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March[행진곡] -中

★은하수★ 2010. 2. 15. 22:39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 군 중심, [오페라]가 무크로 군 중심, [교향곡]이 히바리 군 중심, [칸타타]가 고쿠데라 군 중심, [랩소디]가 람보 군 중심, [녹턴]이 야마모토 군 중심이라면, [행진곡]은 사사가와 군 중심입니다.

5. 등장 인물 중 교수는 30대~40대의 이미지로, 학생들은 전원 15세의 이미지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6.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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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를 마친 람보가 황소를 돌보러 갔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대로 곧장 사사가와를 찾아갔다. 새로운 연금술 술식을 연구하고 있는 교수. 그리고 교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리는 학생. 사사가와는 울음소리에 섞인 말을 옹케 알아듣고는, 술식을 적은 종이를 내팽개친 채 황소 우리로 급히 달려갔다. 장이 뒤틀릴 만큼 끔찍한 장면이 그곳에 버젓이 연출되어 있었다.

“버… 벅…… 벅키.”

람보는 사사가와의 왼팔을 붙잡고 어린애처럼 울었다. 사사가와는 일단 람보의 등을 두드리며 그를 달랬다. 울다가 숨이 넘어갈 것만 같았다.

낮만 해도 세상 무서울 것 없이 내달리던 황소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냥 신체 부위가 하나씩 찌어진 거라면 양반이다. 속의 내용물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찢겨진 채 사방에 흩뿌려졌다. 더 자세하게 묘사할 수도 있겠지만, 죽은 호문쿨루스에게 예를 갖추는 차원에서, 이쯤에서 그만 두겠다.

“이 핵. 네가 나에게 자랑스럽게 가져왔던 그거구나.”

사사가와는 람보를 뒤에 세워두고, 호문쿨루스의 상태와 범행 흔적을 살폈다. 호문쿨루스를 공격한 마력이 아직 남아있었다.

“말도 안 돼.”

사사가와가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땅을 내리쳤다. 눈을 부릅뜨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온몰을 가늘게 떨며 살기를 한껏 발산했다. 그는 힘이 잔뜩 들어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흙을 한 줌 쥐더니 옆으로 세차게 흩뿌렸다. 흙은 알갱이 하나하나마다 예민한 고순도 화약으로 변하여 산소와 접촉하자마자 폭약처럼 터졌다.

“이 아카데미에 외부인이 침입하다니, 그걸 눈치 못 채다니, 최악이야!”

A동 교사, B동 교사, 그리고 기숙사에 침입 경계 신호가 시끄럽게 울린 건 그로부터 한 시간 후. 초승달이 가장 높게 떴을 때였다.

다음 날. 의문의 침입자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할 때, 편입을 원하는 학생 두 명이 마피아 아카데미를 찾아왔다. 잔자스, 스페르비 스쿠알로라는 이름의 학생이었다. 잔자스는 연금술과 마법약에 특출하고, 스쿠알로는 격투술에 재능이 빛났다. 둘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아주 거만하고 상당히 시건방지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격투술 수업이 끝난 직후, 사와다가 잔자스의 멱살을 잡았다. 사와다가 이토록 화내는 일은 일 년에 한번 있을까말까 할 정도로 드물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소유자인데 이처럼 이성의 끈이 끊어지면 아카데미 안에서 그를 막을 자가 없을 만큼 흉폭해 진다. 숨겨진 No.1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밥보다 못한 곳이라고 했다. 왜.”

[빡!]

사와다의 주먹이 잔자스의 얼굴에 제대로 들어맞았다. 그는 내동댕이쳐진 잔자스를 다시 멱살 잡고 들어 올린 후에 한 번 더 주먹을 휘둘렀다. 잔자스는 코뼈가 부러지면서 코피가 두 줄기로 흘러내렸다.

“네 놈이 뭐가 잘났다고 그딴 소릴 지껄여? 그렇게 만만하면 편입은 왜 한 거냐? 앙?”

“이 새끼가 지금 누구한테 손 대?”

“그만.”

폰이, 잔자스를 대신해 사와다에게 돌려차기를 시도하는 스쿠알로와 건틀릿을 고쳐 낀 사와다 사이에 끼어들었다. 격투술을 가르치는 교수답게 여유롭게 두 학생을 막았다.

