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하츠·크림슨셀/PH·CS 팬소설作

[브레샤론]das vorzügliche Gemälde -제 2장

★은하수★ 2011. 8. 10. 17:37

 

1. 이것은 PandoraHearts(판도라하츠) 팬소설입니다!
2. 나름 쟈크시즈 브레이크와 샤론 레인즈워스[브레샤론] 커플링입니다.
3. 제목의 das vorzügliche Gemälde는 '다스 포어취글리흐 게맬더'라고 읽습니다. '명서(名書)'라는 뜻입니다.
4.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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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이른 아침. 가게 문을 여는 사람들, 준비하는 사람들, 출근하는 사람들, 여유롭게 산책하는 사람들 등 거리가 점점 활기를 띠었다. 그 속에는 신문사 지부로 향하는 샤론도 있었다.

간밤에, 불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누워서 자지 못한 탓에 목과 어깨가 결렸다. 안 해도 될 잡담을 쟈크시즈와 실컷 하다가 그대로 엎드려 잠이 들었다. 폐점된 가게에서 주인도 손님도 아닌 사람이 스탠드 테이블 자유석 하나를 꿰차고 세상모르게 한 잠 청한 커리어우먼이라니, 다시 생각할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쟈크시즈는 건들면 겨우 잠든 걸 깨울까봐 소파에 옮기지 않은 것을 미안해했지만, 샤론 자신은 그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것이 무엇보다 싫었다.

“뭐, 망가진 모습이야 거의 매일 보여주지만……. 그래도 자는 걸 보여준 적은 없었다고.”

“오! 드디어 진도를 뺀 거야? 오래 걸렸지만 축하한다.”

“빈스. 아직 결혼 안 한 아가씨에게 그런 말은 실례잖아.”

지부에서 속마음을 말로 뱉는 바람에 곧바로 나이트레이 형제의 놀림거리가 됐다. 다른 직원들이 아직 안 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모두를 위한 기쁨조가 될 뻔했다.

“하지만 길. 드디어 글뤼크의 마스터가 평생 유아체형 샤론에게 손댔다니까. 이걸 축하하지 않으면 뭘 축하하겠어?”

“나 처녀야.”

샤론은 빈센트의 옆구리를 만년필로 깊숙하게 찌르면서 그의 흥분 스위치를 껐다. 빈센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흐물거리며 주저앉았다. 그리고 동시에 좌절하는 척 하며 고개를 떨궜다.

“역시 유아체형에게서 성적매력을 느끼기란 무리지.”

“그만해 빈스. 아무리 사실이라도 그렇게 적나라하게 여러 번 강조하면 안 되는 거야.”

“이것들이 쌍으로 사람 놀리고 있어.”

진지한 표정 속에서 웃음을 참고 있던 길버트나 고개를 숙인 채 실실 거리던 빈센트나 결국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대폭소했다. 샤론은 그만 웃으라며 투덜거릴 뿐 악의 없는 장난인 것을 알기 때문에 어린애처럼 바득바득 화낼 수 없었다.

“아침부터 웃음소리가 나오는 멋진 직장이군. 신문사라고 하면 대개 바쁘기로 유명한데 말이지.”

지부장도 직원도 아닌 자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세 명의 소리가 뚝 끊어졌다. 그들은 입을 다물고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문 쪽을 돌아봤다. 그리고 약속한 것 마냥 일제히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 벌리며 말도 안 되게 놀랐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오즈 베자리우스였다.

사블리에 출판사의 사장으로,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이었다. 젊지만 굴지의 카리스마와 깊고 넓은 지식과 품위 그리고 교양을 전부 갖춘 화제의 인물이기도 했다. 아,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를 모독하는 일이니 정정하겠다.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굴지의 ‘오즈 베자리우스’다.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통하다보니까 앞서 그를 설명한 모든 말들이 하찮은 지도 모르겠다.

“어째서 당신씩이나 되는 사람이 이 쪼끄만 사무실에?”

“말에 항상 가시를 달고 사는 건 여전하군. 빈센트 나이트레이.”

오즈는 자연스럽게 정수기에 다가가서 일회용 컵에 인스턴트커피를 타 마셨다. 신문사의 세 직원에게는 그 모습이 또 한 차례 충격이었다.

“당신도 글뤼크의 손님이잖아요. 커피는 거기서 사 마셔요.”

샤론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제정신으로 그를 다시 보니까 지나간 일이 생각나면서 속이 울컥 거렸다.

“이번 달 지면광고를 부탁하러 왔는데 그냥 쫓아낼 생각인가? 글뤼크 말고 여기서도 단골인데 섭하잖아.”

“평소처럼 심부름꾼을 보낼 것이지 왜 직접 왔냐고.”

빈센트가 샤론보다 더 예민했다. 정확하게는 적의를 있는 대로 드러냈다. 길버트가 그의 어깨를 잡고 말렸지만 들은 척도 안 했다. 언제나 길이 1순위인 빈센트가 이토록 날카로운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우리 사블리에의 인재에게 흥미를 가진 누구 씨가 적당히 포기해줬으면 해서 직접 왔지.”

두 말 할 것 없이 샤론을 염두에 두고 말이었다. 그의 표정이, 고의인지 아닌지, 간사함의 극치에 올라서 샤론과 빈센트의 신경을 더 자극했다. 이 도발에 넘어간 쪽은 빈센트였다.

