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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드라마 「내가 너를 만난 이야기」 2편 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은하수★ 2022. 12. 10. 23:58

안녕하세요.

망상의 세계 주인장 ★은하수★ 입니다.

 

「내가 너를 만난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여름~나를 키우는 계절"을 준비하면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시리즈 전체를 기획하는 중에 제일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여름"이, 대본을 쓸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긴장상태였는데, 녹음을 시작한 순간부터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어려워서 목이 계속 긴장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이번주 내내 너무 바빴어서 대본을 오늘 새벽에 작성하고, 녹음을 오늘 오후에 했거든요.

원래 같으면 대본을 목요일에 완성하고, 금요일에 초본을 녹음하고, 토요일에 수정본 녹음과 편집을 하는데, "여름"은 스케쥴부터 망했어요. 또르륵......

「내가 너를 만난 이야기」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목소리를 3개 사용하는 계절이 "여름"이거늘.... 또르륵......

 

가을과 겨울은 저의 기존 스케쥴에 맞춰서 작업할 수 있을 지 장담을 못하겠지만 여름만큼 고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워낙 사전에 기획해 둔 스토리라인이 제 취향이라서, 대본이 그지같이 나와도 녹음 잘 할 자신 있어요 :9 

 

 

시리즈명:  내가 너를 만난 이야기

소제목:  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필자 및 목소리:  ★은하수★ (본래목소리 / 낮은 톤 / 톤 올림)

대본: 

더보기

미니 오디오 드라마: 내가 너를 만난 이야기

 

2.

여름 ~나를 키우는 계절

필자 및 목소리: ★은하수★

 

 

 ..! 오랜만에 집에 왔다!

 그리고 너도 오랜만이다. 나의 오랜 친구. 언제나 푸른 내 친구. 내가 태어나고 그 다음날 아버지가 심었다고 하는 내 나무. 어느 계절이 와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날 맞이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진솔한 나의 벗. 나에게 기꺼이 곁을 내주며 안식처가 되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묵묵하게 들어주는 상냥한 벗.

 내 친구를 만나러 오려면 산 중턱까지 올라와야 하지만, 당연히 그런 수고를 해야 하지 않아? 내 귀한 친구가 건강하고 청아하게 그리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으려면 평지는 어울리지 않다. 날씨가 아무리 험해도 다 버티고 꼿꼿하게 강하게 서 있으려면 다른 나무들과 함께 있어야지. 그러려면 이 산 속이 가장 잘 어울린다.

 바람이 살짝 불었다. 머리를 올려 묶고 살짝 드러난 뒷덜미가 시원하다. 그동안 쌓였던 불쾌한 열기가 가라앉는 느낌이다. 역시... 오길 잘했다.

 나의 소중한 벗에게 살포시 손을 대보았다. 단단하고 까칠한 껍질이 손바닥에 닿았지만 아프지 않다. 내가 내 벗과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을 더 선명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사이에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너무 깊지도 않은, 담백한 인사가 오고 갔다.

 내가 왔구나, 내가 너를 만나러 왔구나.

 너가 왔구나, 너가 나를 만나러 왔구나.

 

[내 나무에게 하소연까지는 아니지만 읊조리듯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조금씩 풀어내듯이]

 그동안 먼 곳에 있었어. 그렇다고 해도 반 년 만에 온 것에 대한 이유는 되지 못하지. 많은 일이 있었어. 아니, 뭔가 하나가 있었어. 하나만 있었어. 오랜만에 와서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이것 뿐이라서 조금 창피하네.

 사람(아이)가 많은 곳에서 나를 드러내는 건 싫어해도 내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건 거리낌 없이 하거든. 너에게 내 이야기를 다 내뱉고 너에게 내 속을 다 보여주는 것처럼. 물론, 그렇다고 속 깊은 곳까지 다 싹싹 긁어서 내주지는 않지. 그건 오로지 너한테만 주는 거니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아이)를 만났어. 그리고 믿었어.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버티고 있는데, 이 사람(아이)만큼은 믿어도 되겠구나, 같이 있어도 되겠구나, 나를 보여줘도 되겠구나 생각한 사람(아이)를 만났어. 그리고 많은 것을 내줬어. 믿음도 줬고, 웃음도 줬고, 눈물도 줬고, 아무도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애칭도 줬어.

