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소설(Original)/한달간의마왕보좌록(완)

한 달 간의 마왕보좌록 : D-1,2 레플리카, 컴백하다?

★은하수★ 2009. 9. 12. 12:42

D-2,1 레플리카, 컴백하다?

 

살타는 냄새가 역겹다는 예기를 듣기만 해봤자 그 냄새를 직접 맡는 건 처음이다. 뜨겁게 달군 쇠꼬챙이를 생살에 대는 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명 소리가 들리고 역겨운 냄새가 진동한다. 잔인한 광경을 보면 100이면 100 기절하던 내가 마계에 와서 면역력이 생겼다지만, 그런 냄새는 처음이다. 형용할 수 없는 악취 때문에 내장이 뒤틀리고 토기가 확 치밀어 오른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

뛰쳐나가는 서툰 발소리.

“우웨웨엑.”

질리온이 세 번째 죄인에게 낙인을 찍을 때 결국은 참지 못하고 속을 게워버렸다. 굵은 자갈만 무성한 돌 화단에 쭈그려 앉아서 아침, 점심에 먹은 것들을 전부 역으로 쏟았다. 살타는 냄새가 뇌에 깊게 새겨져서 내장을 계속 자극했다. 이미 빈속인데도 헛구역질을 하면서 노란 물을 뱉어냈다. 기분이 더 찝찝해질 뿐이었다.

점심 식사 직후에 심심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질리온을 쫓아간 것이 화근이었다. 오후 티타임인 지금까지도 속이 불편하다.

레플리카님이 맛있는 밀푀유를 구했다면서 들고 오셨다.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 할까말까한 오후 다과회를 열었다. 언제나 집무실에서 커피 한 잔으로 때우던 티타임을 간만에 우아하게 보내게 됐다. 그런데 내 몸 상태가 이 분위기를 따라주지 못한다. 파슈만이 챙겨준 약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더 괴로울 거란 말인지……. 끔직하다.

“찬필 군. 아직도 속이 불편하십니까?”

검은 앤틱 티테이블에 자리 잡고 있는 건 바알님과 레플리카님뿐이다. 난 사파야님과 정원의 중앙 정좌의 문 앞에서 가만히 서있는 중이다. 각 마왕의 비서들이 티세팅을 중간중간 손보며 마왕들의 옆에 서있다. 세일마글레님이 오늘 정식으로 휴가 종료를 선언한 이상 난 더 이상 비서 대리가 아니다. 인간계로 돌아갈 때까지 무위도식 손님이다.

“자꾸만 생각나서……. 후유증이 꽤 오래갈 것 같아요.”

“외팔의 질리온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말렸어야 했는데 말리지 못했다고 말입니다.”

“질리온님은 아무 잘못 없어요. 그는 본인의 일에 충실했을 뿐이에요. 제가 따라가겠다고 고집 부린 게 잘못이죠.”

자갈 밭 위에 샛노란 액체를 억지로 짜내고 있을 때 질리온이 급하게 뛰어나와 내 등을 두드려줬다. 당시, 그의 얼굴을 볼 정신이 없었지만, 아마도 무지무지 당황하고 미안해하는 얼굴이었을 것이다. ‘어이, 괜찮아? 이걸 어떡하지?’ 그가 한 말 중에 생각나는 부분이다. 내가 더 이상 체내 액체와 고체를 거꾸로 내뱉지 않고 헉헉댈 때 미안하다고 연거푸 사과했다. 미안한 쪽은 오히려 나인데 말이다. 내가 화려하게 일을 친 바람에 그를 방해한 게 아닌가 싶다.

“찬필 군. 바알님과 레플리카님께서 서명한 계약서, 어디다 뒀어?”

호리호리한 몸매의 여성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매일 보는데도 볼 때마다 가슴 설레게 하는 외모다.

“바알님 책상 맨 첫 번째 서랍에요.”

“고마워.”

그걸 왜 찾냐고 묻기도 전에 사라졌다. 두 마왕이 있는 곳을 보니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하다. 바알님은 조용히 차를 마시는데 레플리카님이 맞은편에서 난처한 표정으로 열심히 말하고 있다.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용이 뭔지는 모르겠다.

계약서를 찾아 온 세일마글레님이 바알님에게 건네준다. 레플리카님이 잽싸게 일어서서 팔과 상체를 앞으로 뻗어 까만 글씨가 질서정연하게 써 있는 흰 종이를 낚아챈다. 아니, 헛스윙이었다. 바알님이 계약서를 든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가는 바람에 허공의 공기밖에 잡지 못했다.

