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1. 히바하루 NL커플링이 기본입니다
2.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3. 미래 패러렐 세계가 배경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인간 관계, 그리고 아이템(?) 설명이 나오는, 프롤로그&1편을 읽으셔야 뒷 이야기가 이해 됩니다.
4. 1편부터 조금 잔인한 구절이 나옵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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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박3일 동안 독일 지부에 다녀온 쿄야는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본부로 들어갔다. 말로 보고할 것 없이 이미 다 작성한 보고서를 건네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본부에 오래 잡힐 일은, 리본만 그를 부르지 않는다면 없을 것이다.
“어서 오세요, 히바리 씨.”
봉고레 패밀리의 보스가 만사 제쳐두고 쿄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쿄야가 집무실 문을 열자마자 그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책상 위가 아주 깨끗했다. 지금 막 순식간에 모든 서류를 해치우고, 쿄야가 가져올 보고서를 볼 준비가 됐다는 뜻일까? 아니다. 보스는 구름의 수호자가 이미 처리한 일이 아닌, 앞으로의 일 때문에 그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쿄야는 봉고레에 몸담은 지 5년이 다 되어 가기 때문에 그 정도 속마음은 훤히 알아봤다.
“이번엔 무슨 일이지?”
“제가 히바리 씨를 막는 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니 부디 본부에서 얌전히 계시기 바랍니다.”
[탁]
쿄야가 톤파를 순식간에 꺼내 휘둘렀지만 10대 보스가 너무 쉽게 붙잡았다. 진심으로 쿄야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10대 보스는 더 이상 중학생 시절의 겁쟁이나 바보가 아니었다. 웃는 낯이 아닌 전력으로 진지해지면 봉고레 최강의 전사가 될 만큼 강해졌다.
“그냥 흘려 넘길 수 없는 말이군.”
쿄야는 톤파를 치우지 않았다. 되레 보스 쪽으로 더 밀어붙였다.
“그러면 본부 밖에서 절대로 단독 행동을 하지 않고, 본부 안에서 소동을 일으키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습니까?”
“어째서 이제 와서 내게 그런 쓸데없는 간섭을 하는 거지?”
“지금이기에 히바리 씨를 막으려는 겁니다.”
보스는 싸움에 임하기 직전과 같은 올곧은 눈을 했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서려있었다. 쿄야는, 그가 옛날의 보스가 아닌 지금의 보스니까 뭔가 생각이 있겠거니 하고 팔에서 힘을 뺐다. 자연스럽게 보스도 쿄야의 톤파를 놔줬다.
“밀피오레에서 협박장이 왔습니다. 하루와 뇌살탄을 교환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그들이 하루를 납치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쿄야는 순간 눈앞이 새하얘졌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린 것처럼, 어느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하루는 외부인이야. 녀석들이 어떻게 알아?”
냉정하게 생각하기 위해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다. 뭐든 한 번 더 생각하고 뭐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자신을 다스렸다.
“밀피오레는 우리 패밀리만을 노리고 있습니다. 히바리 씨도 잘 알지 않습니까. 일본에 있는 지인들까지 조사를 마친 마당에, 이탈리아에 있는데다가 수호자의 배우자 되는 여자를 모르겠습니까?”
[꽉]
쿄야는 힘껏 보스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그걸 알면서 하루를 방치…….”
[꽉]
“본부 밖에서 살겠다고 한 건 히바리 씨입니다. 하루가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니게 둔 것도 히바리 씨입니다. 근처에 부하를 몇 명 붙여주겠다고 했을 때 코웃음 치면서 무시한 것도 히바리 씨입니다. 하루를 방치한 건 당신입니다.”
보스도 히바리의 멱살을 잡았다. 한 문장 한 문장 어투가 거칠어졌다. 그리고 보스의 악력이 차근차근 세졌다.
구름의 수호자는 10대 보스의 말을 부정하지 못하고, 멱살을 잡았던 왼손은 점참 힘이 빠지면서 아래로 축 쳐졌다. 하루가 납치됐다는 이야기나, 자신이 하루를 방치했다는 말이 쐐기가 되어 몸 구석구석에 박혀들었다. 너무 분명한 사실이라서 부정하기 위한 핑계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항상 부탁 드렸습니다. 자리를 오래 비울 때는 하루를 본부에 보내라고 언제나 말했습니다. 구름의 수호자 히바리 쿄야. 보스인 내 말이 그렇게 우습습니까?”
