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는 친구들과 같이 오래 있지 않았다. 지수의 말에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학교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키메라가 아직 어디에도 붙잡히지 않았고, 제거 된 흔적도 없이 홀연히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 어제 저녁, 지수가 학교 근처 공원에서 그와 닮은 수상한 자를 봤다는 것이다. 기프테 폰 크로이추크를 먹고 미쳤으니, 아무리 나름 잘 숨었다고 해도 여기저기 들쑤시는 본능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지수가 봤다는 수상한 자는 십중팔구 문제의 키메라일 것이다. 또 다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제거해야 했다.
“학교를 등지고 서서 공원 중앙 시계탑을 향해 시선을 두고,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석고상 전시지에서 봤다…….”
지수에게 들은 대로 방향과 거리를 쟀다. 그랬더니 지수가 봤을 법한 핀 포인트가 바로 드러났다. 시아는 곧장 핀 포인트 근처로 달려가 최근 흔적을 탐색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니, 가자마자 찾아냈다. 지면이 온통 웨어 울프의 발자국뿐이었다.
“요란하게 발발거렸네. 발자국이 너무 제멋대로야.”
발자국만으로 그의 동선을 알아내기 쉽지 않았다.
“웨어 울프는 인간 못지않게 마력이 미미해서 찾기 힘든데……. 이러다가 독약 때문에 추하게 죽은 시체를 찾을지도 모르겠어.”
시아는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묘한 긴장감이라든가 낯선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평범함을 가장한 기이함도 없었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녀는 탐색 범위를 조금씩 넓히면서 웨어 울프의 발자국과 회색 털을 찾았다. 불규칙적으로 산재한 흔적 속에서 조금씩 동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선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시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일부러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하긴. 폭주하고 며칠이나 됐는데 살아 있을 리 없지.”
출입이 금지된 학교. 시아는 그 학교 쪽으로 몸을 틀어서 가만히 응시했다. 들 고양이의 발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리는 그곳에서 고독함도 허무함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사람의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밑으로 착 깔린 분위기가 이른 아침의 안개처럼 옅게 다가왔다. 처음엔 눈치 채지 못했지만 학교를 휘어 감싸는 공기가 확실히 그 분위기에 물들어 있었다.
바리게이트를 넘어 교정으로 들어갔다. 진입금지용 노란 테이프를 끊고 교사로 들어갔다. 1층과 2층. 복도와 교실을 구석구석 살폈다. 화장실과 특별실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리고 3층. 중앙계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교실. 교실 문이 반 정도 열려있는 틈으로 코를 시큼하게 자극하는 정체불명의 냄새가 새어 나왔다.
“역시 교실에 있었군.”
아무도 없어야 할 곳에 남학생이 한 명 있었다. 다리를 八자로 벌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등을 벽에 기대고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교복은 곳곳이 심하게 찢어지고 터져서 누더기를 걸친 듯한 모습이었다.
“약 때문에 미쳤어도 죽을 자리는 잘 골랐어.”
시아는 시체가 된 남학생을 향해 10초간 묵념했다. 그리고 두 손을 나란히 앞으로 내밀었다. 손목에 두꺼운 수갑이 생겼다. 키메라가 오리지널에서 플러스로 변하기 위해 거쳐야 할 첫 번째 단계, 압슬. 시아는 이것을 아주 가볍게 끊고 흑장발에 블랙-레드 오드아이의 악마로 변했다. 최종 단계인 소울 테이커까지 도달한 그녀에게, 락 해방은 체내 마력순환만큼 쉬운 일이었다.
기프테 폰 크로이추크에 오염되어 플러스 상태에서 줄곧 미쳐 있으면, 최후의 순간에는 영혼도 육체도 커다란 고통 속에서 갈기갈기 찢어진다. 싸움터에서 패배하여 가장 추잡한 형태로 시체가 더러워지는 것보다, 약에 찌들어 미쳐 죽는 쪽이 몇 십 배 더 추하다. 이것은 명예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시체가 너부러진 모습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다. 제 3자가 본 여러 시체의 모습 중에서, 광기에 사로잡혀 스스로 죽어 가느니 적의 손에 살해되는 쪽이 더 깔끔하다는 말이다. 약과 광기에 오염된 시체는 동정심조차 불러내지 못한다.
