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소설(Original)/신의재림-두번째라그나로크(완)

신의 재림 : 제 2문 (1)

★은하수★ 2009. 5. 7. 17:11

~제 2문. 축제? 비제(悲祭)? …그를 알리는 포성.

 

진원의 전화를 받고 공원에 나온 민혁은 블록으로 포장된 길 위를 걸어 다니는 비둘기들을 지켜봤다. 그 옆으로 사람이 걸어가도 전혀 도망가지 않고 얇은 다리에 비해 심히 비대한 몸뚱이를 뒤뚱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우스워보였다. 사람들이 먹으라며 던져준 것도 처음에는 거들떠도 안 보다가, 사람들이 안 보는 것 같은 때 한두 번 툭툭 쪼아보고 사람들이 없어야 정식으로(?) 먹기 시작했다. 일종의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했다.

"저 녀석들 웃기지도 않죠?"

민혁은 진원이 뒤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넸다.

"저것도 나름대로 생활방식이니까 우리가 뭐라 평가할 것은 아니지."

진원의 민혁의 옆에 나란히 서서 비둘기의 움직임을 눈으로 따라갔다. 비둘기는 그 둘의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며 배회하다가 다른 비둘기가 나타나자 같이 다른 곳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새'이지만 날갯짓 한 번 푸드득 거리지 않았다.

"과연 저 비둘기들이 사람과 공존한다고 생각할까?"

"네?"

진원은 민혁에게 질문 하나를 툭 내던지고는 가장 가까이 있는 벤치에 가서 앉았다. 민혁도 진원을 따라 벤치 근처까지 가긴 했지만 앉지는 않았다. 양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진원을 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도심에 비둘기가 자유롭게 다니자 사람들은 인간과 비둘기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하지만 비둘기들은? 자신들이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그러지 않을까요? 저렇게 자신 있게 다니는 걸 보면."

민혁은 좀 떨어진 곳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비둘기를 봤다가 다시 진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비둘기의 눈에 인간은 천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날지 않고 걸어 다니는 것도 혹시나 성격이 사나온 천적에게 띌까봐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고, 인간이 던져준 먹이를 탐색하는 것도 자신을 잡기 위한 미끼가 아닐까 걱정하는 것이지. 비둘기는 겁이 많은 새야. 인간들과 가가이 사는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소용없어. 그 시간은 비둘기에게 공포의 시간이니까."

진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왠지 비둘기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민혁은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먼 앞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둘 사이에 침묵이 전개되었다.

[툭툭]

민혁은 발 앞축으로 지면을 두어 번 두드렸다. 그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적에게 언제 공격당할지 몰라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견디지 못할 짓이죠."

민혁은 진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비둘기와 자신들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언제 우트가르드 로키가 공격해 올 지 모를 상황이었다. 주변의 마력을 파악하고, '마력의 봉인'의 위치를 찾고 등등. 확실히 불리한 입장이었다. 약자의 입장에서 강자를 견제하는 것은 일이 터지기 전부터 육체적·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다.

"시간은 지나고 있는데 얻은 건 없어. 정말 우울하군."

"설마 한탄소리나 하려고 절 부른 건 아니겠죠?"

"아, 미안."

진원은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향해 한탄하다가 잊었던 것이 기억나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 한 번 줘 볼래?"

"손이요?"

민혁이 오른손을 내밀자 진원은 그 손을 잡고 마력을 살폈다. 진원의 손에서 나는 빛에 비해 민혁의 손에서 나는 빛은 너무 약했다. '마력의 봉인'을 찾지 못한 채 인간의 육체에서 영혼에 미량으로 남아 있는 마력을 끌어내자니 그 양이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었다.

"주특기인 변신 마법은커녕 퀵 계 마법도 제대로 못 하겠군."

진원은 민혁의 손을 놓았다. 민혁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며칠 동안 '마력의 봉인'을 찾기 위해 마력 추적을 시도했지만 택도 없었다. 추적 가능 범위가 좁아서 하나 마나였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력이 상승하는 것처럼 마력도 증가 가능하니까…… 조금씩 늘려가야죠."

