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das Rhapsodie[랩소디] -프롤로그

★은하수★ 2009. 10. 21. 15:31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 군 중심, [오페라]가 무크로 군 중심, [교향곡]이 히바리 군 중심, [칸타타]가 고쿠데라 군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람보 군 중심입니다. --주의!! -- 20년 후 람보, 즉 25세 람보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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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Rhapsodie[랩소디]

 

-프롤로그

 

그리스의 수많은 아크로폴리스 중에 ‘스파르타’라는 곳이 있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정신 하에 지독한 군사훈련과 악독한 정치가 허용되는 곳이었다. 군사 학교에서는 우버딩테스 듀엘(unbedingtes Duell : 무제한 결투)을 졸업 시험에 넣었고, 정치 중에도 각각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 패거리에서 대표를 다섯 명씩 내보내어 운버딩테스 듀엘을 통해 정치 방향을 결정했다.

운버딩테스 듀엘이란, 다수의 경쟁자가 일정한 경기장에서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사투를 벌이는 살인 게임이다.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중에서 운버딩테스 듀엘을 정식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스파르타밖에 없었다. 대개의 국가는 공식적으로 불법으로 지정하는 마당에, 스파르타는 욕을 들으면서 무서운 결정을 내렸다. 강대국이니만큼 강행돌파가 가능했다.

‘힘, 힘, 힘’만을 주창하고 운버딩테스 듀엘을 인정하는 스파르타에서, 전 그리스를 공포에 몰아넣은 암살자가 나타났다. 스파르타에서조차 그 자를 잔인무도한 살인자로 낙인을 찍었다. 왼손에 세 개의 갈고리가 달린 아이언글러브를 끼고, 오른손에 날이 깊숙한 톱니형인 소드 브레이커(sword breaker)를 들고 다니는 거구의 남자. 전체적으로 덥수룩한 분위기인데다가 앞머리도 길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간혹 앞머리 틈새로 그의 눈동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직후 자신의 목숨은 그의 손에 거둬질 것이다. ‘람보’ 이것이 성인지 이름인지 별칭인지 알 수 없으나, 그는 자신을 람보라고 칭했으며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불렀다.

노예를 심하게 부리는 귀족은 사지가 찢겨 나가고 눈이 도려 나간 사체로, 매춘부는 입이 귓불까지 찢어지고 배가 파여 모든 장기가 갈기갈기 조각난 채 사체 위에 흩뿌려진 형상으로, 거짓된 사제는 뇌와 심장이 입에 처박힌 모습으로, 어느 날 갑자기 광장 한가운데에 출현한다. 사체 옆에는 사체의 피로 쓴 ‘RAMBO’라는 글씨가 검붉게 남아 있다. 이는 ‘람보 처형식’으로 불리며 모두의 경멸의 대상이 됐다.

그는 결국 아테나와 스파르타의 연합 공작에 당해 스파르타의 군수부에 잡혔다. 가슴의 심장 부근에 살인마를 칭하는 ‘T(테)’ 낙인이 찍히고 공개 처형 일까지 독방에 감금됐다. 공개 처형일 당일. 그는 사라졌다. 감쪽같이 사라졌다.

 

중세 유럽, 봉고레 백작의 영지에 세상이 무너질 만큼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다. 귀족사냥꾼 ‘백란’의 봉고레 백작 살해. 봉고레 백작의 영주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은 성별, 나이, 신분을 불문하고 백작을 존경했다. 악법이란 존재하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며, 솔선수범하여 일하는 모습에,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매사에 임하는 그의 모습에 감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백작이 죽었다. 프로이센 왕가 아래에서 최연소 기사단장까지 역임한 그가 귀족사냥꾼에게 살해당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아내를 지키고 25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봉고레 백작이 죽는 순간을 지켜본 두 쌍의 눈이 있었으니, 그들은 그 짧은 순간에 백작과 눈이 마주쳤다.

‘부디 아내와 아이를 지켜주십쇼.’

어느 날 갑자기 백작의 성에 나타난 우람한 체격의 남자와 연약하나 맑은 눈을 가진 여자. 그들은 백작의 은혜를 입고 한 달 후, 그에게 정식으로 고용된 지 일주일 만에 주군을 잃었다.

