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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4 방울을 들고 다니는 이유

D-14 방울을 들고 다니는 이유 하나의 멋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을 때 한 가지 흠결을 발견하지 못하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그 작품이 완성되고 자랑스런 마음으로 요모조모 살펴보는데, 아차 하며 놓쳤던 흠결을 발견한다. 그 흠결이 그저 작품의 일부에 해당하는 거라면 그곳만 고치..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5 고양이가 고양이인 이유

D-15 고양이가 고양이인 이유 기는 나랑 헤어지고 나서 계속 이 공터에서 살았나? 어제 여기 있길래 혹시나 해서 다시 와봤더니 오늘도 여기에 있다. 내 눈을 피해 숨어 있는데 어디 있는지 훤히 보인다. 숨었어도 날 감시하는 것 마냥 슬쩍슬쩍 보고 있으니 들통 나는 게 당연하지. 후훗. 조그만 새가 몸..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6 전쟁에서 죽는 이유

D-16 전쟁에서 죽는 이유 호원과 가지가지를 얘기하느라 늦게 잤는데도 그 전에 너무 많이 자서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성수계가 평화기일 때면 황룡의 본성에 가서 조회에 참여하겠지만 분란기이고 왕이 인간계에 있어서 성수계의 대부분의 조직 체계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덕분에 아침..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7 죽는 게 두렵지 않은 이유

D-17 죽는 게 두렵지 않은 이유 얼마 안 되는 격한 운동을 하고 이 밤까지 꼼짝없이 침대 위에 누워있어야만 했다. 주술을 이요해서 좀 사방팔방 날아다니고 검 몇 번 휘두른 게 고작인데 이 저주받은 몸뚱아리는 만 하루가 지났는데도 정상적으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밥은 자가 먹여줘서 겨우..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8 검을 목에 겨눈 이유

D-18 검을 목에 겨눈 이유 주의 도움을 받아서 현무 정복을 입는 중이다. 성 안에 있을 때나 다른 성수를 만날 때만 입기로 했다. 문처럼 령의 상태가 아니라 아빠처럼 육체가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을 조심해야 한다. 요즘 세상에 이런 옷을 입는 건 코스튬 플레이어뿐이니까 밖에서 이런 옷 ..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19 멀리 외출한 이유

D-19 멀리 외출한 이유 주가 제 1성에 간 틈을 타 오늘도 몰래 외출을 시도했다. 아니, 외출 중이다. 어제는 무작정 나간 거였지만 오늘을 목적지가 있다. 하지만 해무사에서 먼 곳이라 자와 같이 가는 중이다. 게다가 거기는 기에게 들킬 가능성이 큰 곳이라 자의 보호가 절실하기도 하다. 간단하게 말하..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20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D-20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오늘이 방학식인데 어제 학교에서 갑자기 사라지고, 오늘 무단결석해 버렸으니 담임이 뭐라고 할까? 어차피 개학식까지 살 수 없는 수명이니까 상관없긴 하다. 그냥 병원 갔으려니 하겠지. 친구들 중에도 내가 몸이 허약하다는 건 다 알고 있어도 수명이 지독히 짧다는 건 류..

한 달 간의 귀신성불록 : D-21 장미꽃에 이슬이 맺히는 이유

D-21 장미꽃에 이슬이 맺히는 이유 혼자 학교 옥상에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인간이란 참 작은 존재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저쪽에서 옥상 난간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다니는 귀신도 나처럼 느낄까?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뭐해?” “세상 구경.” 류등은 용케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