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만화·애니/만화·애니 리뷰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대 이야기는 처음부터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

★은하수★ 2010. 5. 4. 18:09

무슨 거창한 제목을 달아버렸습니다.

 

제목 그대로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은 원작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초대(프리모 패밀리) 이야기가 연재 초창기부터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인이 너무 늦게 알았다고 태클 거신다면 걸어 주셔도 좋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자세하게 세세하게 관심 갖지 않다가 갑자기 눈을 부릅 떠서 말이죠. 그리고 이 글도 2주 전에나 쓰려다가 미루고 미뤄서 지금 쓰는 겁니다.

 

 

실은 몇 주 전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애니메이션 180화를 보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 가정교사히트맨REBORN! 애니메이션 180화 중 야마모토네 도장 입구 컷

 

호롱에 써 있는 저 히라가나 '아사리'입니다. 초대 비의 수호자 풀네임이 분명 '아사리 우게츠'였었죠. 그런데 야마모토네 도장에 걸려있는 등에는 '아사리 조(파/류 로 해석)'라고 써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간 캡쳐한 것을 열심히 뒤적거렸습니다. 특히, 야마모토 타케시가 처음 검도(시구레소연류)를 배울 때가 링쟁탈전 에피소드 때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심으로 뒤적거렸습니다.

있더군요.

 

 

↑가정교사히트맨REBORN! 애니메이션 중 야마모토네 도장 장면 컷

대낮이니까 등에 불을 켜지 않았군요. 등 화선지 색이 붉은 색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고요. 역시나 '아사리 조'라고 써 있습니다. 이 장면... 무려 36화입니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봤었는데, 36화에서부터 '아사리'라는 단어가 언급됐습니다. 진짜 일찍부터 작정하고 있었군요, 초대편. 36화면 2기 오프닝 'Bots and Girls'가 흘러 나올 때고, 제가 최근에 챙긴 180화는 8기 오프닝 'Listen to the Stereo'가 흘러나오니, 엄청난 차이 아닙니까? 물론 화수로도 144편 차이니, 장난 아니죠.

 

일본어로 'あさり(アサリ / 淺)蜊)' 란, '모시조개' 혹은 '바지락'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솔직히 '바지락'에는 'しじみ'라는 단어가 있긴 하지만 'あさり'의 한자 '蜊'도 바지락을 칭합니다. 그리고 '모시조개'에는 'オキシジミ'라는 단어가 있습니다만 'あさり'의 가타가나 'アサリ'도 모시조개를 칭합니다. 솔직히 히라가나, 가타가나, 한자 구애하지 않고 음이 '아사리'면 그만이죠 뭐.

 

여기서 갑자기 왜 아사리 뜻풀이냐구요?

 

초대 비의 수호자의 이름이 '아사리 우게츠'라는 것은 위에서 언급했습니다. 증거샷~ 

 

 ←가정교사히트맨REBORN! 애니메이션 170화 중 잠깐 얼굴 비친 초대 비의 수호자

 

이름을 잘 보세요. '아사리' 부분이 한자로 '朝利'라고 되어 있습니다. 朝는 아침의 '아사'로 훈독(뜻대로 읽기) 利는 음독(음대로 읽기)이군요. 저 역시 이번에 이거 캡쳐샷 찾으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_-;; 워낙 관심이 없었던지라....

 

그런데 모시조개/바지락의 '아사리'는 한자가 좀 복잡했지요. 淺)蜊.......'천리(얕을 천 / 참조개 리)'라고 읽습니다. 참고로, '천'은 우리나라에서는 '淺'이라고 쓰지만 일본에서는 약자로 '

 

 

  

↑가정교사히트맨REBORN! 만화책 10권 중 도장이 처음 나오는 부분

미치겠다[구르기] 등불에 당당하게 '모시조개 파'라고 쓰여 있군요. 국내 정발본 스캔샷인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해석해서 나와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이러면 원래 히라가나든 가타가나든 한자든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일본 원서를 찾아야 하나 싶었는데, 하나 건졌습니다. 

