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 사파야, 암살 되다?
[뻐억!]
아침 식사를 끝내자마자 루시퍼님의 제 1비서 드로키님을 식당에서 집무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만났다. 인사하기 전에 다짜고짜 내 얼굴에 주먹을 한 번 날리더니 휙 사라졌다. 바닥에 쓰러진 채 맞은 곳을 매만졌다.
맞은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통증이 가지 않는다. 주변 분들이 리커버리 마법을 해주겠다 말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이유도 모르고 맞은 분을 통증으로 기억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내가 드로키님께 잘못한 것도 없고 루시퍼님께 폐를 끼친 것도 없…… 이건 용서 받았는데 왜 맞아야 하냐고.
“파슈만은 지금 뭐해?”
“아직 안 돌아오셨는데요?”
“뭐?”
“어제 트렌들리샤로 보내셨잖아요.”
“엘레나가 아니라?”
업무량이 급증하고 비밀 업무도 더해지는 바람에 바알님이 헷갈리기 시작했나 보다. 사파야님에게서 트렌들리샤에 고대 유적이 묻혀 있기 때문에 벨제뷔트가 노린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파슈만을 파견했다. 엘레나는 벨제뷔트가 최근에 아바트 기사단에게 명령한 다음 장소로 파견됐는데 다름 아닌 그녀의 고향, 세미디트리였다. 사파야님의 사택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 그곳에는 아직 밖에 알려지지 않은 아주 귀한 광맥이 흐르고 있단다. 세미디트리에 대해서는 엘레나가 제일 잘 알 테니 당연히 그녀를 보낸 것이다.
“엘레나 씨는 세미디트리로 가셨어요.”
“아, 그랬지. 그러면 질리온 좀 불러와.”
“로이흐테에 있는데요? 실험체가 또 폭주하서 진압하러 갔어요.”
외팔 질리온까지 성 밖에 있다는 건 현재 성 내에 장관이 한 명도 없다는 얘기다. 자잘한 중·하급 마족만 성의 구석구석에서 꼬물거리고 있을 뿐이다. 큰일을 맡길 만한 마족이라면 장관 급 이상의 실력을 가졌지만 장관은 아닌 자가 한 명 있다. 현재 바알님 휘하 마족 중 유일하게 존재하는 기사단장이 이 성에 머무르고 있다.
“내가 가야 되나?”
“사파야님을 보내시죠?”
바알님은 서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아무 말 없이 내게 내밀고는 다른 서류를 훑어본다. 사파야님께 갖다 주라는 뜻이다. 곧바로 집무실에서 나와 사파야님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북쪽 복도 세 번째 방이 그의 방인데 도중에 ‘깊은 그림자’를 지나가야 한다. 그 동안은 그가 항상 밖에 나와 있었기 때문에 거길 지나갈 일이 없었는데 지금 혼자 지나가려니까 오한이 난다. 하급 마족들이 숨어 있는 곳이고 이상한 곳에 빨려들 수도 있는 소형 블랙홀이라는데 재수 없게 걸릴 것 같다. 질리온이라도 있었으면 그에게 같이 가달라고 부탁할 텐데, 이렇게나 그가 아쉬울 때가 없었다. 정말로 저 눈 앞에 보이는 깊은 그림자를 지나가야 하나? 심장이 심하게 뛰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인간이야.”
“그래, 우리의 폐하가 데리고 있는 인간이야.”
“인간은 맛있을까?”
“안 돼. 우리의 폐하가 화내실 거야.”
“인간이 버릇없이 마계에 있어.”
“골려주자.”
“안 돼. 우리의 폐하가 우리를 죽일 거야.”
“아아, 인간이 멀어진다.”
종종 걸음으로 겨우겨우 깊은 그림자를 지나가는데 하급 마족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에코 효과가 섞인 것처럼 들린다. 내게 손대고 싶은데 바알님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모양이다. 비서 대리라는 위치가 여러 모로 혜택이 많다. 휴. 다 지나가고 나서도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똑똑]
슬며시 문을 열고 머리만 빼꼼 내밀어 본다. 안이 조용해서 없는 줄 알았는데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다. 깨워서 바알님의 명령을 전달하는 건 좀 너무하려나? 서류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나서 메모도 같이 남겨두려고 펜을 꺼내는데 그 작은 소리에 사파야님이 갠 것 같다. 등 뒤에서 부스럭 소리가 난다.
