서 세 명이나 츠뵐프 리터였다. 자신의 최고 한계인 주박까지 각성해도 사대 역시 주박까지 각성한 터라 쉽게 끝낼 수 없었다.
시아의 곁에 있던 플릿은 드디어 보이는 시야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을 잡아냈다. 정신 줄을 논 사마엘을 필사적으로 말리던 크루세이더의 제 1기사가 사마엘에게 팔을 베이고 복부가 관통됐다. 악마의 파혼검에 당했으니 쉽게 낫지 않으리라. 이 장면은 시아에게도 충격이었다. 사마엘이 다른 누구도 믿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지만 원 세훈은 예외였다. 절대 예외였다. 무조건 신뢰하고 의지하고 모든 것을 베풀며 자기 곁에 뒀다. 그러니 그를 제 손으로 직접 상처입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페… 라… 이!”
시아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매서운 눈으로 페라이를 노려보고 파혼검을 꽉 쥐며 전투태세를 취했다. 차대 대공작이라 불리는 상급 악마다운, 그녀가 가진 진정한 힘이 표출됐다. 심장이 오그라들만한 공포가 모든 생명체에게-페라이마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플릿과 보스의 이상 상태를 알고 급하게 날아온 밀리엄은 보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조금도 다가갈 수 없었다.
“아아, 짜릿짜릿해.”
미칠대로 미친 사마엘은 길고 검은 혀로 파혼검의 날을 핥았다.
“날 원하면 무조건 이겨. 사마엘, 난 약한 아이는 질색이야. 잘 알지?”
“꼬마 악마는 내가 죽인다.”
“아이,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야.”
페라이의 정체불명의 마력이 사마엘을 점점 더 지배했다. 지금 사마엘은 이성일랑 일절 없고 감정만으로 움직이는 하급 악마로 전락했다. 본디 실력은 원래 작위인 남작보다 뛰어나 객관적으로 보면 아까운 인재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실력이 과연 제대로 발휘될지 의심스러울 만큼 꼴이 초라했다.
“네놈 손은 더럽히지 않고 둘을 싸움 붙여서 동시에 처리할 생각이냐?”
“흐음……. 맘에 들지 않는 표현이야. 난 장난감을 망가트리는 취미는 없어.”
처음 나타날 때부터 줄곧 ‘장난감, 장난감, 장난감.’ 시아는 이를 빠드득 갈았다. 블랙-레드 오드아이는 살기만 가득하고, 그녀의 이글거리는 마력을 따라 탐스럽고 긴 흑발이 휘날렸다. 플릿과 밀리엄은 마른 침을 삼키며 사태를 지켜봤다.
“내 위대한… 위대한 업적을 방해하지 마아아아아아아!”
[휘이익]
사마엘이 파혼검을 앞세워 시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시아는 그 빈틈 많고 거친 공격을 뒤로 약간만 이동하는 것으로 쉽게 피했다.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붕, 붕, 붕, 붕]
검을 크게 휘두르기만 할뿐 시아에게 조금도 닿지 않았다. 사마엘이 조금씩 앞으로 다가올수록, 시아는 여유 있게 자기들을 보고 있는 페라이를 노려보며 그 만큼씩 뒤로 물러났다. 지금 당장이라도 페라이를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지만 눈앞의 사마엘이 우선이라 이미 바닥난 인내심을 박박 긁어모으며 참고 참았다.
“귀족으로서의 자존심도 없냐? 겨우 그딴 거에 휘둘리는 네놈은 하급 쓰레기보다 못한 떨거지야!”
[뻐억!]
“케엑!”
시아의 주먹이 사마엘의 명치에 제대로 먹혔다. 사마엘은 피가 섞인 걸쭉한 액체를 토하며 공중에서 비틀거렸다.
“그래, 네놈도 날개가 있다고 그 정도론 안 떨어진다 이거냐?”
[뻐억!]
“커억!”
[퍽!]
