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것은 PandoraHearts(판도라하츠) 팬소설입니다!
2. 나름 쟈크시즈 브레이크와 샤론 레인즈워스[브레샤론] 커플링입니다.
3. 제목의 das vorzügliche Gemälde는 '다스 포어취글리흐 게맬더'라고 읽습니다. '명서(名書)'라는 뜻입니다.
4.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
- 제 1장
어느 신문사의 어느 조그만 지부에서는 근무 시간 동안 타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작은 지부는 지부장을 제외하고 기자가 모두 다섯 명. 이들이 한 명씩 혹은 두 명씩 혹은 세 명씩, 네 명씩, 다섯 명 전부 타자기를 앞에 두고 손가락을 매섭게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때건 타닥닥닥 투두두두두 맹렬한 소리가 작게 혹은 골이 울리도록 크게 들린다.
그 중 한 명. 젊은 기자 샤론 레인즈워스가 수첩을 들고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지부에 들어왔다. 동료들의 타자기 소리가 직장에 무사히 돌아왔다는 증거였다. 그녀는 서둘러 자리에 앉아 수첩을 휘리릭 펼쳤다. 그리고 지면에 내놓을 만한 기사를 쓰기 위하여 손가락 준비운동을 했다.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이미 준비만땅이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전신에서 불이 피어오르는 마냥 오늘도 의욕이 넘쳤다. 좋은 기사를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이 초심 그대로였다. 이쯤 되면 쟈크시즈가 그녀를 걱정하는 것이 이해가 될 것이다.
“저 녀석은 불사조라니까. 매일 하얗게 전부 태워버리고 매번 다음 날 아침이면 부활하니 말이야.”
지부장이 샤론에 대하 한 평가는 그녀의 열정에 대한 찬사였다. 이에 부정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샤론이 이것을 쟈크시즈에게 자랑했을 때 그가 살짝 난처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이지만 곧이 받아들이자니 씁쓸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자신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오늘은 뭔가 건졌어?”
동료 빈센트 나이트레이가 따끈하게 데운 캔커피를 하나 내밀었다.
“뭐?”
“익스 폰 츠바이. 요새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다며.”
샤론은 캔을 따다가 깜짝 놀라서 커피를 쏟을 뻔했다. 일단 입구를 훤히 열어젖힌 캔커피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숨을 한 번 크게 내쉬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걸까나? 빈센트 씨.”
“넌 거짓말도 못하지만 하는 일마다 티가 팍팍 난다고.”
“설마 다들 아는 거야?”
“명색이 진실을 탐구하고 만사를 꿰뚫어보는 기자들이잖아.”
익명 신인 작가를 찾아다닌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지부 동료들이 알아차렸다. 모르는 척 발뺌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였다. 애초에 그녀는 어떤 일을 하든 요란법석이었다. 누구든 정확하게는 몰라도 그녀가 뭔가 한다는 것쯤은 금세 눈치 챌 수 있었다.
“으음……. 곤란한데.”
그녀는 두 손으로 캔을 꽉 감쌌다. 다른 기자들도 익명 작가에게 눈독 들일까봐 걱정됐다.
“곤란할 거 없어. 익스 폰 츠바이의 정체를 숨겨주는 그- 사블리에 출판사를 들쑤실만한 배짱은 여기에서 너밖에 없으니까.”
빈센트는 이골이 났다는 투로 고개를 휙휙 저었다. 사블리에 출판사를 한 번 상대해 본 적 있는 사람만이 아는 고충을 그도 뼈저리게 경험한 모양이었다. 먼 곳을 바라보는 초점 없는 눈동자가 모든 것을 설명했다. 사블리에 출판사와 한 번 부딪혀본 샤론은 빈센트의 마음을 적잖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들 사블리에 출판사에 다녀온 적 있나봐?”
“세간의 주목을 받는 책은 전부 거기서 나오잖아. 우리 지부뿐만 아니라 우리 신문사 포함 모든 매스컴의 기자들이 다 한 번씩 사블리에 출판사랑 부딪혀 봤을 거야.”
“설마, 나, 엄청난 도전을 아무 생각 없이 한 셈인가?”
“훌륭한 기자가 되기 위한 성장통이니까 잘 안 되더라도 실망하지 마.”
샤론이 출판사에 굴복하고 작가 취재를 포기할 것이라는 결말을 전제했다. 그녀가 분한 마음에 주먹을 마구 휘둘렀지만 빈센트가 긴 팔로 그녀의 이마를 짚고 버티자 그의 몸에 스치지도 못했다.
[쾅!]
폐점 시간이 다 된 글뤼크가 샤론의 괴력으로 문이 거세게 닫히면서 시끄럽게 휘청거렸다.
“샤론. 여기엔 전부 깨지기 쉬운 것들만 있어요.”
“바꿔요.”
“커피점인데요?”