“나는 그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길 바랐다- 입니까? 이미 그 옛날 우리와 엮인 때부터 자유란 없었습니다.”
10대 보스는 쿄야를 놔줬다. 하지만 화는 진정되지 않았다. 하루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쿄야보다 그가 더 분노를 내비칠 것이다. 그래도 그가 제일 잘 하는 것이 ‘인내하며 올바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쿄야보다 더 냉정할 수 있었다.
[벌컥!]
“보스!”
번개의 수호자가 황급히 뛰쳐 들어왔다. 수호자 중에서 가장 어리고 예의 없이 도발적인 행동을 일삼는다지만 이번엔 그게 아니었다. 얼굴이 시퍼렜다. 문에 매달린 채 와들와들 떨었다.
“보스……. 아, 히바리 씨……. 우욱.”
그는 속이 뒤집히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몸이 말을 안 들을 만큼 강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10대 보스는 그에게 다가가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등을 다독였다.
“무슨 일이야?”
“으윽, 보스, 보스……. 흐으으윽. 하루 씨가, 하루 씨 아기가……. 으으, 으윽, 하루 씨 아기…….”
막내 수호자는 보스의 슈트를 꽉 붙들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보스가 그를 달래고 있을 때, 역시나 얼굴이 사색이 된 히트맨이 뒤따라왔다. 폭풍의 아르꼬바레노 폰의 제자이자, 어린 나이에도 상위 랭커에 들어가는, 발전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이핀’이었다. 그녀의 큰 눈에도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사와다 씨. 밀피오레에서 마이크로 롬(micrp ROM)이랑 대형 시험관을 보냈어요.”
이핀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두 다리로 서있는 것이 용할 정도로 전체적인 상태가 좋지 못했다. 허무함 때문에 텅 빈 눈동자가 봉고레 10대 보스의 눈을 끌었다. 막내 수호자의 말과 이핀의 말에서 오묘하게 접점을 찾으면서 보스의 초직감이 아주 악질적인 일을 예고했다. ‘설마’ 했지만 보스 스스로도 자신의 초직감이 두려우리만치 정확하다는 것을 알기에 어린 아이들에게 정확한 것을 묻지 않았다. 입술을 야무지게 다물고 쿄야를 돌아봤다.
“히바리 씨. 당신을 막겠다고 했지만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밀피오레에서 보낸 것을 확인하고 다른 수호자들의 말을 들어본 다음에 결정하겠습니다.”
봉고레의 10대 보스는 쿄야를 데리고 잔니니가 관리하는 하이 테크놀로지 연구실로 갔다. 번개의 소호자의 묘한 연락을 받은 나머지 수호자들이 속히 도착해 있었다. 대형 시험관은 투명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 분노와 안타까움 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시험관을 외면했다.
“보스.”
“츠나.”
폭풍의 수호자와 비의 수호자가 은근슬쩍 시험관을 가렸다. 보스의 뒤에 쿄야도 있었으니 더욱 보여줄 수 없었다.
“비켜.”
“보스, 이건…….”
“비켜.”
표정은 무감각했지만 목소리는 분명했다. 그 어떤 때보다 분노가 몸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두 수호자는 보스의 짧고 굵은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금속 뚜껑으로 굳게 밀봉된 대형 시험관이 눈에 들어왔다. 핏빛이 도는 내용물. 시험관의 유리가 너무 깨끗해서 내용물이 지나치게 분명하게 보였다. 머리, 몸, 팔, 다리, 탯줄, 그리고 피가 섞인 물. 인간의 형상을 거의 다 갖춘 태아가, 어미의 자궁 속에 있어야 할 아이가 그 안에 들어있었다. 10대 보스는 초직감 덕분에 미리 각오했어도, 오히려 초직감대로 라서 구역질 날만큼 불쾌했다. 시험관 안에 들어 있는 분명 히바리 부부의 아이였다.
쿄야는 아주 느린 속도로 걸었다. 그렇게 시험관에 접근했다. 아버지로서, 이것이 반은 자신의 피가 흐르는 첫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와의 유대가 끊어져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았다. 자신과의 유대도 끊어졌다. 쿄야는 두 팔로 살그머니 시험관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책상 위에 올려놨다. 울지 않았다.