“욱!”
마법과 같은 고급 기술을 쓸 필요 없이 주먹과 발을 사용해 원시적으로 사마엘을 팼다. 후작과 남작의 순수한 힘의 차이를 보여줬다. 공중에서 피 튀기는 난타가 끝나고, 축 쳐진 사마엘은 지상으로 가차 없이 내동댕이쳐졌다.
[쿠웅!]
사마엘이 추락한 당은 푹 파이고 복잡한 거미줄처럼 금이 뻗어나갔다. 그는 얇은 신음 소리를 내며 괴로워했다.
“귀족의 긍지와 자존심을 더럽힌 녀석은 필요 없다. 편히 죽여줄 테니 감사히 여겨라.”
시아의 파혼검에 온 마력이 집중됐다.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만큼 거대한 마력 덩어리를 조그만 총탄 크기로 압축한 것보다 더 고밀도로 힘이 응축되어 살기의 오라를 유유히 풍겼다. 시아에게 얻어맞은 덕분에 제정신이 돌아온 사마엘은 자신을 향한 어마어마한 살기를 느꼈지만 이미 몸이 망가지고 정신도 육체 못지않게 망가져서 피할 수 없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공중에 떠있는 시아를 보며 몸에서 힘을 뺐다.
“토탈 탄츠무지크(total Tanzmusik : 죽음의 무곡)”
속삭이듯이 시동어를 말하며 파혼검을 가로로 길게 휘둘렀다. 파혼검에서 나온 고농축 된 마력은 허공에서 앞.을. 향해 빠른 속도로 고요하게 날아갔다.
사마엘의 눈은 자신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질주하는 죽음의 무곡을 봤다. 곧이어 천천히 눈이 감기고 의식을 잃었다. 의외의 상황에 모든 시선이 쏠린 틈을 타 세훈이 숨을 헐떡이며 사마엘을 데리고 사라졌다.
[콰과과과광!]
시아의 목표는 페라이였다. 하늘거리는 에메랄드빛은 미소와 함께 다스 엔데를 자신의 빛으로 덮었다. 시아의 검은 마력과 페라이의 에메랄드 마력이 충돌하듯이 섞여들었다. 그 후 잠깐의 마력충돌이 사라지고 나서 다스 엔데에 남은 자들은 가디안스 길드뿐이었다.
“칫.”
페라이는 시아 때문에 완전 소멸할 뻔한 다스 엔데를 보호하고 나서 조용히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시아는 자기 속을 바닥까지 긁고 이리저리 볶은 페라이를 놓친 게 분했지만 사마엘이 펜타곤과 손을 잡는 것을 막는 본 목적을 달성했으니까 분을 삭일 수밖에 없었다. 위협적인 기운이 깨끗하게 사라지고 나서 시아는 날개를 접으며 지상으로 내려갔다. 동시에 그녀의 오른손에 있던 파혼검이 사라졌다.
“보스…….”
눈앞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똑똑히 지켜본 플릿과 밀리엄은 공포의 여운이 남아서 시아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영박을 푼 소울테이커급 보스도 처음 보고, 보스의 진짜 힘도 처음 보고 느끼는 거라 어떻게 보스를 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하지만 걱정은 바로 사라졌다. 가디안스의 보스는 자기의 길드원들에게는 친근한 동료 같은 존재였다.
“오늘 끝! 성공적으로 크루세이더에게서 펜타곤을 떼 냈어.”
시아는 하늘 높-이 기지개를 키며 상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꾸며진 표정이라는 것 정도는 밀리엄과 플릿도 알았다. 그걸 알고 있어도 보스의 밝은 표정이 그들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구제했다.
“보스-.”
평안한 시간은 멜로즈의 날카로운 외침에 의해 사라졌다. 비취색 날개를 퍼덕이며 급하게 날아오는 멜로즈의 뒤를 크리세이스가 바쁘게 쫓아왔는데 그녀이 표정도 심상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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