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Cantata[칸타타] -에필로그

★은하수★ 2009. 8. 17. 16:18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 군 중심, [오페라]가 무크로 군 중심, [교향곡]이 히바리 군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고쿠데라 군 중심입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

 

- 에필로그

 

“아.”

짧은 탄식 소리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폭우를 피해 근처 허름한 교회로 무작정 들어간 이후, 그는 처음 방문한 그곳에 묘한 친근감을 느꼈다. 그리고 경험한 데자뷰. 무심결에 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했는데 똑같은 기억이 머리에 남아있었다. 그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꼬마였을 적, 친구를 따라 부활절 사탕을 얻으러 간 것 빼고는 교회에 가본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의 기억과 몸은 교회에, 그것도 이 교회에 친근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상한 친숙함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 때 마친, 누군가 뒤에서 자신의 목을 끌어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길게 펼쳐진 정생의 기억―.

그가 들어간 곳은 교회가 아니라 커다란 성당의 잔존 건물이었다. 태초에는 에덴동산이라 불렸고, 한 때는 세스피아라 불렸고, 지금은 그저 이탈리아 밀라노의 이름 없는 마을인 이곳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이었다. 과거에 일어난 대화재 이후에 아무도 그곳에서 살지 않았다. 옛날 그대로 방치되어 지금까지 폐허로 남아있다.

고쿠데라 하야토. 그는 홀로 밀라노를 여행하는 중에 낯선 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결국, 바티칸 교황청의 명령으로 오래 전부터 출입이 금지된 이 이름 없는 마을에 들어갔다. 그는 초행이었을 뿐더러 전생의 기억을 보기 전이었던 터라 이곳이 출입금지 구열인 줄 몰랐다. 때문에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를 쫓던 자는 들어가지 못했다. 과연 그가 이 마을로 들어와 교회에 손수 들어온 것까지 전부 우연일까? 낯익은 그곳에서 전생의 기억까지 찾았는데도?

“크롬. 가브리엘을 닮은 크롬. 아직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었구나.”

교황 하야토가 죽고 평범한 고쿠데라 하야토로 환생하기까지 천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크롬의 영혼은 그 긴 시간동안 고향에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것은 늙고 병들어 침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쇠한 교황 하야토와 한 마지막 약속이었다.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그는 크롬의 영혼을 볼 수 있게 됐다. 지금 그녀는 예전처럼 슬픈 얼굴도 아니고 피 묻은 옷을 입고 있지도 않았다. 깨끗한 흰 옷을 입고 온화하게 웃으면서 그를 반겼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지나도 소녀 크롬은 여전히 소녀였다. 앳되고 귀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그녀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밖은 추적추적 비가 오고 살이 시리도록 싸늘하지만 그 둘의 주변만큼은 따뜻했다. 겨울의 솜이불 속처럼 포근하고 편안했다. 둘은 손가락 첫 마디를 간신히 걸칠 정도로 아주 조금만 가만히 댈 뿐, 오랜만에 만난 사이에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 그들은 악수를 할 수 없었다. 그가 그녀를 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는 없었다. 평범한 인간으로 환생한 그가 그녀를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의 감촉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이 지금 손끝에 그대로 느껴졌다.

전생의 그는 그녀와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겠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말했다. ‘죄인은 신과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성불할 수 없다.’ 어차피 죽는다면 그의 손에 죽고 싶었다. 실제로는 그가 보는 앞에서 죽었다. 그는 대신 다른 약속을 했다. ‘몇 년이 지나 환생하면 너를 만나러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 현재의 그는 그녀와 한 약속을 지켰다.

“너라면 신의 약속을 지키고 성불할 수 있었을 텐데 어지간히 고집 부렸구나.”

그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그녀가 고마웠다. 그녀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가정교사히트맨리본! > 리본! 팬소설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들의 계절 -여름  (0) 2009.08.24
우리들의 계절 -봄  (0) 2009.08.21
Cantata[칸타타] -4  (0) 2009.08.17
Cantata[칸타타] -3  (0) 2009.08.10
Cantata[칸타타] -2  (0) 2009.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