[찌이익]

“바알!”

바알님은 머리 뒤에서 그대로 계약서를 찢었다. 길게 한 번 찢은 다음에 마법으로 불을 만들어 태운다. 레플리카님은 좌절하듯이 두 손으로 티테이블을 짚고 고개를 푹 숙인다. 얼굴에 그늘이 져서 잘 안 보이는데 한숨을 쉬는 것 같다. 그에 비해 바알님은 속 시원하다는 표정이다. 손을 툭툭 턴 후에 밀푀유를 집어먹는 여유까지 보인다.

“지금 바알님께서 찢으신 게 그 계약서가 맞습니까?”

사파야님이 도저히 못 믿겠다는 눈으로 티타임 광경을 물끄러미 본다.

“네, 그 계약서에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레플리카님과 아바트 기사단을 지키기 위해 눈속임용으로 만든 계약서다. 벨제뷔트님으로부터의 위험도, 루시퍼님으로부터의 위험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레플리카님이 대공작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건 당연하다. 계약의 원인이 소멸되면 계약 역시 취소된다. 훗날 분쟁을 막기 위해 계약의 증거를 소거한다. 아주 기본적인 법칙이다. 바알님은 그걸 이행한 것이다.

“이해가 안 됩니다. 벨제뷔트님이 루시퍼님의 영지를 절반이나 차지하게 된 지금, 바알님께서 저 계약서를 쥐고 계신 편이 안전할 텐데 말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자진해서 큰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겁니까?”

사파야님의 말도 일리가 있다. 루시퍼님이 마왕직에서 쫓겨나지 않는 대신 반으로 줄어든 영지 내로 감금 됐다. 로키님과 벨제뷔트님이 영지 둘레에 결계를 쳤기 때문에 마법으로도 물리력으로도 영지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래서 아주 적은 수의 마족만 그곳에 살고 나머지는 전부 벨제뷔트님의 영토로 합쳐진 나머지 절반의 땅으로 강제 이주됐다. 벨제뷔트님은 광대한 땅과 수많은 인력을 얻은 것이다. 원래부터 막강한 권력과 기타 힘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더욱 강대해졌다. 다른 마왕들이 경계할 만한 일임이 분명하다.

“벨제뷔트님이 바알님을 침략하거나 위협하지 않을 테니까요.”

“일건 일시적인 평화입니다.”

아주 단호하다. 마계는 절대 평화로울 수 없다고 확신했다.

“당분간 로키님께서 루시퍼님의 빈자리를 메우신다니까 그동안만큼은 평화로울 거에요. 마계에서 몇 십 년은 순식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계 역사상 가장 긴 평화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지금에 충실하는 게 속 편해요.”

“언제나 낙천적이십니다.”

“걱정 때문에 수명이 짧아지는 건 사절이거든요.”

“찬필 군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게 맞을 겁니다.”

웃으면서 낯간지러운 말을 거리낌 없이 하다니……. 오싹오싹하다. 요즘 부쩍 내 말이면 다 믿는 사람들이 늘었다. 바알님도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파슈만과 질리온 역시, 엘레나도 당장 납득하지는 못해도 즉석에서 따지지 않고 신뢰를 쐐기 박고 본다.

“인간의 말을 쉽게 믿으면 손해 봐요.”

“마족의 말을 쉽게 믿어도 손해 봅니다.”

멋진 반격이다.

“찬필 군은 레플리카님과 저희를 구한 은인이십니다. 믿지 않으면 배신하는 겁니다.”

조금 찔리는 말이다. 난 그들을 구하기 위해 게임을 한 게 아니다. 벨제뷔트님이 한 일이 전부 마음에 안 들어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서, 마계의 이상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어서, 그저 사적인 이유로 게임을 했다. 그러다보니 부수적으로 레플리카님과 아바트 기사단이 안전을 보장받게 된 것에 불과하다.

“에- 이. 그러면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해도 믿으실 건가요?”

“하하. 찬필 군은 쓸데없는 농담을 하지 않잖습니까.”

나를 잘 아는 탓에 내 말을 적당하게 받아친다.

“난 내가 왜 마왕인지 모르겠다고!”