“크루세이더의 희생양이여, 괴로움 속의 안식을.”
시아는 오른손에 마력을 모아 남학생 시체의 머리에 살포시 얹었다.
[화르륵-]
악마족 특유의 푸른 불꽃이 전신을 휘감았다. 인간이 만드는 붉은 불보다 빠르게, 나뭇잎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삽시간에 시체가 소멸했다. 학교와 그 주변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장본인은, 고통스러운 말로 끝에 수많은 흔적을 남긴 채, 본인 자신만큼은 재 하나 없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이것이 시아가 크루세이더의 희생자에게 베풀 수 있는 유일한 은혜이자 자비였다.
별안간 느껴진 마력.
불꽃이 거의 사그라들어 사라지기 직전에 불청객이 나타났다. 그는 시아가 뒤돌아볼 때까지 기다렸다.
“꺼져라. 장례를 치른 후엔 성격이 극도로 더러워지거든. 네 놈 목 비트는 일 따위 아주 우스우니까 살고 싶으면 잽싸게 도망쳐.”
시아는 몸을 반만 틀었다. 눈매가 날카로웠다. 일부러 포커페이스를 벗어던졌다.
길드 크루세이더의 제 9기사, 오웰 슈나이더. 라미아-나가 키메라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과거 ‘가루다 왕가 혈통 몰살 작전’에 참가했던 전적, 최근에 식당 습격에서 딱 걸렸던 전적 등 길드 가디안스의 보스에게 미움 털만 수두룩 박힌 사내다.
“부하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하의 시아 바르베리트-진을 눈앞에 두고 주눅 들지 않았다. 나약한 오리지널 상태라도 길드 크루세이더의 노인테 리터(neunte Ritter : 제 9기사)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배짱 있는 인물이었다. 아주 조금만 실수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멋지게 기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네 놈들이 청소를 못해서 항상 우리가 뒤치다꺼리를 했잖아. 아-주 새삼스럽게 감사 인사라니.”
“누구의 아랫것들인지는 몰라도, 제 밑에 있는 녀석들은 청소에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실패했군.”
“면목 없습니다.”
긴장감이 더욱 팽팽해졌다. 오웰을 따라왔던 부하는 아래층에서 기다리다가 실력자들의 기에 눌려 도망가고 말았다. 간부급이라도 최상급 간부가 아니면 자리를 지킬 수 없을 정도였다.
“정말 구역질나.”
[퍽!]
시아는 오른손으로 오웰의 목을 붙잡고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오웰은 저항하지 않았다.
“암만 우리 애들이 알짜배기 용병들이라고 해도 너 네가 더럽게 쪽수가 많아서, 맞붙으면 황무지를 서너 개 만들고 쌤쌤으로 끝나. 그런데 요새 설치는 녀석들이 중간에 끼기라도 하면 우리나 너 네나 개죽음 당해. 미치도록 짜증나는 구도야. 안 그래?”
후작급 악마가 풍기는 살기는 반경 50m 내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쇼크로 사망하고, 반경 100m 내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극도의 트라우마를 가질 정도로 독했다. 오웰은 그 살기의 중심에서 겨우 정신을 유지하고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했다. 갑작스런 압박감 때문에 자기 몸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집중을 조금이라도 흩트렸다간 자아를 잃을 듯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런데 요새 크루세이더가 이쌍-하단 말이지. 원래 초창기부터 수상했는데 최근에 부쩍 이상해졌어.”
시아는 더 세게 밀어붙였다. 기도가 거의 닫혀서 겨우 헐떡거릴 정도로 압박했다. 오웰은 두 손을 파르르 떨며 겨우 위로 들어올렸다. 시아의 팔을 붙잡았지만 이미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다.
“좀비 메이커? 너 네가 꿈꾸는 이상 세계를 건설하려면 좀비나 순종 말살은 극구 피해하는 자체 금기어야 하는 거 아냐? 아니, 애초에 순종 말살 같은 무식한 짓은 안 한다고 선포해 놓고서 좀비 메이커가 웬 말이야. 암만 사마엘이 내 적이라도 이거 하나는 인정해. 그 녀석은 자기 이상에 순수하게 매진하는 천진한 바보야. 원 세훈처럼 짜증나는 야욕 따위 키우지 않아. 너 네 크루세이더는 대체 어떻게 되먹은 조직이냐?”
