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 루시퍼, 잠을 청하다?
오랜만에 성이 한가하다. 모든 마왕이 다 자기 성에 돌아간 덕분에 주변이 조용하고 더불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천방지축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에서 조용히 재택근무 하는 부모의 마음이 이럴 지도 모른다. 세일마글레님은 방에 콕 박힌 채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고, 질리온과 엘레네는 한바탕 싸우다가 각자 막 새로운 임무를 받고 쏜살같이 성 밖으로 나갔다. 바알님은 파슈만과 심각한 대담 중이다.
아무 걱정 없이 내 방에서 혼자 조용히 업무를 처리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세일마글레님의 길지만 짧고, 짧지만 기 휴가가 끝나면 드디어 집에 돌아간다. 우연히 마계로 온 후로 골치 아픈 사건이 여러 가지였지만 한 순간처럼 느껴진다. 당시엔 무서웠던 일도 지금 생각해보면 스릴 있는 정도고, 그 순간에는 어이없던 일이 지금은 입가에 웃음 띠도록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 그런데 아직 나한테 남은 일이 있을 텐데 은근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주변이 너무 조용해도 이상하다고, 불안감 때문에 무지 초조해진다.
마왕 루시퍼. 난 여태껏 그가 개인적으로 나에게 불만을 가질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마계의 일에 간섭한 간 큰 인간이고, 그는 그저 마계 전체를 지배하고픈 포부 큰 마왕이다. 그는 내가 벨제뷔트님의 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도 나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했다. 지금도 날 노리고 있다. 덕분에, 내가 의외로 심지가 굳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가 의외로 어리석은 마족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나는 그에게 불만도 악감정도 없다. 대신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선대 마왕 로키가 그간 마계의 룰을 깨고 혼자 다섯 마왕을 키운 이유를 알아줬으면 한다. 뭐, 다른 마왕들도 내가 넌지시 언급하지 않았으면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만.
“인간, 눈 감아!”
갑자기 벨제뷔트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명령조에 황급히 눈을 감긴 했는데 강한 빛이 번쩍 하는 것을 느꼈다. 슬그머니 눈을 떠보니 벨제뷔트님의 등이 보인다.
“네 놈들, 루시퍼의 개냐?”
“감히 마왕님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는 녀석에겐 가르쳐줄 이유 없다.”
“그래? 말단이군.”
어느 샌가 내 방에 수 명…… 다섯 명의 마족이 침입해 있었다. 부적을 늘 지니고 다니지만 그래도 벨제뷔트님 덕분에 살았다.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마왕 루시퍼에 대해서 나름 고찰하고 있었는데 마침 습격을 받으니까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가 불쑥 생각난다.
“이, 이게 뭐야?”
벨제뷔트님을 알아보지 못한 마족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다. 그들의 그림자에 끈적거리는 검은 플라즈마가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다섯 마족은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소용없다. 상대는 다섯 마왕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벨제뷔트님이다. 플라즈마가 그들을 완전히 뒤덮고 나면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존재가 아니게 될 것이다.
“빨리도 왔군.”
“에헤헤. 어제 슬쩍 위험 감지기를 붙여놨거든.”
“호-.”
텔레포트로 나타난 바알님이 내 왼쪽 귀를 유심히 살핀다. 귀에 뭐가 붙은 감각은 없다. 손으로 조심스레 더듬어 봐도 내 귀만 만져질 뿐이다.
“위험감지기는 그냥 별칭이야. 장비 이름 같지? 퍼셉션(perception) 마법의 일종인데 내 주특기야.”
벨제뷔트님은 ‘얼른 칭찬해 줘’라고 말하는 것 같다. 바알님도 그걸 눈치 챘는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냐 오냐’ 한다.
“당하자마자 또 자객을 보내지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집무실로 와. 루시퍼가 직접 움직이면 부적도 소용없어.”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지금 녀석이 성 앞에 왔으니까.”
“나 참. 죽으려고 작정했군. 갔다 올 테니까 파슈만이나 세일마글레한테 가 있어. 멋대로 다쳤다간 호되게 혼날 줄 알아.”
“다녀올게.”