 

←가정교사히트맨REBORN! 만화책 12권 중 비의 수호자 대결 전날 부분

 

저기 등불은 해석 안 하셨군요. 감사합니다.(<<응?)

크기도 작고, 흘림 글씨라서 처음엔 'みさり' 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흘림 글씨라는 사실을 재차 인식하고 다시 읽어보니 'あさり'의 히라가나 흘림체더라고요. 12권에서 이 부분이 나왔다는 건 일본 원서 10권에도 'あさり'라고 쓰여 있었을 테고, 이미 그 당시부터 작가님이 초대 패밀리를 계획하고 있었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뭐,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봉고레 패밀리의 각 수호자의 사명은 초대 때부터 전해 내려온 것이라니까, 각 사명을 정하기 위해 초대 패밀리를 구상하는 것도 브레인스토밍/마인드맵 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을 테니깐요.

 

아무튼, 지금 일본에선 29권이 나왔는데, 10권에서부터 '아사리'가 언급된 걸 보면, 상당히 일찍부터 초대 패밀리를 구상했다는 가설이 나올 수 있겠네요. 멋집니다-_-乃. 다른 스토리로 막 빠지려고해서 '이거 뭐야' 했었는데, 나름 초창기 설정에 해당하는 거였군요.

 

그나저나, '아사리 조' 호롱이 달려있는 도장 말입니다. 야마모토 타케시의 부친이 갖고 있던 도장인데,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건지 시구레창연류를 전수해준 사부에게서 물려받은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가정교사히트맨REBORN! 애니메이션 170화 중→

 

일단 야마모토 타케시는 아사리 우게츠랑 판박이고, 아사리 파의 도장을 부친이 갖고 있었다는 걸 보면, 봉고레 패밀리의 비의 수호자는 엄청나게 질긴 인연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싶은 거죠. 이것만 가지고 '후손이다!'라고 할 수는 없겠죠. 추측만 할 뿐. 진실은 아마노 아키라 작가님이 쥐고 있으니......

 

아사리 우게츠가 사용한 변칙 4검은 일단 시구레창연류는 아니니까 '아사리 조/류/파'가 '시구레소엔 류'라고 못 하겠죠. 아, 아니, 워낙 분파가 많은 발전식 검이라서 '시구레소엔' 류를 사용하는 분파 중 하나가 '아사리' 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친이 어떤 무사에게서 시구레소엔 류 검을 전승받았고 도장은 대대로 물려받았다고 가정할 수도 이겠지만, 본래 도장 있는 집은 도장의 검술을 전승하지 않던가요? 그냥 ['아사리' 파 가 사용하는 검술이 '시구레소엔' 류] 혹은 ['아사리' 파는 '시구레소엔' 류를 사용하는 파 중 하나]라고 정의하는 편이(그거나 그거나 같은 말) 더 깔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사 가문으로서 '아사리' 파가 '시구레소엔' 류를 후대에 와서 받아들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러면 무리없이 '후손이다!' 가 가능할지도요. 어디까지나 추측에 추측에 추측에 추측에 추측일 뿐입니다.

 

 

뭐, 횡설수설 끝에 본인의 결론은 이겁니다.

1. 아마노 아키라 작가는 연재 초반부터 초대 패밀리를 구상하고 있었다.

2.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에서 초대 패밀리 나온다고 했을 때 실컷 씹었었는데 그거 반성해야겠다.

이런 겁니다.

 

(그래도 원작에서 계승편 시작했을 때 실컷 씹은 건 반성 안 할 겁니다. 진심으로 미래편에서 완결 내길 바랐다고요. 터무니없이 다른 스토리로 길게 나가는 건 '테니스의 왕자' 하나로 족해요. 이 이상으로 작품으로 집영사의 점프에 실망하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