악마와 라미아 사이에 삼지창이 불쑥 끼어들었다. 길드 크루세이더의 첸테 리터(zehnte Ritter : 제 10기사) 신 수진이 애용하는 ‘프리모나르’였다. 그것은 창머리부터 창자루까지 전부 드워프의 기술로 제련된 강화 미스릴로 이루어져 있다.
“제대로 된 이유가 없으면 최상위 간부를 죽일 수 없다. 길드 간 암묵적 룰을 깰 셈이야?”
“내가 너도 아니고 시시콜콜한 감정으로 규칙을 어기겠어? 이 녀석이 이 정도에 죽을 녀석이었으면 기사라는 칭호를 못 달았을 거다.”
드디어 손에서 힘이 풀렸다. 오웰은 별안간 고문을 당한 꼴이었지만 상대가 상대다보니 반발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다시 제대로 숨 쉴 수 있게 된 점을 감사하며, 압도적으로 강한 상대를 얌전히 견제하는 것이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까 도넛 가게에서 마주친 건 우연이 아니었군.”
“우연이었어.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우리 쪽 녀석을 발견하고 잠깐 합류한 거야. 애당초 오늘은 간만에 생긴 휴일이란 말이지. 어우-. 복도 지지리 없어.”
매드윙 계 후작급 뱀파이어는 삼지창 머리를 아래로 내렸다. 작위에 비해 수수한 차림. 시아의 살기를 느끼고 사태가 긴박하다고 판단하여 우선 두 번째 각성 단계인 클로즈 급으로 변한 것이다. 그런데 시아가 최하위 단계인 락 급인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에 프리모나르를 꺼낸 채 공격은 일절 시도하지 않았다. 얼마 전 혈기왕성하게 날뛰던 모습과는 아주 비교됐다.
“오웰 아저씨. 이 일 보스도 알게 됐대. 본부로 돌아가면 무지하게 혼날 거야. 츠뵐프 리터의 수가 줄어들어서 골치인데 아저씨까지 사고 치면 안 되지. 보스가 얼마나 저기압인지 알아? 끔찍하다고. 뭐, 상황이 완전 날림이라서 아무리 보스라도 심한 벌은 안 주겠지. 기껏해야 좌천이나 몰수나 시답잖은 처벌뿐일 거야.”
신 수진은 방금 부하에게 전달 받은 사항을 자기 푸념과 섞어서 오웰에게 퍼부었다. 그런데 오웰의 처분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냉랭하게 반응했다. 놀리는 투로 말할 수 있었을 텐데 의외였다.
“흐응. 사마엘 모르게 약을 뿌렸군. 역-시나.”
“이것 봐. 적도 눈치 챌 수 있는 일인데 보스가 모르겠냐고.”
“보스께서 아셨다고…….”
제 9기사는 생각 이상으로 불안해했다. 어떤 변명을 할 것인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공공연하게 매스컴을 탔는걸. 학교에 방사능이라니, 농담도 정도가 있지. 보스한테는 ‘악마’라는 수단이 있으니까, 암만 우리가 쉬쉬해도 금방 알 수 있잖아. 아무튼 ‘보스 만만세’야.”
시아는 신 수진의 말과 분위기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상위 기사를 따르던 신 수진이 드디어 스스로 판단을 하게 되었다. 암암리에 보스 파와 제 2기사 파로 나뉜 크루세이더 속에서 보스 파로 들어갔다. 책략 쪽에 있어 우세하던 원 세훈이 점차 사마엘에게 밀리고 있다. 둘 사이에 존재하던 평등 유대가 종속 유대로 돌아서는 과도기다.― 엇나갈 수 있는 추측도 섞여 있지만, 추측대로라면 크루세이더의 진서가 단단하게 재정비될 지도 모르는 형세였다. 가디안스를 이끄는 시아로서는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허나 크루세이더의 속내를 지금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곁들여지는 터라 걱정만 할 일은 아니었다.
“뭐 하나 묻자.”