“일어나…… 아니네.”
그냥 뒤척인 건가 보다. 사파야님이 자는 모습은 처음 본다. 아니, 바알님 외 다른 이들이 자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사파야님은 외모가 여성보다 더 곱고 빛이 아는 터라 자는 모습도 동화 속 공주 같다. 세일마글레님의 외모가 출중한 거야 원래 마계 내 최고의 미녀였으니까 당연한 거지만, 원래 남성체인 사파야님의 이 훌륭한 미는 돌연변이라 우겨도 다들 믿을 거다.
“누구냐?”
“큭.”
가까이 가서 긴 눈썹을 보다가 목을 잡혔다. 자업자득이다.
“아, 찬필 군이군요.”
막 잠에서 깼는데도 바로 날 알아본다. 그만큼 위협을 느꼈다는 뜻이리라. 어쨌든 그의 손에서 풀려난 지금, 그 촉감이 그대로 남아있다. 느낌이 금방 사라질 리 없겠지만 꽤 세게 잡혀서 손자국도 오래갈 듯싶다.
“죄송해요. 깨워버렸네요.”
“아닙니다. 그런데… 혼자 오신 겁니까?”
“아, 네.”
만약 워프로 왔다면 마력을 감지하고 일어났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으니 내가 깊은 그림자를 직접 건너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마력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실력이 뛰어난 암살자인 줄 알았습니다.”
“무리도 아니죠.”
사파야님은 침대에서 나와 옷매무새를 만지고 머리도 정리한다. 긴 머리칼을 아주 능숙하게 깔끔하게 땋는다. 마법으로 할 것 같은데 의외로 손을 직접 사용한다. 사소한 일에 마력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펜을 집어 드는 일조차 마법으로 해버리는 바알님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알님께서 이 일을 맡기셨어요. 베히모스의 계곡에서 인큐버스와 서큐버스의 시체가 대량으로 발견됐는데 귀족급 마족이 금지된 의식을 치른 것 같데요.”
탁자 위에 놨던 서류를 그에게 건네줬다. 그는 한 장 한 장 차례대로 넘기며 대강의 내용을 눈으로 흡수한다. 이 정도 일쯤이야 가소롭다고 생각하는지 표정이 담담한 듯하면서도 가벼운 듯 보인다.
“정말 부지런하십니다. 이걸 전해주시려고, 바알님께 워프로 보내달라고 하셔도 될 것을, 깊은 그림자를 직접 건너오시고 말입니다.”
“그거 칭찬이 아니라 비꼬는 것 같은데요?”
“네? 칭찬입니다.”
마족의 칭찬법은 인간과 좀 다른다. 마족의 칭찬을 인간이 들으면 꼭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 그 중 하나다. 나도 그도 서로의 어휘구사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어휘법을 쓰는 장난을 곧잘 한다. 표정을 보면 장난인지 진심인지 구분할 수 있다.
“있다가 루시퍼님이 오신대서요, 지금 가봐야 해요.”
사파야님과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서 좋은데 말이지, 양쪽 다 일이 있으니 별 수 없다.
“제가 워프를 열어드리겠습니다.”
[쾅!]
“크읏!”
그가 앞으로 걸어 나와 워프를 만들려는데 그가 누워있었던 침대가 갑자기 폭발했다. 침대에서 두세 발짝 밖에 떨어져있지 않았던 터라 폭발에 밀려 뒤로 넘어졌다. 폭발음 때문에 고막도 아프고, 강한 압력과 화력 때문에 곳곳이 저릿저릿하다. 사파야님이 곧바로 내 앞으로 달려와 열기를 막아주면서 마법으로 불을 잠재운다. 언뜻 보인 그의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찬필 군, 아, 조금만 기다리십쇼.”
그의 마법 덕분에 쓰린 곳이 모두 치유됐다. 드로키님에게 맞은 곳까지 같이 나아 버렸다. 뭐, 이젠 상관없지 않나 싶다.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아시겠어요?”