"어느 세월에? 그것도 내재된 마력이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

민혁은 대답하지 못하고 뒷목을 긁을 뿐이었다.

"하. 그래도 될 때까지 해 보자."

[툭]

진원은 민혁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민혁에게 밝은 표정을 보이기 위해 애쓰는 듯 싶었다. 민혁은 진원의 표정을 제대로 읽어냈고 피식 웃으면서 진원의 손을 걷어냈다.

"마법 연습이라도 시킬 건가요?"

"그래."

"얼마큼 될 진 모르겠지만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말자구요."

민혁은 몸 푸는 식으로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 움직였다. 그리고 오른손에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동안 마력 추적을 몇 번 했기 때문에 마력을 다루는 것은 능숙한 편이었다. 마법이야 머릿속에(기억 속에) 충분히 있기 때문에 ‘새로 배운다.’라는 건 필요 없었다.

“가장 간단한 퀵 볼은 할 수 있겠어?”

“글쎄요. 해 봐야죠.”

손에 모이는 마력의 양이 더 이상 늘지 않자 민혁은 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본 마법이긴 해도 퀵 볼을 쓰려면 농도 5C정도의 축구공만한 구를 만들 수 있는 마력이 필요하다. 지금 민혁이 모은 마력은 농도 5C를 유지하자니 크기가 핸드볼공만해지고, 크기를 유지하자니 농도가 2~3C정도가 되버리기 때문에 마법을 써도 파괴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기초부터 시작해야겠는데요.”

민혁은 마력을 다시 거둬들였다.

“예비 마력은 생각하지 말고 첫 한, 두 방으로 끝낸다고 생각한다면 지금도 퀵 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진원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마력을 컨트롤하는 방법보다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을 수련 방법으로 택한 것이었다. 무리가 많이 가고 무모하긴 해도 체내 마력을 증가시키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상태로는 두 방 정도 쓰고 끝일 거에요.”

민혁은 다시 마력을 모았다. 체내에 고루 분산되어 있는 마력을 끌어 모아 오른손 손바닥위에 집중시켰다. 일단 농도 2C의 마구(魔球)를 만들었다. 마력이 차츰차츰 모이긴 했지만 모이는 속도나 양이 확실히 초보 급이었다. 진원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재고 있었다. 2C에서 3C가 될 때까지 30초, 3C에서 4C가 될 때까지 1분, 4C에서 5C가 되는 건 더 오래 걸렸다. 민혁은 마구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체내에 산재한 마력을 끌어 모으자니 여러모로 힘들어 보였다. 총 5분 약간 넘는 시간이 걸려서 농도 5C의 퀵 볼이 만들어졌다.

“됐……, 이런.”

유지 시간 3초. 퀵 볼을 형성했던 마력은 주변으로 분산되지 않고 도로 민혁에게 흡수되었다. 주체(마법을 쓰는 자)와 객체(마법)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법을 네 몸에서 독립적으로 빼내고, 주변에 산재한 마력이나 네 몸에 남은 마력으로 그걸 유지해야지.”

진원은 시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오른손으로 퀵 볼을 만들어냈다. ‘마력의 봉인’조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서 퀵 볼 정도는 우스웠다. 진원이 퀵 볼에 뒀던 집중력을 떨어뜨리자 퀵 볼이 공중 분산되었다.

“마법 발산과 분산의 차이는 ‘집중력’ 하나 뿐이야.”

“그 정도는 알아요. 이론이야 이 머릿속에 수두룩하게 있어요.”

민혁은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진원도 그 옆에 앉았다.

“생각만큼은 안 되지?”

“네.”

“피차 마찬가지야.”

진원은 호주머니에서 축소시켜 놓은 궁니르를 꺼냈다. 그리고 약간의 마력으로 궁니르를 본 크기로 만들었다.

“저 보다는 상황이 낫잖아요.”

"뭐, 그렇지. 그래도 궁니르의 크기를 조절하는데 순발력이 떨어져서 말이야.“

진원은 궁니르를 다시 축소시켰다. 한 번에 크기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마력이 전달되는 과정, 궁니르가 커지고 작아지는 과정이 눈에 다 보일정도로 속도가 느렸다.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진짜 일 터졌을 때 곤란하겠어요.”