시아가 기사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너 네를 살려 보내주는 대가로 대답 정도는 할 수 있지?”
“우리를 죽이면 룰 위반인데 대답을 왜 해? 우리 보스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이봐. 자기 목숨 아까워 해보는 건 어때? 그 전에, 과연 이 시국에 사마엘이 부하 추모 전쟁을 일으킬까? 나라면 너 네를 버리고 에덴을 견제하는 걸 택할 거다.”
현실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법은 신 수진보다 시아가 한참 능숙했다. 제 10 기사는 속이 울컥했지만 고스란히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보스가 너랑 1대 1로 마주치면 절대 먼저 덤비지 말라고 했어. 그러니까 참는 거야.”
“너 의외로 성실한 녀석이었군. 착하다 착해.”
시아는 하마터면 신 수진의 머리를 쓰다듬을 뻔했다. 움찔한 오른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속으로 자기 자신을 미친 듯이 비웃었다.
“질문이 무엇입니까?”
오웰의 분위기가 많이 건조해졌다.
“아, 질문. 그래 그거. 사마엘이 츠뵐프 리터에게 ‘벡터스’에 대해 얘기한 적 있어?”
“벡터스?”
“그게 뭐야?”
크루세이더의 기사들은 길드 에덴의 보스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길드 에덴이 워낙 비밀주의라서, 보스에 대한 정보라면 인포머(정보상) 사이에서 엄청난 액수로 거래될 것이다. 시아는 펜타곤을 통해 운 좋게 알아냈으니, 크루세이더의 기사들이 그 이름을 모른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사마엘이 알고 있냐 아니냐가 중요했다.
“가르쳐줘도 상관없으니……. 에덴의 보스가 ‘벡터스’야. 아주 간단한 이름이지.”
“그래? 어차피 우리는 에덴에 대해서 자세하게 조사하지 않았거든.”
“에덴에게 당한 걸 복구․보강하느라 바빴군.”
“너도 에덴의 적이니까 가르쳐주는데, 소문 이상으로 타격 심하다고.”
후작급 뱀파이어는 팔짱을 끼고 시선을 사선 아래로 깔았다.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를 제 입으로 하다 보니 금세 속이 불편해졌다.
“가디안스의 정보력은 언제나 놀랍습니다.”
“벡터스 말이야? 우연이야. 럭키 펀치 같은 거라고 해두지.”
시아의 표정은 포커페이스로 무장됐지만 말투에 못마땅함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오웰은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옷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 사건 때문에 책임설에 휘말릴 것이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묻을 수 있을 만큼의 공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가디안스의 보스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대책 없이 기습을 강행했다간 역으로 당할 가능성이 생각할 것도 없이 100%였다. 천방지축 신 수진도 참고 있는데 본인이라고 못 참을까. 오웰은 답이 뻔한 번뇌를 순간적으로 겪었다.
오웰에게서 느껴지는 미묘한 분위기 차이를 바로 옆에 있는 시아가 못 알아챘을 리 없다. 그러나 그녀 역시 순간적인 번뇌 끝에 살육을 참고 있는 중이다. 길드 크루세이더의 기사 두 명을 한꺼번에 해치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것도 예전에 한 번 놓아준 적 있는 자들이다. 죽일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드 에덴을 견제하기 위해 참아야만 했다. 공공의 적을 섬멸하기 위한 훌륭한 인재를 잠시나마 살려둬야 했다.
“사마엘한테 전해. 함부로 벡터스에게 손대지 마라. 펜타곤도 꽤 애 먹는 상대니까 어줍잖게 건드렸다간 죽어.”
크루세이더의 제 9기사와 제 10기사는 순간 오싹함을 느꼈다. 길드 에덴과 벡터스를 향한 시아의 살의가 뼛속이 저릿할 정도로 강렬했다.
“아…… 그래. 신 수진. 독고 린이 했던 말 기억하지? 진심이니까 거역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아.”
시아는 이번 일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추신을 남기고 사라졌다. 제 10기사는 어금니를 빠드득 갈았다.
“무슨 말이야?”
“그냥 학교 얘기야.”
신 수진의 얼굴에 불만이 한가득 이었다. 하지만 그녀로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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