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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고찰 16 -万葉恋歌 시리즈 편

★은하수★ 2011. 2. 20. 14:42

 

짧은 고찰 16

-万葉恋歌 시리즈

 

드라마CD, 특히 ‘양으로 잘자요’ 시리즈와 ‘Starry☆Sky’ 시리즈로 유명한 회사가 있다. ‘honeybee’라는 이름으로, 자기들도 ‘蜜蜂(꿀벌)’이라는 별칭으로 해석해서 부르는 회사다. 이 회사의 여러 드라마CD 중에서 거의 초기작이 있는데, ‘만엽연가(万葉恋歌/萬葉戀歌/まんようれんか)’다.

honeybee의 만엽연가는 벚꽃의 장(桜の章), 등나무의 장(藤の章), 단풍나무의 장(楓の章), 참죽나무의 장(椿の章) 총 4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일본의 ‘만엽집(万葉集/萬葉集/まんようしゅう)’라는 문헌을 재해석한 러브스토리로 각 장의 주인공이 혼자 이야기를 끌어가는 형식이다. 즉, 드라마CD라고는 하나, 성우는 주인공 역을 맡은 한 명뿐이다. 하지만 그 만큼 주인공의 심리와 시선에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게다가 트랙 하나당 만엽집의 구절이 하나씩 있고, 성우가 멋들어지게 읽어주기 때문에(스토리가 끝난 후 구절만 읽어주는 special 트랙도 있다.), 스토리 이외의 재미도 쏠쏠하다.

주인공이 사모하는 그녀와 처음 만나는 부분부터 자신의 연심을 깨닫는 부분을 거쳐 결혼식을 올리는 부분까지 기승전결이 탄탄해서, 여타 유희성․자극성 드라마CD에 비하면 문학성이 강하다. ‘잔잔한 소설을 읽는 기분’이라고 하면 덧붙일 것도 뺄 것도 없는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만화를 재구성한 드라마CD만 접했던 내게 만엽연가는 오랜만에 산뜻한 느낌을 선사한 기분 좋은 선물이었다. 단 한 명이 CD 한 장을 꽉 채우고 있지만 문학에 필적하는 스토리성 때문인지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워낙 유명한 성우들이 한 장씩 맡았는데(벚꽃-카미야 히로시/등나무-유사 코지/단풍나무-오노 다이스케/참죽나무-이시다 아키라), 이들의 이미지가 만엽연가 캐릭터로 굳을 정도로 들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이렇게 쉽게 바뀔 줄은 몰랐다.(아, 유사 코지 씨는 그대로)

진하고 달달한 러브 신 없이 주인공의 심리를 바다의 잔물결 그리고 호수의 고요함처럼 표현해서, 연애물에 쥐약인 내가 무한히 애정하며 수차례 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이후에 honeybee에서 심하게 달달한 Starry☆Sky 시리즈를 쏟아낸 것은 심히 유감이지만 말이다)

 

2011년 1월 중 (본인이 다이어리에 쓴 날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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