“마이크로 롬도 보냈다고 했지?”
내리깔린 목소리. 그것은 쿄야가 화를 방출하기 직전, 최대한 참고 있는 한계점이었다.
“지금 바로 틀겠습니다.”
잔니니는 서둘러 마이크로 롬을 리더기에 넣었다. 거대한 스크린에 백란의 영상 메시지가 떴다. 그의 얼굴이 나타나자마자 누군가 강하게 이를 갈았다.
“안녕, 봉고레 여러분. 내가 보낸 선물은 잘 받으셨나?”
“선물? 이게 선물이냐?”
“조용히.”
보스가 태양의 수호자를 날카롭게 흘겨봤다. 태양의 수호자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는 두 주먹을 단단하고 굳게 쥐었다.
“알아챘겠지만 그쪽 구름의 수호자의 아이야. 여성분이 끝까지 봉고레를 모른 척하고 민간인 행세를 했거든. 이 정도 고문은 해야 인정할 것 같아서 억지로 중절 수술을 했는데, 야-, 역시 대단해. 절대 입을 안 열어. 마취도 안 했는데 쇼크사는커녕 더 맹랑해졌더라고.”
[쾅!]
쿄야가 근처 의자를 톤파로 날려버렸다. 의자는 수리도 불가능하게끔 완전히 망가졌다. 고물 이하의 쓸모없는 물건으로 취급해도 할 말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 엄청난 정신력을 존중하려고. 이 이상 그 여자한테 손대지 않아. 뇌살탄과 교환할 때까지 정중히 대접할 거야. 그러니까 안심하고 거래에 응해줬으면 해. 0월0일 0시 밀라노 서쪽에 있는 유령 별장. 아, 구름의 수호자만 와야 해. 우리도 그럴 거니까.”
영상은 이것으로 끝났다. 모두 분노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타인의 일에는 일절 관심 없는 안개의 수호자마저, 연구실 내 한쪽 구석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삐딱하게 선 채 조용히 분노의 오로라를 내보냈다.
밀피오레가 원하는 뇌살탄. 그것은 봉고레 패밀리에서 자체 제작한 특수탄이었다. 외상을 전혀 남기지 않는 총알로, 그것에 맞아 죽은 자의 모든 기억이 총을 쏜 자에게 이전되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이 발현되려면 반드시 머리(특히, 뇌)에 맞아야 한다. 다른 곳에 맞을 경우 BB탄보다도 위력이 약한, 아니, 전혀 무력한 것으로 전락한다. 타 패밀리의 기밀을 입수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되레 타 패밀리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제작 방법이며 총알 자체가 외부로 누출되지 않게 신중을 기했다. 그래서 타 패밀리의 습격이 있을 때면 80%정도가 뇌살탄을 노린 것이었다.
“보스, 이참에 밀피오레 녀석들 쓸어버리죠.”
“안 돼.”
폭풍의 수호자를 가로 막은 것은 누구도 아닌 쿄야였다. 그는 지독하리만치 침착했다.
“백란이 원하는 건 봉고레 패밀리의 우발적인 침공이야. 그 자가 원래 갖고 싶어 하는 건 봉고레 링이라더군.”
쿄야는 오른쪽 귀를 만지작거렸다.
“녀석들은 뇌살탄을 제조하거나 다른 데에 팔 생각 따위 없어. 아마도 봉고레 링을 손에 넣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겠지.”
“히바리 씨의 말이 맞아. 거래를 처음 제시했을 때, 하루와 뇌살탄 ‘한 개’를 교환하자고 했어. 그 땐 반신반의했는데, 거래자로 히바리 씨 한 명을 지목한 것을 보니 더 확실해졌어. 뇌살탄을 손에 넣자마자 히바리 씨를 쏠 거야. 나 다음으로 가장 많은 극비기밀을 아는 사람이니까. 의심할 여지없어.”
보스가 쿄야의 말을 거들었다. 구름의 수호자가 보스와 함께 다른 수호자들 모르게 수 개의 프로젝트를 해왔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어째서 쿄야가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분하지만, 쿄야가 가장 확실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워낙 혼자만 다니기 때문에 비밀 업무를 조용히 수행하기 딱 적합했다.
“일단 하루가 지금 무사하니까 됐어.”
쿄야는 다시 오른쪽 귀를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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