“사와다. 학생끼리의 결투는?”

“읏……. ‘마피아 배틀’을 통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사와다는 최대한 화를 누그러트렸다. 하지만 잔자스나 스쿠알로의 얼굴을 볼 때마다 속이 울컥 했다. 결국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교실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감정이 쉽게 통제되지 않았다.

“편입한 날 말썽을 부리다니, 앞으로 계속 시끄럽겠군요. 아, 잔자스. 방과 후에 사사가와 교수님의 연구실로 오라는 전언이 있습니다. 잊지 말고 가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 구경거리는 모두 끝났습니다. 점심 식사하러 가세요.”

학생들은 잔자스와 스쿠알로에게 불쾌의 눈초리를 던지며 밖으로 나갔다. 잔자스는 피식 웃으며 모든 시선을 무시했다. 사와다에게 맞은 곳이 실로 욱신거렸지만, 사와다 본인이 죽지 않을 만큼 힘 조절을 해서 때렸기 때문에 생각보다 덜 아팠다. 고통보다는 흥미로운 녀석을 찾아낸 쾌감이 배로 컸다.

방과 후. 잔자스는 같이 가겠다고 들러붙는 스쿠알로를 내치고, 사사가와의 연구실로 찾아갔다. 사사가와는 문 맞은편의 창문에 걸터앉은 채, 잔자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묘한 공기. 그것은 긴장감이었다.

“어서 와. 바리아 아카데미의 수석 졸업생 군.”

잔자스는 아차 하며 뒤로 돌았다. 문은 이미 어디서 생겨난 지 모를 철판으로 사정없이 봉인됐다. 잔자스가 들어오면 곧바로 발동되도록 구성한 연금술 술식이었다. 사사가와가 준비한 술식은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잔자스와 함께 연구실로 들어 온 그의 호문쿨루스를 봉인하는 술식. 평소에는 잔자스의 머리 장식으로 잠들어 있는 것을, 교묘하게 그에게서 떼어내고 연구실 문 중심에 봉인했다.

“어젯 밤. 람보의 호문쿨루스를 습격할 때는 그 어떤 보안 장치에도 안 걸리더니, 오늘은 너무 쉽게 걸리는군.”

사사가와는 전혀 웃지 않았다. 그의 호문쿨루스 중 하나, 죽음의 신 세토를 닮은 호문쿨루스가 카타르로 잔자스의 목을 위협했다. 그 호문쿨루스는 언뜻 보기에도 웬만한 술식으로는 해체하거나 파괴하기 어려울 정도로 견고했다. 람보가 만든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역시 실력 있는 교수는 금방 알아내네.”

“벅키를 죽인 녀석의 냄새랑 네 녀석의 냄새가 기막힐 정도로 똑같은데, 못 알아보는 쪽이 머저리지. 자취를 지우는 센스는 영 꽝이더군.”

“지우기 전에 호문쿨루스의 주인이 나타나는 바람에 말이야.”

잔자스는 자신이 한참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너흴 들여보낸 배후가 누구냐?”

“밑도 끝도 없이 단도직입적이군.”

“어른에게 반말 찍찍 날리는 것보다 좋은 센스라고 생각하는데?”

“고문 한 번 없이 대답을 바라는 엉성함은 가히 일류라고 인정하겠어.”

이를 배짱이라고 해야 할까, 오기라고 해야 할까? 충분히 어이없는 상황이건만 사사가와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왠지 마음껏 날뛰라고 내버려두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사사가와나 잔자스나, 서로가 바라는 반응을 쉬이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 신경전으로 연구실 내부의 긴장감이 몇 단계나 업그레이드 됐다.

“스쿠알로는 바이퍼가 데리고 있어. 네가 시간을 지체할수록 녀석의 생존율이 떨어진다.”

“핫. 고문과 협박을 둘로 나누다니, 비효율적인 방법을 택했군. 나와 그 녀석이 서로의 목숨을 논하는 사이라고 생각했나? 유감이야. 그런 역겨운 달짝지근한 관계가 아니거든.”