그녀는 화를 삭이지 못한 채 바리스타와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스탠드 테이블로 거칠게 걸어갔다. 그리고 등받이 달린 회전위자가 스프링이 위아래로 출렁거리도록 풀쩍 뛰어 앉았다.
쟈크시즈가 그녀를 슬쩍 쳐다보니 양 볼이 붉어지도록 단단히 삐쳐있었다. ‘샤론 레인즈워스 전매특허 고집 센 어린아이’ 상태였다. 어르고 달래도 스스로 풀리기 전까지 최고의 땡깡을 터트리는 위험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를 제일 잘 아는 쟈크시즈조차 이것만큼은 감당하지 못했다. 그저 내버려두고 다 받아주는 것이 전부였다.
“키 좀 크고 팔 좀 길다고 사람 놀려먹기나 하고, 다들 못했으니까 나도 못할 거라고 멋대로 단정 짓기나 하고. 첫인상부터 여우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니까.”
혼잣말을 우렁차게 했다. 쟈크시즈는 언제나 샤론의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그녀가 말하는 ‘여우’가 ‘빈센트 나이트레이’라는 것을 바라 알아들었다.
“사블리에 출판사가 뭐가 대수라고. 오즈 베자리우스 사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그 작자를 넘어서 익스 폰 츠바이의 정체를 알아낼 거야.”
쟈크시즈는 샤론의 시선을 피해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샤론이 갑자기 ㅌ이블 면을 두 손으로 ‘팡!’ 하고 세게 내리치며 쟈크시즈를 향해 얼굴을 쭉 내밀었다. 그는 일부러 더 그녀의 날카로운 눈을 피했다.
“커피점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보이는 곳이죠?”
“그렇죠.”
“사블리에 출판사”
“내 눈 보고 말해요.”
그는 마른 행주로 유리제 커피잔을 닦다가 허리 높이에 오는 준비용 선반에 둘 다 올려뒀다. 아무래도 우선, 폐점 준비보다 샤론을 상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손이 많이 가는 아가씨였다.
“미리 말하는데, 베자리우스 사장님은 여기에 와서 커피 얘기만 하셨지 일 얘기는 안 하셨고, 손님들 중에 당신이 찾는 작가를 아는 사람일랑 없었어요.”
샤론은 그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뚱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양쪽 볼 주머니에 잣을 잔뜩 넣은 다람쥐 같았다. 쟈크시즈는 영업용 미소로 있다가 이내 풋 하고 웃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며 천천히 안으로 밀어넣었다.
“볼 살 늘어나면 불독처럼 쳐져요.”
“흥.”
이번에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쟈크시즈의 엄지가 주름을 꾹꾹 폈다.
“새론 당신은 언제나 어려운 일만 골라서 해요.”
“작가 한 명 만나고 싶다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요?”
“누구나 사정과 비밀이라는 게 있잖아요. 베자리우스 사장님은 그걸 의리 있게 지키시는 거예요.”
“그거야 알지만.”
누구나 하나씩 남몰래 품고 있는 것이 있다. ――솔직히 샤론은 몇 날 며칠 기사화 될 만한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지켜주는 사람이 쟈크시즈다. 자기 자신이 그 커다란 것을 안고 있으면서 정작 하는 일은 이슈와 스캔들 등을 찾아 폭로하는 것. 어쩌면 자신이 숨기고 있는 것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것을 들추는 일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말을 잃었는지 목소리를 잃었는지, 동굴 속에서 침묵을 지키며 쐬기풀로 옷을 만드는 처녀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입을 열면 사랑하는 오라버니들을 잃게 되기에 모든 옷이 완성될 때까지 고된 수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대가라는 것이 참담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만을 사랑한 왕자는 주변 사람들의 험담에 금방 혹하여 그녀를 마녀사형대에 올렸다. 처녀는 오라버니들을 살리기 위해 입을 다물었건만 오라버니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고행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그녀의 아픔을 알아주는 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그녀는 처형 직전에 옷을 완성하고 자유가 되었다. 그런데 오라버니들을 구하는 그 순간에, 왕자는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알았어도 자신의 외모만을 사랑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극정성으로 오라버니들을 챙겼던 처녀는 결국 오라버니들의 저주를 푸는 순간에 스스로에게 ‘평생불신’이라는 저주를 걸었다. 처녀를 다시 곁에 두게 될 거라 생각했던 왕자는 영영 그녀를 잃었다. ~ ‘익스 폰 츠바이’의 ‘거짓된 동화 속의 연인들’ 중
'판도라하츠·크림슨셀 > PH·CS 팬소설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레샤론]das vorzügliche Gemälde -제 3장 (0) | 2011.08.30 |
---|---|
[브레샤론]das vorzügliche Gemälde -제 2장 (0) | 2011.08.10 |
[브레샤론]das vorzügliche Gemälde -프롤로그 (0) | 2011.06.03 |
[글렌x레이시]das berühmte Musikstück -에필로그 (0) | 2010.09.24 |
[글렌x레이시]das berühmte Musikstück -제7곡 (0) | 201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