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하츠·크림슨셀/PH·CS 팬소설作

[브레샤론]das vorzügliche Gemälde -제 3장

★은하수★ 2011. 8. 30. 00:03

 

1. 이것은 PandoraHearts(판도라하츠) 팬소설입니다!
2. 나름 쟈크시즈 브레이크와 샤론 레인즈워스[브레샤론] 커플링입니다.
3. 제목의 das vorzügliche Gemälde는 '다스 포어취글리흐 게맬더'라고 읽습니다. '명서(名書)'라는 뜻입니다.
4.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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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시간상으로는 햇볕이 가장 뜨거울 한낮인데 비가 추적추적 불쾌하게 내려서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보일 정도로 어중간하게 어두웠다. 커피점 글뤼크에는 비를 피하러 들어온 손님이 반, 순수하게 쟈크시즈의 커피를 맛보러 온 손님이 반이었다.

[딸랑]

출입문에 달려 있는 구리종이 가볍게 울렸다. 가게 안의 사람들이 커피점 분위기에 맞춰 나긋나긋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종소리가 또렷하고 명랑하게 들렸다.

새로 들어온 손님은 커피점 내부를 둘러볼 것도 없이 언제나처럼 고상하게 걸어서 쟈크시즈와 마주 볼 수 있는 스탠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신사모를 벗어 왼쪽 옆에 둔 후 오른손으로 슬며시 턱을 괴었다. 시선은 한창 바쁜 쟈크시즈에게 고정했다.

“자네 약혼녀가 자네 뒷조사를 하더군.”

“사람들에게 오해 살 발언은 자제해 주십쇼.”

“사실이잖아.”

쟈크시즈는 보기 드물게 날카로운 눈매로 적의를 만연히 드러냈다. 스탠드 테이블에 있는 손님이 오즈뿐이라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걸 빌미로 그녀를 괴롭힐 생각이라면 그만 두시죠.”

“그게 아니지. 내가 빌미로 잡은 건 자네의 과거야. 내가 괴롭힐 대상은 자네라고.”

글뤼크의 바리스타에게서 평소의 여유로운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오즈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듯이 고개를 거칠게 돌리고 부엌 안으로 들어갔다. 언뜻 그의 낯빛이 새하얘진 듯했다.

“이런, 이런. 아직인가.”

오즈는 급 흥미를 잃은 표정에서 시선만 다른 곳으로 돌렸다. 크기대로 색깔별로 차곡차곡 정리된 식기며 기자재들이 한순간 전부 부서져 내리는 환상이 보였다. 그런데 그 중 딱 하나, 연보라색 꽃무늬가 돋보이는 흰 커피잔만이 따뜻한 빛을 발하며 다소곳이 자리를 지켰다. 오즈는 그 찻잔을 지긋이 응시했다. 확실히 접대용 식기는 아니었다.

“이봐, 브레이크, 엄연히 돈 내고 마시는 손님이야. 주문 안 받을 거야?”

쟈크시즈는 어쩔 수 없이 오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즈는 주문 대신에 눈짓으로 그 커피잔을 가리켰다.

“저 단아한 아가씨는 누구 건가?”

“제 약혼녀 겁니다만?”

“호오?”

오즈는 아주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생글생글 웃었다. 하지만 기분 나쁜 미소는 아니었다. 오히려 안도하면서 흐뭇해하는 미소였다.

“주문하신다면서요.”

“블루 마운틴. 진-하게.”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쟈크시즈의 등에 돋은 작은 날개가 신경 쓰였다. 오즈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은 델피온의 신탁처럼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다. 옛날의 쟈크시즈가 가지고 있던 검은 날개-정확하게는 형언할 수 없는 모양으로 피어나오는 두 개의 아우라-가 그 때보다는 확실히 작지만 그 때와 다름없는 모양으로 대담하게 위치했다. 기껏 다시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하고 약간은 심각하게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여기 블루 마운틴이에요.”

쟈크시즈는 오즈의 표정을 읽지 못했다. 그가 일부러 오즈를 멀리하지 않았다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이었는데 말이다. 주의 깊은 ‘평소의 그’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브레이크. 욕구 불만 때문에 날뛰기 직전의 황소 같아.”

커피포트를 닦다가 그대로 맨바닥에 떨어트릴 뻔했다.

“실례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네요.”

“자네랑 나 사이에 실례고 뭐고 어디 있어.”