레플리카님의 목소리가 고막을 덮치도록 우렁차게 울렸다. 마치 초등학생이 ‘나 학교가기 싫다고!’라고 소리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다. 울먹이는 눈까지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두두둑]

“맞고 닥칠래? 곱게 닥칠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티테이블 가까이로 다가가니까 바알님의 목소리도 또렷이 들린다. 명쾌한 관절 소리가 먼저 들리긴 했지만 굳이 듣지 못했어도 손동작 때문에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을 것이다.

“마왕이 꼭 다섯 명일 필요 없잖아. 난…… 너처럼, 벨제뷔트처럼 잘 할 자신 없단 말이야.”

“그동안 잘 했잖아.”

바알님이 고도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협박조로 말하는데, 화를 터뜨릴 것인가 말 것인가 그 경계선에 달한 것 같다. 아니, 이미 경계선에 닿았지만 쭉 참고 있었던 것 같은 분위기다.

“그건 어린 마음에 로키님의 말씀을 어길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래? 그러면 이제부터는 그 말씀을 어기겠다?”

“허, 허락 받으면…….”

“야, 이, 머저리야. 왜 널 마왕으로 앉혔는지 모른가 본데. 후-. 네 측근들에게 물어보고 마왕을 그만둬도 된다는 동의를 받으면 그 때 다시 얘기하자.”

이야-.바알님께서 끝까지 잘 참으신다. 옆에 세일마글레님이 계시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벨제뷔트님 때처럼 철권이 날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로키님께 허락 받을 거야.”

고집부리는 레플리카님과 이마에 핏줄이 선 바알님, 한숨을 쉬고 있는 비서들과 난처해하는 사파야님. 아무 생각 없이 생글생글 웃고 있는 건 나뿐인가 보다.

레플리카님이 은퇴를 자발적으로 선언할 줄이야, 정말 의외다. 다섯 마왕 중에서 제일 약하다지만 마왕으로서 교육도 받고 충성심 깊은 신하도 많다. 마계 전체에서 상위권에 드는 실력가 중 대부분이 그이 휘하에 있다. 이것도 능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레플리카님이 자신에게만 있는 강점을 자각하지 못한 것일까. 내가 어린애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어린애 같은 구석이 한심하다기 보다는 귀여워 보인다.

“퍽이나 허락하시겠다.”

한 마디에 레플리카님이 궁지에 몰렸다. 고집부리는 와중에도 로키님이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인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염려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관통 당하자 상당히 혼란스러워한다.

“자비로운 로키님이라면 내 고, 고충을, 아니 고민을, 아니 부탁을, 아니 고, 고뇌를 이해해 주실 거야.”

“오호라. 너 내가 계약서를 찢으니까 즉석으로 마왕 하기 싫다고 한 거군. 누군 언제 계약을 파기할까 줄곧 고민했는데 말야.”

“너, 너무 갑작스럽잖아.”

바알님의 두 번째 급소 공격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 레플리카님이 ‘마왕’의 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사실이고 ‘마왕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스스로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들을 쏟아냈던 모양이다. 바알님은 이걸 정확하게 읽었다. 역시 긴- 시간을 알고 지낸 사이는 그 시간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싫어도 서로를 잘 알 수밖에 없다.

“눈속임으로 만든 종이 쪼가리를 없애는 건 당연하잖아. 뭐가 갑작스러워?”

“하지만…….”

“어차피 하는 일도 똑같잖아.”

“대공작에서 마왕으로 변한다고.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부담스러운데.”

“암만 그래도, 네 밑에 있는 녀석들은 네 직함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데 그걸 져버릴 셈이냐?”

“그건…… 당연히 아니지.”

설득이 끝났다. 고집을 부릴 여지는 더이상 없다. 거짓이긴 해도 계약서. 그것이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레플리카님의 신분이 일시적인 피난을 끝내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거부할 수 없다. 그를 따르는 자들이 더이상 방황할 필요가 없다. 그들의 주군이 부활했다. 이를 외면할 수 없다.

“말씀 중에 기어들어서 죄송합니다. 레플리카님. 저희의 왕은 당신 한 분 뿐입니다. 어디에 계시든, 어떠한 이름을 하시든, 저희가 따르고픈 군주는 레플리카님 밖에 없습니다.”

사파야님의 간절한 마음이 레플리카님에게 곧장 와 닿았다. 아바트 기사단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레플리카님이다.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지렛대는 역시 아바트 기사단이다. 다른 마왕이 윽박지르거나 달래도 아바트 기사단의 한 마디보다 강할 수 없다.

“오-. 역시 충신은 충신이야. 느끼하지 않아.”