‘개입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끝까지 살아남아서 쿄코와 아이를 지켜주십쇼. 백란은 아이가 백작이 되면 또 다시 나타날 겁니다. 그 때 아이를 지켜줄 이가 필요합니다. 람보, 루체. 부탁합니다. 내가 아닌 내 아내와 아이를 지키는 것이 그대들의 사명입니다.’

봉고레 백작이 그들에게 내린 처음이자 마지막 명령이었다. 그들은, 정체도 모르는 자신들을 무한히 신뢰해 준 은인에게 반드시 그 명령을 완수하겠노라 맹세했다. 아직 체온이 식지 않은 시신을 안고서 한 번, 장례식장에서 한 번, 백작의 아들이 무사히 태어난 후 백작의 무덤 앞에서 한 번, 백작의 유언을 곱씹으며 맹세했다.

“융어 헤어(der junge Herr : 도련님)께서 7살이 되는 날, 백란이 나타날 거야.”

“융스(Jungs : ‘소년’의 속어)가 태어난 날 그런 재수 없는 예언을 해야겠냐?”

람보와 루체가 티격태격하며 복도를 걸어갔다. 선 봉고레 백작의 무덤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두 분, 어디 계셨습니까? 쿄코님께서 찾으십니다.”

시녀 한 명이 숨을 헐떡이며 그들에게 달려왔다. 그런데 그 시녀는 람보를 보자마자 몸을 움츠리며 길을 비켜섰다. 눈을 살짝 덮은 앞머리 사이로 흑갈색 눈동자가 보이는데, 마치 맹수와 같아 절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심성이 착한 사람이거늘 겉으로 보이는 것은 건달이나 망나니 같아서 친근감 있게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라우 봉고레(Frau Vongola : 봉고레 부인)도 참 대단해. 몸을 푼 지 몇 시간 안 됐는데 벌써 업무를 시작하고 말이야. 출산을 핑계로 며칠 쉬어도 괜찮잖아.”

람보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루체도 공감한다는 듯이 쿡쿡 웃었다.

“어머니는 강하기 때문에 뭐든 할 수 있지.”

“흥. 그렇게 말하는 작자가 제 딸은 안 찾고 여기에 죽치고 있는 거야?”

“애석하게도 아리아가 있는 곳은 벌써 알아냈어.”

“너…….”

람보는 검음을 멈췄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커다란 모자가 한없이 무거워 보일 만큼 슬픈 얼굴이었다. 허탕을 칠 때마다 씁쓸해하는 얼굴을 봤지만 이번엔 그 깊이가 차원이 달랐다.

“아리아는…… 지금 백란의 부하야. 난, 내 손으로……. 내 손으로 내 딸을 죽여야 할지도 몰라.”

“할지도 몰라? 흐응-.”

람보의 입에서 피식하고 바람 새는 소리가 났다. 루체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모자를 아래로 푹 잡아 내렸다. 그녀는 코까지 완전히 덮인 상태에서 그의 팔을 떨쳐내려고 안간 힘을 썼다. 하지만 그의 팔뚝이 그녀보다 두 배나 두꺼워서 그녀의 발악으로는 조금도 어찌할 수 없었다.

“이봐, 마녀. 딸을 찾는 일을 도와달라며. 그것 때문에 날 여기저기 끌고 다녔잖아. 최고의 예언자가 ‘할지도 몰라’라고 말하질 않나. 이 람보님을 기죽일 만큼 마법에 능통한 주제에 그딴 썩은 얼굴을 하질 않나. 뭐, 난 상관없지만 프라우 봉고레 앞에서도 그 면상 들이대지 마라.”

그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친 다음에 먼저 백작 부인에게 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모자를 위로 올렸다. 그리고 혼자 싱긋 웃더니 그를 뒤따라갔다.

봉고레 백작가에 귀여운 후계자가 태어난 그 날, 겨울이 다 지난 따뜻한 봄이었고 사방 천지가 향내음으로 가득했으며 평화만이 영지에 담뿍 채워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사내아이의 출생을 입에 담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이 아는 진실은 ‘봉고레 백작 부인을 꼭 닮은 메드쇤(Mädchen : 아가씨, 혹은 Jungfrau[융프라우] : 소녀, 처녀)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태어났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