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고찰 20
-E'S 편
긴 휴재기를 거치고 겨우 완결된 E'S(이에스). 유명작품이라고 대담하게 이름 붙일 수 있는 SF물이다. 1권의 초능력 액션에서 반해버린 바람에 아무리 휴재기가 길어도 꾹 참고 완결의 그날을 기다렸다. SF나 판타지 등 OSMU물에 약하고 액션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본인이다 보니, 그리고 먼저 반한 사람이 지는 것이라 했으니, 작가님이 얼마나 오래 잠수를 탄들 팬으로서 무얼 재촉할 수 있겠는가.
E'S에 등장하는 초능력은 현대판으로 잡다라하게 창작된 수만 가지 기술보다는, 고전SF에서 굵직하게 명맥을 이어 온 초능력이 기초이자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스토리 특히 시대배경과 더 특히 인간관계가 머리 돌아가도록 복잡할지언정 기술은 명쾌해서 좋다. 액션장면이 박력 있으면서 숨 가쁘고, 그렇다고 조잡하지 않은 점 역시 일품이다.
시대나 공간 배경은 1-2권내에서 깔끔하게 파악할 수 있다. 대부분의 만화나 SF물 일반이 그렇듯이. 그런데 인간관계가 점차 확대되는 경우는 많이 접했어도 기존 인간관계가 골 때리게 복잡해지는 것은 드물지 않나 싶다. 오빠-여동생인 줄 알았던 관계가 실은 누나-남동생이고, 개개인의 심리변화가 그 폭이 해일 뺨치는 규모인 것도 모자라 다수의 인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심리변화 해일 하모니를 일으켜서 꼬인 스토리를 풀었다가 더 꼬는 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해결을 뒤끝 없이 처치한다는 것이 E'S의 강점 중 하나니까 복잡한 스토리의 습격이야 얼마든지 환영이다.
장기 연재. 그것도 긴 휴재기가 있었던 SF연재물이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한결 같이 유지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장기 연재 중에 삼천포로 빠지는 작품이나 휴재기 이후에 성향이 바뀐 작품이 어디 한 둘인가. 하지만 E'S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만화계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당당히 오를 작품이다.
2011년 6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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