“느끼하다뇨?”

“질리온 녀석이 똑같은 대사를 한다고 생각해 봐.”

“후후. 그럴 지도요.”

세일마글레님이 바알님의 의미애매한 말을 동의한다. 내가 보기엔 낯간지럽다는 말을 느끼하다고 말한 것 같은데 말이다. 뭐, 느끼하다면 느끼할 수도 있다. 진심이 없으면서 진심인 것처럼 꾸미는 ‘가증스러움’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역시 충신의 말은 간신이 하는 말과 전혀 다르다. 진심을 강조하지 않아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은가.

얘기가 술술 풀리는 분위기 속에서 내가 끼어들 틈은 없다. 더 이상 내가 개입될 일은 없다. 오늘 내일 중에 집으로 돌아갈 텐데 일부러 그들 사이에 있을 필요도 없다. 입에서 단어 하나 내뱉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는 편이 나을 것이다.

“여, 인간. 오늘 만찬은 레플리카의 성에서 먹는다.”

정자에서 내려가는 내 등을 잡아당겨 멈춰 세우는 목소리. 결국은 입을 열어야 하는 구나. 뒤로 돌아서 대꾸해야지 어쩌겠는가. 그는 이곳을 다스리는 마왕이고 나는 쓰잘데기 없는 인간이니 말이다.

“복귀 축하 만찬인가요?”

“아.”

“그걸 왜 네 멋대로 정해?”

“안 할 거야?”

“하, 할 거야.”

레플리카님은 바알님을 이길 수 없었다. 평범하게 무표정으로 대해도 움찔 거리면서 뒤로 물러난다.

“내 말 안 끝났는데 어딜 가?”

딱 걸렸다.

“마지막 저녁밥이니까 군것질하지 말고 제대로 속 비워놔라.”

[움찔]

“세일마글레가 복귀했다고 바로 내치는 거야?”

“보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인간이 인간계에 있어야지 여태껏 마계에 있었던 게 비정상이야.”

아무리 늦어도 내일 중에 돌아가겠다고 예상했는데 진짜 내일 가는 구나. 간접적이긴 하자만 말로 통고 받으니까 느낌이 묘하다. 당연한 일인데도 말로 들으니까 마음 속 한 구석이 서운함으로 물들어간다.

“전 오늘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요?”

서운함을 내비치지 않으려고 안 해도 될 말을 억지로 하는 내가 불쌍하다. 바보 같다. 한심하다.

“먹고 가.”

짧고 굵다. 절대 자신의 생각은 뒤로 무르지 않는 바알님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한 마디다. 저 말을 거부하자니 세일마글레님에게서 풍겨 나오는 분위기가 묘하다. 저 분마저 가세할 것 같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 그렇다고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을 만큼 이곳이 싫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과 더 오래 있을수록 더 섭섭할 것 같다. 별의 별 일을 겪고, 매일 얼굴을 보고 지내면서 정이 들었다. 이걸 단번에 끊을 만큼 인간계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역시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곳에 돌아가고 싶다. 이 상황에서 생명체의 회기본능은 대단하다는 농담은 하고 싶지 않다.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항상 이들에게 휘둘렸다.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휘둘린 다음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집에 돌아가서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 핑계 거리도 생각해야 하니까 좀 더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육면 주사위 하나를 준비한다. 그리고 1에서 10까지의 카드만 들어있는 40매의 트럼프 세트를 셔플 하여 그 옆에 엎어 둔다. 10명 이상의 게임 참가자가 둥글게 모여 앉는다. 딜러가 주사위를 굴리면 순서 되는 참가자가 주사위 숫자에 해당되는 번째의 카드를 집는다. 예를 들어 딜러가 굴린 주사위가 ‘3’을 나타내면 참가자는 세 번째 카드를 집는다. 참가자는 자신을 기준으로 오른쪽부터 카드에 적힌 수만큼 사람을 센다. 하트나 다이아몬드면 해당된 자의 소원을 들어주고, 클로버나 스페이드면 해당된 자가 참가자의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즉, 스페이드 6이면, 자신을 기준으로 여섯 번째에 있는 자가 본 차례에 카드를 뽑은 참가자의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혹시라도 본인이 본인의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면 딜러는 다시 주사위를 굴린다. 소원 성취가 끝나면 해당 카드는 트럼프 세트의 맨 아래에 둔다.

-만찬회에서 즉석으로 한 소원 이루기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