두 마왕은 말을 끝내자마자 사라졌다. 멋대로 다쳤다간 호되게 혼난다…… 인가? 마왕 루시퍼가 직접 나타났지만 내게 따로 심부름꾼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겠지. 바알님이 준 것과 피브리조님이 준 것, 부적이 두 장이라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도 불안하니까 혼자 있는 건 삼가야겠다. 바로 옆방이 세일마글레님의 방이니까 그쪽으로 가야지.
“어디 가시려나?”
“아.”
방문을 열자마자 우락부락하게 생긴 마족이 떡 하니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분명히 내 머리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는데, 그 도끼가 지금은 그의 머리에 박혀 있다. 떡대는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부적 덕분에 십년감수했다. 그런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놀랍지도 무섭지도 않다.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저급한 놈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설치고 다녀?”
세일마글레님의 등장이 진심으로 위풍당당하게 보인다. 역시 마왕들이 꼽은 최고의 여전사다.
“헤에. 예쁜 언니네.”
“야, 챙겨.”
챙기긴 뭘 챙깁니까. 당신네들 목숨 줄이나 제대로 챙기시면 다행이겠습니다. 어떤 끔찍한 장면이 연출될지 몰라서 두 눈을 감았는데 짧은 탄식 소리와 함께 뭔가 터져 나오는 소리가 수차례 들린다. 분명 피가 터지는 소리다. 눈을 뜨니 역시나 신체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흘리는 마족 시체가 잔뜩 이다. 복도 청소하려면 힘들겠다. ……. 이젠 시체에도 담담하구나, 찬필아.
“어머, 피가 튀겼네.”
“이 정도야 뭐, 다치는 것보다 낫죠.”
“그건 그래.”
그녀는 방의 열려있는 문을 통해 방 안쪽 맞은편의 창문을 가만히 응시한다. 요란하게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왕끼리 한 판 붙은 모양이다.
“구경 갈래?”
“관전… 말씀이세요?”
“응.”
“구경하다가 휘말리고 싶지 않아요. 바알님께서 저한테 다치면 호되게 혼낼 거라고 하셨거든요.”
“그렇게 속 좁아서야 어디 쓰겠어? 가자.”
“에엣?”
마계에서 내게 선택권이란 없다. 아주 가끔 있을 때도 있지만 그건 무지 특별한 경우뿐이다.
세일마글레님의 손에 이끌려 워프를 통과했다. 성 앞이 벌써 난장판이 됐다. 성의 정문으로 이어지는 큰 도로는 가운데가 운석이 낙하한 것 마냥 넓고 깊게 파였다. 주변의 높고 거대한 조각상도 무사하지 못하다. 일부 부서진 것은 기본이고, 있었다는 흔적만 남은 채 완전히 박살난 것도 있다.
“과연 소름끼치네. 괜히 마왕이 아니라니까.”
마왕들의 마력을 느낄 수 있는 그녀는 두 팔로 제 몸을 감싸며 생생한 공포를 참는다. 이럴 때 나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다. 그들이 피 튀기며 싸우는 모습을 보며 심장이 벌렁 거리지만 마력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마족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있을 수 있다. ‘편한 마음’이라는 표현이 좀 억지스럽긴 하나,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표현이다. 동네 애들 싸움도 아니고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싸움을 보면서 말 그대로 마음이 편할 이가 몇이나 있을까. 두려움이 가장 먼저 심장에 와 닿을 수밖에 없다.
“바알이 덤벼드는 건 용서해도 네까짓 것이 개기는 건 용서 못해.”
벨제뷔트님의 목소리에 살기가 짙게 배어 있다. 내가 아는 마왕 루시퍼라면 멈칫 하거나 망설이는 모습을 보일 텐데, 오늘 그는 무작정 들이댄다. 눈에 뵈는 게 없는 무법자처럼 날뛴다.
“닥쳐. 고작 인간 하나에 휘둘리는 주제에.”
마왕 루시퍼가 할 만한 대사는 아니라고 본다. 그 역시 내게 당하기만 했지 날 이긴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해서는 안 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마왕에게 ‘인간에게 휘둘린다’는 실언을 하고 벨제뷔트님에게 ‘고작 인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유아 모드에서 마왕 모드로 변한 게 언젠데 일부러 화를 자초하다니 한심하다.
“루시퍼님이 드디어 정신줄을 놓으셨구나.”