“기자란 모름지기 지식의 갈증을 해소하고 진실을 알아내는 존재야. 자연적인 생리를 권력과 재력으로 가로막는 네놈은 근본부터 글러먹었어.”

“어이, 빈스.”

“빈세느, 내가 봐도 좀 심해.”

샤론도 길버트를 거들었다. 막다른 길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위협한다고, 빈센트가 딱 그만큼 독이 올라 있었다. 샤론은 언제나 온화한 쟈크시즈가 생각나면서 빈센트를 처음으로 무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더 나빠질까 걱정됐다.

“빈센트 나이트레이. 동료를 위하는 척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화내지 말아주겠어? 뭐, 어차피 제 감정 하나 주체 못하는 작은 그릇이니까 이 몸이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지. 광고 얘기는 내일 사람을 보낼 테니 지부장에게 전해줘.”

오즈는 제 할 말을 끝내자마자 사라졌다. 우위에 있는 자만이 지을 수 있다는 거만한 표정이었다.

“샤론.”

빈센트가 샤론의 팔을 굳게 붙들었다. 그녀는 그의 악력에 놀란 것도 그렇지만, 그가 길버트 못지않게 날카로운 눈으로 매서운 표정을 지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절대 저 녀석한테 지지 마. 꼭 이겨야 해.”

“응? 응? 이건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저 기고만장한 콧대에 눌리면 나처럼 비참해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빈센트가 전에 없게 필사적이었다. 평상시에 항상 달고 다니는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는 얼굴의 어느 구석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샤론은 난처해하며 길버트를 흘끗 쳐다봤다. 길버트는 사정을 알기 때문에 괴로운 듯 슬픈 기색을 보였다. 그녀는 곪은 상처를 터트리는 것 이상으로 상처를 줄까 두려워 무슨 일 있었냐며 물을 수 없었다.

폐점에 가까운 시간에 글뤼크에 들른 샤론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쟈크시즈에게 이를 전부 설명했다.

그는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 새 원두를 볶으면서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다. 나이트레이 형제나 베자리우스 사장이나 모두 글뤼크의 손님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조금씩 알고 있는 그였다. 그리고 샤론은 모르는, 베자리우스 사장과 빈센트 사이에 일어난 일도 자세히는 아니지만 소설의 줄거리 페이지를 훑어보듯이 알고 있었다. 그러니 편치 않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쟈크스. 분명하게 말하는 데요, 난 그 사장하고 시합을 하려고 익스 폰 츠바이를 조사하는 게 아니에요.”

“알아요.”

그는 간단담백하게 대답했다. 그녀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지만 그의 씁쓸한 미소가 진한 커피향과 함께 그녀에게 전해졌다. ――그가 계속 신경 쓰는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

“빈센트랑 사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죠?”

“대강이에요. 하지만 모르는 게 낫다고 후회 중이에요.”

“그러면 안 물어 볼게요.”

샤론은 속을 탈탈 털고 깔끔하게 대화를 정리했다. 동시에 살짝 무거웠던 주변 분위기가 꽤 산뜻해졌다.

“난 기자일 뿐이지 탐정이 아니니까요. 개인의 사생활을 캐낼 생각은 없어요.”

가게 벽에 걸린 시계를 보더니 가게 문으로 가볍게 사뿐사뿐 걸어가서 팻말을 뒤집었다. 그리고 쟈크시즈에게로 돌아가는 도중에 의자와 테이블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낮에 있었던 일 때문에 착잡해진 기분을 몸을 움직이면서 조금씩 푸는 것이었다. 실은 근무하는 내내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부장이 지나치다시피 평온하고 너그러운 사람이라 군소리 한 번 듣지 않았다.

[치이이이이이익]

[딸깍]

[또르르르륵]

열탕을 준비해서 진한 커피를 내리고 예열한 찻잔에 정성스레 담아내는 소리가 고요한 가게 안에서 일정한 박자에 맞춰 은은하게 울렸다.

글뤼크에서 커피를 새로 볶으면 그 첫 커피는 언제나 샤론의 몫이었다.

“샤론은 익스 폰 츠바이가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갑작스런 화제전환이었다. 하지만 쟈크시즈는 샤론이 스탠드 테이블의 의자에 앉자마자 바리스타의 진면목을 보였다. ―커피와 화이트 쿠키를 흰 자기에 연보라색 꽃무늬가 자잘하게 테두리를 장식한 앤틱 티세트와 함께 멋들어지게 세팅― 샤론 전용 티세트라서 그런지 몰라도 손님접대용 찻잔이나 접시들보다 관리상태가 좋았다. 애초에 광택이며 혹시 모를 잔금 등을 개인용 대 공용으로 비교하는 것이 쓸데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샤론은 커피 한 모금을 천천히 마시며 생각하다가 쿠키를 바삭 베어 물었다. 그리고 다시 커피 한 모금과 쿠키 한 입을 천천히 여유롭게 목 안으로 넘겼다. 손등만한 쿠키를 다 먹기까지 총 세 모금과 세 입이었다.

“아무런 기대도 없이 사람을 찾는 건가요?”

“상상을 하면 편견이 생겨서 객관적으로 알 수 없잖아요.”

“그렇군요. 객관적으로……군요.”

“그냥 단순히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구요.”

그녀의 말이 깜찍하게 와 닿았는지, 그는 부드럽게 눈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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