민혁의 말에 진원은 미소 지을 뿐이었다. 진원은 이미 헤임달의 기습 방문을 받은 적이 있기에 상황의 불리함은 몸으로 실감하고 있었다. 진원처럼 실제로 겪지 않아도 머리에서 계산 가능한 민혁은 자신이 결론 내린 불리성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한, 두 방이라도 제대로 써야죠.”

민혁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오른손에 마력을 보았다. 농도 2C의 퀵 볼을 만들고서 진원을 향해 돌아봤다.

“형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난 형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 있는 거니까요.”

퀵 볼의 농도는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진해졌다. 민혁은 퀵 볼을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금 퀵 볼의 농도가 진해지는 것처럼 저 스스로 성장할 거에요.”

이건 스스로를 가다듬는 일종의 다짐이었다. 민혁은 ‘기억의 봉인’이 풀린 후, 그날 집에 돌아가서 스스로 맹세했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돌파구를 찾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전생에 지은 죄를 스스로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좋지 않지. 나아가려고 발보둥치는 게 훨씬 멋있어 보여.”

“그 정도 까진 아닐 텐데요?”

“아니야, 노력하는 모습은 뭐든 멋있는 거야.”

진원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민혁의 등을 툭 쳤다. 이제 막 농도 5C의 퀵 볼이 완성되었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마력이 도로 민혁에게 돌아갔다.

“아.”

“한 번 더 해봐.”

민혁은 진원이 일부러 쳤음을 알 수 있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그 얼굴이 좀 밉살스럽게 보였다.

“이건 뭐 초보자 수업도 아니고.”

“초보자 수업이지.”

민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초보자 수업이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미량의 마력과 기본 마법인 퀵 볼 생성능력 부족. ‘마력의 봉인’만 되찾으면 이런 건 할 필요가 없을 텐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민혁은 손목을 흔들어 턴 후에 다시 마력을 모았다. 농도 5C의 퀵 볼을 만드는 것은 역시 쉽지 않았다.

“당분간 퀵 볼 생성 시간을 줄이지 못하겠는데.”

진원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민혁은 오른손에 모든 걸 집중해서 농도 5C의 퀵 볼을 완성하기 위해 애썼다. 이번 것도 농도 5C에 다다라서 유지 상태를 몇 초 지속하지 못하고 그대로 민혁에게 흡수되었다.

“이거… 정말로, 꽤 힘든… 일이네요.”

민혁은 이마에서 관자를 타고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하루 만에 될 리가 없지. 며칠 계속 연습하면 지금보다 편해질 거야.”

“그런 당연한 원리는 말할 필요 없어요.”

민혁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진원을 상대했다. 그리고 오른손에 마력을 모으고 농도 3C의 탁구공만한 마구를 형성했다. 주위를 감도는 스산한 기운에 민혁과 진원 모두 긴장상태로 들어갔다. 진원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체내의 마력을 좀 더 활성화시켰다. 점차 상대방의 마력이 강하게 느껴지자 두 사람은 온 정신을 거기에 쏟아 부었다.

“저기, 형.”

민혁은 탁구공만한 마구의 마력농도를 높이면서 상대를 견제하는 중에 슬며시 진원을 불렀다.

<밖으로 소리 내지마.>

진원은 강하고 엄한 음성으로 텔레파시를 보냈다. 순간 상대방의 마력이 약해졌다가 다시 서서히 강해졌다.

<좀 이상하지 않아요?>

<응. 신은 아니야. 그렇다고 소환물도 아니고.>

상대방의 마력은 그 세기가 일정하지 않았다. 강약의 정도가 수시로 변했다. 약해질 때는 한 번에 약해지고 강해질 때는 서서히 강해졌다. 마력의 질도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

“시간만 질질 끌고, 기분 나쁘군.”