잔자스가 콧웃음치기 무섭게 사사가와의 호문쿨루스가 칼날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하지만 잔자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공포심’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감정체계가 보통 인간과 다른 소년임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당당함’이나 ‘뻔뻔함’만 있을 수도 있다. 잔자스가 어떻게 대응하건, 사사가와 쪽도 여유 있게 대응했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불같은 성격으로 위험 약품이 펑펑 터지듯이 잔자스를 몰아붙이겠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침착했다. 아아, 그의 책상 위에 있는 빈 약병. 베르데가 만들어준 사사가와 전용 진정제였다.

“소년. 하나는 생각하되 둘은 생각하지 못하는군.”

사사가와는 짐짓 엄한 표정으로 잔자스를 응시했다.

“너는 스쿠알로를 소모품이라 생각해도 스쿠알로는 너를 끔찍하게 아끼지 않나? 바리아 아카데미에서 너희 둘의 관계를 모르는 자가 없다 할 정도로 특이한 주종관계라면서? 널 고문하고 있다고 녀석에게 알리면 주저 않고 다 실토할 게 뻔하잖아.”

그 순간 잔자스가 포커페이스를 깨고 이를 빠드득 갈았다. 평소처럼 2인 1조로 행동했어야 했다. 교수들에게 의심사지 않으려고 일부러 개인행동을 했는데, 그것이 바로 노림수였을 줄이야. 정말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스쿠알로라면 어지간한 협박과 고문에서도 ㅂ틸 수 있는 녀석이지만, 단 한 가지 협박에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굴복하고 만다. 아마 지금쯤 모든 사실을 나불거리고 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아카데미를 졸업한 것을 축하한다. 하지만 벌써 이런 일에 빠지는 건 권하지 않아. 아카데미를 습격하는 건 중범죄야. 그러니 이쯤에서 손 떼라.”

사사가와는 연구실 전체에 쳐 놓은 술식을 전부 해제하며 잔자스를 타일렀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잔자스는 바닥으로 떨어진 머리장식-호문쿨루스-를 주워들었다. 사사가와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머리장식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두 손을 꼼지락 거리며 머리에 달아 늘어트렸다. 깊은 생각 속에서 표정이 복잡 미묘했다.

“학생 신분도 아니고 아카데미를 졸업한 어엿한 한 몫의 인간인데 한 순간에 배를 바꿔 타자니 자존심과 긍지가 우렁차게 울어 젖히겠지.”

“내가 유니와 손 털고 여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메리트를 내놔 봐.”

“당돌한 아이군. 하긴. 그 말이 맞지. 메리트가 있어야 일이 성사되는 법이니까.”

“나와 스쿠알로를 여기서 무사히 풀어주겠다는 둥 엉터리는 필요 없어.”

잔자스는 이까짓 아카데미쯤이야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으로는 아카데미 밖에서 유니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실패는 물론이거니와 정보가 새 나갔으니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바리아 아카데미에 다닐 시절, 그들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했다. 지금도 교수지만, 지금은 상관이나 마찬가지라서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 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생명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아카데미에서 어떤 매력적인 메리트를 내놓을 수 있겠는가. 없지는 않다. 이미 교수들 간의 논의도 끝난 상태. 사사가와는 잔자스의 불안감을 꿰뚫어 봤다. 마피아 아카데미에서 제시할 메리트가 분명 잔자스에게 먹힐 것이다. 그리고 잔자스에게 통하면 스쿠알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다. 대형 할인마트의 1+1행사도 아니고 표현이 적당하지 않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을 어찌하리오.

“너와 스쿠알로를 유니에게서 안전하게 보호해 줄게. 직업도 보장할 수 있어. 아카데미 졸업생이니까 ‘조교’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겠지?”

조교. 교수를 도와 학생들을 챙기는 자. 조교가 되면 아카데미 안에서 살 수 있고 다달이 월급을 받으며 평범하고도 규칙적인 경제생활을 누릴 수 있다. 하나의 아카데미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적당한 메리트이자, 아직 15세 잔자스에게 있어 유혹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실은 나도 너랑 비슷해. 17살에 무명의 아주 작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첫 의뢰로 마피아 아카데미 야간 기습을 받았지. 당시 교수로 있던 코로네로 스승님께 딱 걸렸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어린놈이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된통 혼나고 그의 조교가 됐지. 그리 나쁘지 않았어.”

경험자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권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설득력도 높았다. 잔자스는 진심으로 마음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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