“네. 경고하는 겁니다. 제가 침대 위에 있었어도 이 정도 폭발에 죽지 않습니다. 그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얼른 기사단을 이끌고 자신의 밀령을 수행하라 재촉하는 것입니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아도 그 자가 누군지 알 수 있다. 마왕 벨제뷔트. 그 자는 아직도 아바트 기사단을 자기 뜻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게 내가 원하는 바니까 오히려 이 폭발을 좋은 징조로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휴.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이렇게 랜덤으로 심통을 부리니, 원.”
얼마 전에 마왕 벨제뷔트에게서 새롭게 전달된 밀령을 핑계 대면서 미루고 있다. 아바트 기사단의 실력이면 하루도 안 걸릴 일인데 내가 만든 갖가지 이유를 차례대로 대면서 벌써 나흘째 버티고 있다. 엘레나가 오늘 오후 중에 온댔으니까 내일이 되기 전에 그녀가 가져온 정보를 조합해서 새로운 훼방 놀이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왕 벨제뷔트가 좀만 더 인내심을 발휘해 준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지금 바로 바알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 저도 이 임무를 최대한 빨리 완료하고 그곳에 가겠습니다.”
“마음이 급하면 될 일도 안 된데요. 쉬운 일이라도 조심하고 어려운 일이라면 더더욱 신중하셔야 해요.”
“걱정 마십쇼.”
사파야님이 열어준 워프를 통해 바알ㄴ미의 집무실 문 앞까지 곧장 갔다. 손잡이에 손끝이 닿기도 전에 문이 혼자 열린다.
“뭐야, 말짱하잖아.”
바알님이 바로 앞에 서있다. 사파야님의 방과 이곳은 가까운 편도 아니고, 더욱이 마왕 벨제뷔트가 사용한 마법은 마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마기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데, 아주 미세한 마력을 알아차렸나보다.(소리가 들렸을 리도 없다.) 역시 마왕이라서? 어쨌든 그 기습을 알아차리고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까지 기억해서 날 걱정해 주다니 아주 조금 감동이다. 왜냐고? 다쳤으면 치료 마법을 쓴 다음에 쌓인 일거리를 내 양팔에 얹어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능력자랑 같이 있었으니까요.”
“뭔 놈이 어디 갔다 하면 이상한 일을 꼭 한 번씩 당하는 거야?”
그건 저도 궁금하다고요. 타고난 팔자가 원체 그리 사나운 건지 신이 절 가지고 장난치는 중인지, 하여튼 인생 전체가 곱지 못하다. 그래도 행운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서 이상한 일에 휘말릴 때마다 용케 구제된다. 그것도 신의 장난질 중 일부에 해당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집무실 안에 루시퍼님이 벌써 도착해 있다. 드로키님도 왔는데 날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아침에 한 대 갈긴 걸로는 분이 풀리지 않나 보다. 아니, 한 대로 화가 풀리면 ‘구타’가 존재할 리 없지. 여하튼, 어찌됐든 난 아직도 그가 화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마왕들 앞이니까 또 주먹을 들지 않겠지만 따가운 시선은 계속될 것이다. 이럴 땐 바알님에게 가까이 붙어있는 것이 상책이다.
“벨제뷔트 녀석은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밖으로 보낸 장관들이 오늘 중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루시퍼님은 온갖 업무를 미루고 찾아왔다. 마왕 벨제뷔트에게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위인이니 당연히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거다.
“트렌들리샤에 있는 유적, 세미디트리에 있는 광맥, 크로이아에 있는 사원. 다 과거에 한 번씩 거론된 적 있는 것들이잖아.”
크로이아는 피브리조님의 영역에 있는 한 도시다. 아바트 길드 시절에 마지막으로 침입해서 초토화시킨 곳이다.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급들 사이에서 떠돌아다니는 유머였잖아.”
“그 녀석은 실제로 있다고 믿거나, 있다는 걸 아나 보지.”