 돌아오는 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그럴 정도로 그 사람(아이)에게 매달렸으니까. 사람들과 진심으로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잘 지내는 사람인 척 겉모습을 꾸미고 사는 주제에, 그걸 들키고 싶지 않은 주제에... 무엇에 씌어서 그 한 사람(아이)에게 꽂혔을까? 내가 방심했지. 이 사람(아이)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아. 정말 홀린 듯이 믿어버렸거든.

 돌아온 건... 내가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것. 예전처럼 혼자서 내 주위를 견뎌야 한다는 것. 그래, 그냥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뿐이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 사람(아이)와 알기 전으로 돌아간 것 뿐이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람들이 넘쳐나도 나 혼자 덩그러니 방치된 것 같은 느낌을... 처음 알았을 때, , 내가 외롭구나.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더라. 그리고 내 귀한 친구, 너가 생각나더라. 너에게 이렇게 등을 기대고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인데, 왜 내가 바보 같이 나에게 하등 도움 안 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혼자 버텨야 하는 건지.

 그래도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한발짝 씩 앞으로 걸어 나가면서 다시 담담해지는 걸 깨달았거든. 억지로 사람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걸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알았을 때 속이 가벼워지더라고. 한가득 안고 있던 부담감과 묵직하게 누르고 있던 긴장감이, 거짓말같이 한 순간에 없어졌을 때, 아주 잠깐이지만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어. 신난 거지. 정말 신난 거야. 드디어 해방되었다고. 내가 그 사람(아이)에게 해방되었다고 말이야.

 안 어울리잖아. 내가 누군가에게 목을 매고 맹목적으로 의지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뭐든.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살던 게 나잖아. 딱 나답잖아.

 그래서 왔어. 나 이제 괜찮다고, 너에게 알려주려고 왔어. 나 지금도 전처럼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다고 자랑하려고 왔어.

 그래도 아직 약해 보여?

 그러네. 너는 못 속이는구나. 그렇지. 네 앞에서는 가면을 써도 소용이 없지.

 . 아직 조금은 약한 모습이, 걱정이, 아니 ''이 남아 있어. 내가 다시 사람들 속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내가 '그들이 아는 나'인 척, 평범한 사람인 척 살 수 있을까? ...라기 보다는, 내가 전보다 더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이고, 평범함을 가장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90%의 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걸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젠 그냥 다 내려놓고, 나 답게 살아보려고.

 물론 그 사람(아이)과 인연이 끊어졌지만, 그 사람(아이)를 잃은 만큼 얻은 것도 있어. 나 답게 살아가는 것의 자유로움. 이건 확실하게 얻었지. 사람들의 입맛? 상식? 그걸 다 지키면서 눈치 보면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들고 피곤한지 알았으니까, 다시는 예전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아.

 조금은 맞춰보라고? 흐음-. 조금씩 바꿔가라고? 그렇구나. 갑자기 내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놀라면서 도망가겠지? 이번에는 그 사람들이 내게 겁을 먹고 거리를 두려나?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내가 피곤한 것보다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면서 피곤한 게,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게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 심술? 에이, 이 정도는 심술이 아니지.

 내가 진심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실된 마음으로 아끼고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건 너 뿐인 걸. 꾸미지 않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건 너 뿐인 걸. 정말로 너 하나만 있으면 나는 이 세상 전부를 얻은 거랑 마찬가진 걸.

 내가 성실하지 않아도 되고, 강하지 않아도 되고, 머리 좋지 않아도 되고, 착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어른들)과는 다르게 정말로 불성실하고 약하고 바보 같고 게으른 나를 받아들여주는 건 너 하나야.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널 보러 온 거잖아. , 조금 변했는데 괜찮아? 이렇게 응석부리려고. 그래도 넌 괜찮다고 해주잖아.

 그래서 행복해. 정말이야. 이렇게 내뱉는 말들을 마음을 받아들여주는 존재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안 행복하겠어. 얼마나 든든한데.

 그러니까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딱 한 주먹 만큼 남아 있던 걱정도 지금 막 사라졌으니까 괜찮아.

 , 봐봐! 어때? 완전히 부활했지? 아니다, 한 껍질 까고 나온 것 같지?

 고마워, 이 자리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내 친구로 있어줘서.

 항상 고마워, 너의 곁을 내줘서.

 

바람이 살짝 불었다. 가지런히 정리한 앞머리가 불규칙하게 흔들린다. 아직 남아 있던 불안감이 깨끗하게 치워진 느낌이다. 역시... 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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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1 본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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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2 낮은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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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3 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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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를 키우는 계절 5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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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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