민혁은 마구의 크기를 늘리던 중에 오른손을 슬며시 등 뒤로 감췄다. 근처에 일반인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비과학적이고 초현실적인 현상을 대놓고 보일 수가 없었다. 그 때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상대의 마력이 한 번에 확 강해졌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민혁과 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숨 쉬는 것조차 조심하며 마력의 흐름을 추적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마력강화 후, 마력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혹시나 해서 그런데 말이죠……. P-웨어(Puppet-Ware)나 D-웨어(Doll-Ware)는 아니겠죠?”

민혁은 마구를 거둬드린 뒤에 의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모습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D-웨어일거야. 하지만 조종능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군.”

진원은 주변에 더 이상 수상한 마력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 벤치에 등을 기대며 앉았다. 민혁이든 진원이든 얼굴에 찝찝한 표정이 역력했다. 상대방에게 놀림만 당한 꼴이었으니 자존심이 약간은 상했을 것이다.

P-웨어와 D-웨어. 마력으로 통제·조종하는 전투 병기이자 교란 병기로, 주인의 능력에 따라 한 번에 수 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웨어를 다루기 위해서는 마력, 조종능력, 통제능력, 집중력, 상황판단능력 등이 주인에게 요구된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못하는 수도 있다. 웨어를 다루는 실력에 따라 그 조종자를 웨어 테이머, 웨어 마스터라고 부른다. 제 2세계에서 웨어 마스터로 불렸던 자는, 오딘, 로키, 프리그, 프레이야, 티르, 우트가르드 로키, 헬, 게이로드 등 소수에 불과했다.

P-웨어의 본명은 Puppet-Ware. 살아있는 물체(아직 죽지 않은 동·식물 전부)에 주인의 마력을 일부 부여하고 주인이 마력을 사용해 조종하는 꼭두각시다. 상대방의 P-웨어를 다시 본 생명체로 돌리는 마법이 있으나, 이는 P-웨어의 주인보다 마력이 강해야 효력이 있다. 전투 중에 P-웨어가 죽는다면 주인은 P-웨어에게 가까이 가지 않고도 D-웨어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P-웨어에서 D-웨어로 용도를 바꾸는 기술은 초고급 기술로 웬만한 실력자가 아니면 힘들다.

D-웨어의 본명은 Doll-Ware. 생명이 없는 물체(죽은 동·식물의 사체나 물건)에 주인의 마력을 일부 보여하고 주인이 마력을 사용해 조종하는 인형이다. D-웨어 역시 상대방 조종자의 마력을 상쇄·제거하여 본체로 되돌릴 수 있다. D-웨어의 본체가 박살나거나 소명되면 자연스럽게 주종관계가 끊긴다. D-웨어는 재사용이 용이하지만 본체의 손상률이 크면 재사용이 힘들다.

“우트가르드 로키가 P-웨어를 사용한다면 무고한 생면이 희생될 수도 있어요.”

“응. 방패막이로 P-웨어가 쓰일 가능성이 크긴 하지.”

“차라리 D-웨어라면 상대하기 편한데…….”

민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이 최고의 웨어 마스터라고 자부하던 때에 비해 무능하다고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이었다. 아니, 무능할 수밖에 없는 지금 상황이 저주스러울 것이다.

“물론 P-웨어가 상대하기 껄끄럽긴 해. D-웨어도 본체가 뭐냐에 따라 성가신 면이 없진 않아.”

“제길.”

민혁은 이를 악 물고 화를 속으로 삭였다. 진원은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상대가 웨어를 다룰 수 있다면 자신들이 불리한 정도는 2~3배로 커진다. 진원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마력으로 웨어를 아주 못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웨어를 사용하면서 자신도 전투에 직접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수 개의 웨어를 다루는 것도 불가능. 그래도 한 개의 웨어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수련할 필요는 있었다.

“웨어 테이머든 웨어 마스터든 자기 노력 여하에 달린 거니까. 준비할 거치는 있지.”

“네?”

“아냐. 그냥.”

진원은 몸속의 마력을 약하게 지극하여 천천히 유동하도록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마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게 수련하는 것은 진원에게도 필요했다. 궁니르만이 수련 대상일 필요는 없었다. 도박. 진원은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에 임해야 했다. 이제 도박의 적중 확률을 천천히 높이지 않으면 안 되게끔 심리적 압박감이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