약간 흥분상태인 루시퍼님에 비해 바알님은 담담하다. 솔직히 트렌들리샤에 묻혀있는 유적은 바알님도 존재를 알고 있다. 다만 유적은 유적이니 묻힌 채 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런데 그건 평범한 유적일 때의 얘기다. 마왕 벨제뷔트가 온당치 못한 수단을 쓰면서까지 알아내려고 하니 바알님도 파슈만을 일부러 파견한 것이다. 마왕이 노릴 만큼 가치 있는 것이 유적 내에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은폐하고픈 것이 있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이 순식간에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쪼르륵, 탁, 탁]
손님 대접도 비서의 업무 중 하나다. 비서 자리에 있으면서 마왕과 같이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것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두 마왕의 찻잔만 탁자 위에 올려놨다. 그렇다고 비서는 입이 아니겠는가. 마왕들이 있는 곳에서 서너 발짝 떨어진 후 서서 마시면 된다. 이는 손님으로 온 경우에, 마시는 것에 한해서 가능하다.
“그래, 피브리조를 찾는 중이라고?”
바알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5대 마왕 중에서 내가 한 번도 현황을 들어본 적도 먼발치에서나마 모습을 본 적도 없는 마지막 마왕의 이름이 거론됐다. 바알님이 아바트 기사단과 관련된 마왕 벨제뷔트의 속내를 뒷조사 중이라면 루시퍼님은 어느 날 갑자기 잠적한 피브리조님을 찾고 있다. 100년째 잠적 중인 그는 원래 다른 마왕들과 동떨어져 지냈는데 그래도 마왕 벨제뷔트는 성실하게 상대했다고 한다.
“우-연히 드릴포비아에서 발견했거든. 근데 다시 숨어버렸어.”
내 지리 지식을 뒤져보면 드릴포비아는 루시퍼님의 영지 서쪽 끝에 있는 얼음지대다. 특정 속성의 마족만 사는 야생의 세계란다. 문명이란 일절 없고 본능에 충실한 원시 대지라고도 하는데…… 거기서 피브리조님을 발견했다는 건, 왜 그가 거기에 있었는가라는 의문을 자동적으로 도출시킨다.
“달리 특별한 건 없고?”
“하급으로 위장해서 조용히 살고 있었던데? 그쪽 녀석들 말에 의하면 피브리조가 잠적한 시점이랑 그곳에 그녀석이 나타난 시점이랑 일치해.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동굴에 틀어박혀서 끼니만 간신히 챙겼다더라.”
“마왕이 그렇게 살았다는 거 자체가 특별한 거잖아.”
“하긴. 그 동굴도 조사해 봤는데 그냥 동굴이었어. 뭐, 뼛조각 좀 있었지만 최근에 청소한 흔적도 있으니까 뼈 수가 적든 많든 의심할 필요도 없고.”
마왕씩이나 되는 자가 아무 이유 없이 은둔을 선택했을까? 그것도 하급의 궁색한 삶을. 그가 루시퍼님을 피한 건 창피하다거나 내키지 않다거나 등등을 갖다 붙여도 말이 되지만, 굳이 드릴포비아에서, 굳이 동굴 속에서, 굳이 배고픈 생활을 택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의 세 비서도 그의 행방을 전혀 모르고 그저 돌아오길 기다리는 중이니 어디 사소한 거리라도 물어볼 곳이 없다.
“벽화는요?”
“뭐?”
내가 입을 열자마자 루시퍼님이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내 머리에서 이번엔 뭐가 나올지 기대되나 보다. 그냥 사소한 건데 저렇게나 집중하니 민망하다.
“인간은 중요한 것을 연구하기 위해 혹은 숨기기 위해 은둔하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그러면 대개 어딘가에 기록을 남기기 마련인데 피브리조님도 그러시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 알아차렸지.”
“벽에 특수한 기법으로 조각을 내면 안이 환하다 해도 만지지 않고서야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루시퍼님이 순간 진지하게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자기 차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빈 잔을 내게 불쑥 내민다. 엉겁결에 받긴 했는데 대가 말을 걸기 전에 그의 눈은 이미 바알님을 향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까 바닥만 보고 벽은 안 봤어. 다시 갔다 오마.”
부하를 대하듯이 말하더니 드로키님을 데리고 재빨리 사라졌다. 난 멍 때리면서 서있을 뿐이고 바알님은 그러려니 하면서 다시 다른 서류를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뭐, 원체 종잡을 수 없는 위인이니까 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겠다.
'은하수의 소설(Original) > 한달간의마왕보좌록(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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