가벼운 한숨과 동시에 미간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쥐어 잡았다. 쟈크시즈에게 천적이 있다면 속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사장, 오즈 베자리우스뿐이었다. 차라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괄량이 샤론이 상대하기 훨씬 수월했다. 오즈를 상대하는 건 비교가 안 되게 스트레스였다.

“그냥 대놓고 발정기라고 하시죠?”

“그런 저속한 단어를 갖다 붙이고 싶은가?”

오즈는 오른손에는 커피잔을 든 채 왼손 검지로 쟈크시즈의 가슴 한가운데를 쿡 찔렀다.

“자네 본인한테는 덧없이 소중한 감정이잖나.”

“빈센트 군과 여동생 분을 찢어 놓은 장본인이 잘도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쟈크시즈의 가시 박힌 말을 자연스럽게 흘려 넘겼다. 이기적일 정도로 자기멋대로였다.

“후-. 솔직히 조금 힘들어져서 곤란합니다.”

도구정리를 마친 양손을 스탠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다. 다른 손님이 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타시선 괘념치 않고 ‘바리스타 브레이크’가 아닌 오즈가 아는 옛날의 쟈크시즈 브레이크를 면면히 내보였다. 기본적인 분위기 자체가 서로 다른 인간일 정도로 달랐다.

“약혼녀한테 의지하면 되잖나.”

“말도 안 됩니다.”

“받아줄걸? 자네한테는 턱없이 약한 그 샤론 레인즈워스라고.”

“그래서 안 됩니다.”

쟈크시즈의 표정이 화난 듯 괴로운 듯 복잡했다. 미간을 힘껏 찡그리고 두 주먹을 굳게 쥐었다.

“한 번 응석부리면 그 한 번으로 그녀를 잃을 테니까요.”

그는 스스로를 무서울 정도로 잘 알았다. 바리스타이기 전에 폭력을 일삼았던 과거의 자신이, 상대의 피가 제 손에 물들 때까지 패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던 끔직한 그 때가, 가슴이 울렁거리고 이가 바득거리고 관자놀이가 욱신거리고 전신이 바들거리도록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참았다. 참아야만 했다.

겨우 평범한 인간이 되어 바리스타로서 살아왔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그녀에게 어떤 아픔이 있는지 알기에 그녀에게 응석부릴 수 없었다. ‘쟈크시즈 브레이크는 샤론 레인즈워스의 모든 것을 받아주는 성인군자’ 이것이 절대적인 규칙이 되어야만 했다.

“브레이크. 자네의 약혼녀는 이제 어엿한 성인이야.”

오즈는 깨끗하게 비운 잔을 받침 위에 살며시 얹었다. 조그만 손동작에서도 교양이 지나치게 넘쳤다.

“기자 래인즈워스의 끈덕진 고집에 못 이겨 전부 발설하기 전에 스스로 고백하는 걸 권하겠어. 겸사겸사 그 안에 쌓인 걸 풀어내고.”

사블리에 출판사의 사장은 신사모를 챙겨 쓰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커피 잘 마셨어’라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가볍게 굴었다. 정말이지 얄미운 마이페이스가 아닐 수 없었다.

 

~신데렐라는 오늘 밤에도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반짝이는 유리 구두를 신었다. 계모와 새언니들이 구박하기 시작하면서 귀족으로의 삶을 포기했을 터인데, 금욕을 덕목으로 정했을 터인데, 해가 지고 주변이 컴컴해지면 모든 미와 부를 누리던 자신으로 돌아갔다. 해가 뜨면 누더기를 입고 나막신을 신고 누구보다 착하고 온화한 시녀를 연기했다. ――성에서의 생활을 숨막혀하던 왕자가 남몰래 성을 빠져나왔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밤거리를 제 세상인 마냥 돌아다녔다. 어느 날은 신데렐라가 사는 곳 근처에 다다랐다.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곳에서 어둠이 무의미하게 생기발랄한 신데렐라를 발견했다. 새까만 밤에 봐줄 사람 한 명 없는데도 한껏 치장한 그녀가 이상하지 않았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자유로워보였다. 왕자는 그 자유를 마음 속 깊이 자극받았다. 그리고 매일 밤 그녀를 보러 갔다. 하지만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자유를 빼앗고 싶어졌다. 자신과 같은 성에 가두고 싶어졌다. ~ ‘익스 폰 츠바이’의 ‘거짓된 동화 속의 연인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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