세일마글레님은 세 명의 마왕이 대치하고 있는 하늘을 유유히 올려다보고 있다.
마왕 루시퍼는 오로지 자기가 다스리는 백성 밖에 아군이 없다. 그들도 자칫 잘못하면 바알님이나 벨제뷔트님에게 붙을 수 있다. 목숨은 소중하고, 기회주의자라는 족속이 마계에도 당연히 존재하니 말이다. 여하튼 마왕 루시퍼를 중심으로 바알님과 벨제뷔트님이 양 끝에 일직선상으로 위치해 있다. 바알님은 성 가까이서 성을 등지고 있고, 벨제뷔트님은 저만치서 성을 마주보고 있다.
세 마왕은 공중에 떠 있는데 지상에서도 싸움 소리가 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 보니 마왕 루시퍼의 비서 세 명과 벨제뷔트님의 비서 중 알바트로스님이 3대1로 대전 중이다. 아무래도 알바트로스님은 갑자기 사라진 벨제뷔트님을 찾으러 왔다가 일을 당한 것 같다.
“비서끼리 붙은 건가? 흐응-.”
과연 휴가 중인 세일마글레님이 움직일까.
“찬필 군은 확실히 무리일 테고 당연히 내가 가야겠지.”
분명히 즐거워하는 투다. 잔뜩 기대하면서 비서들의 싸움판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다시 말하지만, 세일마글레님이야말로 진정한 여전사다.
[구웅!]
하, 하늘에서 뭔가가 내 바, 바로 옆에 떨어졌다. 머리카락을 휘날릴 정도로 센 바람을 일으키며 묵직한 물체가 사선으로 낙하했다. 왼쪽에 지름 50cm짜리 홈이 깊게 파였다. 그런데 파괴한 흔적만 있지 파괴한 물체가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마법. 마왕 중 누군가의 마법이 이쪽으로 날아든 것이다.
<야, 너 왜 나왔어? 아니, 그보다는, 나왔으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거 아니야!>
텔레파시의 단점을 들자면 상대방의 우렁찬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바알님의 굉장한 성량에 뇌가 다 울린다.
“착하군. 나랑 같이 가줘야 겠어.”
순식간에 등에 소름이 끼친다. 마왕 루시퍼의 목소리가 내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의 손이 내 목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그의 손이 슬로우 모션처럼 다가오는 것 같고, 그를 돌아보는 내 머리도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이토록 숨 막히는 긴장감과, 모든 사고회로와 감각회로를 마비시키는 극도의 공포는 실로 오랜만이다. 생전에 몇 번 경험해 보지 못할 것을 이 젊은 나이에 겪다니 운이 좋다 할지 나쁘다 할지 모르겠다.
“누구 맘대로.”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잡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 한켠에서 반드시 원군이 와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피브리조님의 등장을 확인하고서야 다리가 와들와들 떨린다. 그는 나를 향해 뻗은 마왕 루시퍼의 손목을 꽉 쥐고 살기 충만한 눈으로 노려본다.
“인간에 홀린 멍청이가 또 있었지.”
“넌 그 입만 다물면 제 명에 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퍽]
피브리조님이 마왕 루시퍼에게 멋진 돌려차기를 날렸지만 마왕 루시퍼 역시 이름 값 좀 하는지라 제대로 막았다. 두 마왕은 서로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둔다. 나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몇 발자국 그들에게서 떨어졌다.
[쉬익]
검은 마기가 피브리조님의 오른손에 빨려 들어가듯이 모이더니 긴 창으로 현성된다. 순간 피브리조님의 창술 실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눈에 익은 것이 먼저 보이고 손에 익은 것이 먼저 잡힌다는데, 그도 무기 중에서 가장 능숙한 창을 구현화했다. 그가 창을 꺼내자마자 나도 모르게 몸이 떨린다. 그의 무시무시한 살기와 투기 때문일 것이다.
창을 든 피브리조님이 한발 한발 당당하게 걸어 나간다. 그에게서 뼈에 박히는 공포를 체험한 마왕 루시퍼는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두려움에 눈은 점점 커지고 동공은 점점 작아진다.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리고 현재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지 헷갈릴 것이다. 피브리조님과 맞붙어야 할지 이 자리를 피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마왕 루시퍼는 심리전에서 완벽하게 졌다.
“벨제뷔트와 바알이 봐주니까 네 놈이 잘난 줄 알았지? 착각도 정도껏 해.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해라. 이제 곧 내가 네 놈의 어리석음을 친히 자세하게 가르쳐줄 테니.”
어떻게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저런 대사를 할 수 있을까? 역시 카리스마는 타고나는 것이다.
“이야-. 피브리조가 화나면 진짜 장난 아니네.”
“네 놈이 할 소리냐?”
“난 그래도 살려둔다고. 피브리조는 확실하게 죽이잖아.”
돌연 나타난 벨제뷔트님이 바알님과 대화하면서 어깨동무는 내게 한다.
“난 가서 청소할 테니까 적당한 때에 말려라.”
“걱정 마, 걱정 마.”
청소란 아마도 성 내부에서 설치고 있을 마왕 루시퍼 쪽 마족의 제거를 뜻할 것이다. 장관급 마족들이 제각기 외부 사무로 자릴 비운 탓에 성 안을 지키는 마족은 그림자 속에 숨어 사는 것들과 사용인이 전부다. 마왕 루시퍼가 원정 차 끌고 온 녀석들이니까 깨나 전투 능력이 좋을 것이다. 지금 성 안의 마족들이 그들에게 대항하여 싸우는 건 무리다. 바라건대 그들이 쓰잘데기없이 설치지 않았으면 한다. 바알님의 화를 사봤자 좋을 것도 없지만, 그것보다는 내 입장에서, 후에 뒤처리할 것들이 늘어나면 잡무 때문에 피곤해지니 말이다.
[휙, 붕, 휙, 휙, 붕, 휙]
피브리조님이 긴 창을 스스럼없이 내리긋고, 한 번 휘둘렀다가, 두 차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내리긋고, 한 번 휘둘렀다가 다시 내려 그었다. 그의 기세에 눌린 마왕 루시퍼는 전의를 잃고 맥없이 서있었다. 그러다가 피브리조님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하자 피하는 동작 하나하나 엉성했다. 당당하게 소리치던 마왕 루시퍼는 어디 갔는가.
“벨제뷔트님.”
“왜?”
“처음부터 벨제뷔트님이 살기만 제대로 내뿜으셨으면 빨리 끝나지 않았을까요?”
“아-. 일부러 시간을 끌은 거야.”
벨제뷔트님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마왕 루시퍼를 빤히 쳐다본다. 정신이 쏙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계속되니까 그것도 지루하고 나름 짜증이 난다. 벨제뷔트님도 마찬가지리라. 마왕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건 역시 꼴사납다.
“처음부터 루시퍼 녀석이 꼬리를 말면 벌을 줄 수 없잖아. 벌을 내릴 구실을 만들려고 일부러 살살 상대했어. 바알도 조용조용했잖아.”
하긴, 먼저 힘으로 제압하고 보는 바알님이 웬일로 얌전히 상대하나 했다. 건수를 잡기 위해 일시적으로 성격을 죽이다니, 그것도 능력이다. 그릇이 크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아앗!”
깜짝 놀랐다. 벨제뷔트님이 짧게 소리 지르더니 벌써 피브리조님과 마왕 루시퍼 사이에 서있다. 벨제뷔트님이 맨손으로 피브리조님의 창을 붙잡고 있다. 정확하게는 날렵하게 잘 빠진 창날을 잡고 있다. 그가 막지 않았다면 마왕 루시퍼가 어떻게 됐을까? 죽지 않는다면 팔 한 쪽을 잃었을 위치다.
“자, 자. 앞으로는 내가 처리할 테니까 저쪽 비서들 좀 도와줘. 잔챙이들까지 맡느라 고생 중이라고.”
“세일마글레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으음. 부정 못하겠어. 어차피 이 녀석 처리는 내가 해야 하니까 이만 실례.”
벨제뷔트님은 그대로 의욕 제로인 마왕 루시퍼를 이끌고 사라졌다. 마침 성 밖도, 성 안도 전부 상황 종료됐나 보다. 아주 잠깐의 어지러운 쇼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은하수의 소설(Original) > 한달간의마왕보좌록(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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