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das Nocturne[녹턴(야상곡)] -제4춤

★은하수★ 2010. 1. 21. 14:53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야마하루 NL커플이 기본입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 군 중심, [오페라]가 무크로 군 중심, [교향곡]이 히바리 군 중심, [칸타타]가 고쿠데라 군, [랩소디]가 람보 군 중심이었다면, [녹턴]은 야마모토 군 중심입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6. 이번 편은 커플을 설정하면서도 절대 로맨스가 될 수 없는, 그렇다고 판타지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한, 코믹도 어정쩡한, 장르를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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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춤

그녀의 미소만큼 아름다운 건 없다고 확신했다. 방랑의 생은 끝나고 행복한 나날만이 남았다고 자신했다. 이 모든 것을 무참히 부숴버린 진실은 갑자기 들이닥친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천천히 구속의 사슬을 조이고 있었다.

“세계 3대 카니발이라 불릴만 해.”

사람들은 범상치 않은 화려한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오색 전구가 수많은 장식품을 돋보였다. 가게마다 문전성시였고 구석진 골목마저 시끌벅적했다. 평화를 가장하기 위한 카니발 치곤 완벽했다. 아니, 반대로 말했다. 즐거운 카니발 속에서 무시무시한 일이 수십 가지나 일어나는 법이다. 평화를 악용하는 어둠의 무리는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나 존재한다는 필수 법칙이 여기라고 예외일 순 없는 것이다.

타케시는 마스터 리본에게 받은 의뢰서를 다시 확인했다.

「밀피오레의 보스를 제거할 것

의뢰인 - 봉고레 」

“의뢰인이 아니라 의뢰 집단이겠지.”

그의 옆에서 성냥을 들고 대기하고 있던 인형이 의뢰서를 태웠다. 골목 깊숙한 곳에서의 조그만 불은 카니발의 화려함에 가려져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았다.

봉고레의 의뢰는, 솔직히 말해서, 억지였다. 밀피오레는 그 도시에서 가장 많은 선행을 베풀고, 온갖 질서를 바로잡는 조직이다. 뒷세계에서는 필요악과 같은 조직이기도 하다. 타케시도 밀피오레 덕분에 이득을 얻은 적이 수차례 있다. 역시나 필요악에 속하는 봉고레는, 밀피오레가 라이벌이기 때문에, 눈엣가시라는 시답잖은 이유로 보스 암살을 의뢰한 것이다. 거절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마스터 리본이 일부러 부탁한 일이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한 번 받은 의뢰는 절대 무르지 않는다. 일단 수락한 의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사시킨다. 그는 이 신념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하루한테 잔소리 들을 지도 몰라. 자기 말 안 들었다고.”

하루는 밀피오레 소속이 아니다. 그녀도 그저 임시로 고용된 용병이다.

“왜 그 때, 하루를 붙잡지 못했을까?”

타케시는 자신의 오른손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자기 곁에 있는 인형에게 말을 걸었다. 인형은 조용히 그의 등을 다독여줬다. 타케시 스스로가 자신에게 해줄 위로의 말을 못 찾고 있으니 그의 인형도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그에게 마을에서 나가지 말라고 했을 때, 그녀의 정체에 대해 조그만 의심이 생겼을 때, 그도 그녀를 붙들었어야 했다. 마을에서 나가지 말라고, 자신과 부딪힐 일을 하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다. 그런데 스스로 눈을 닫고 그녀를 보지 않으려했기에 그녀를 말리지 못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했다.

“어쩌면 마음 한 곳에서, 달빛 아래에서도 그녀를 보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를 보내준 걸지도 몰라.”

“대단한 자기 합리화네요.”

칠흑의 로브를 걸친 하루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나타났다. 진짜 그녀가 아니라 사령술을 응용하여 만들어 내 그녀 자신의 사령이었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사령’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저것을 따로 칭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여하튼, 그것은 육체가 없기 때문에 부분부분 형상이 일그러졌다.

“내가 아는 하루는 밝게 웃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성녀처럼 빛나는 여자야. 이렇게 음침하지 않아.”

“지독하게 미안하지만 제가 미우라 하루에요.”

“‘지옥의 문지기’라 불리는 사령술사일 뿐, 내가 사랑하는 하루가 아니야.”

“그 여자를 제가 죽였다면?”

“그럼 난 ‘야마모토 타케시’ 청년을 죽여야지.”

어느 한 쪽도 상대방의 발언에 동요하지 않았다. 좀 더 독하게 상대를 내리 누르려고 조용히 발악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확실히 타케시가 밀렸다. 차가운 말투와 눈동자가 없는 회색 눈. 이 모든 것이 그의 심장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부여잡았다. 숨을 쉬기 힘들만큼 심장이 욱신거렸다.

“‘미우라 하루’가 죽기 전에 당신에게 남긴 말이에요. ‘밀피오레에 절대 손대지 말아요. 봉고레가 노리는 건 밀피오레가 아닌 당신의 파멸이에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혼자 봉고레 본부로 잠입한 히바리 쿄야를 구하는 거에요.’ 난 분명히 그녀의 말을 당신에게 전했어요.”

하루의 불완전한 사령이 어둠과 동화되듯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심장의 통증도 없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2년 전.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유명 해결사들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생겼다. 야마모토 타케시, 히바리 쿄야, 미우라 하루. 타케시와 쿄야는 원래 알던 사이지만 하루는 그들과 스쳐 지나간 적도 없는 생초면이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그들을 극지방 결맹의 동굴로 부른 장본인이 나타났다. ‘사와다 츠나요시’라는 이름의 봉고레 보스였다. 20대 초반의 그는 15살 어린 나이에 보스가 되고 수많은 전설을 남겼다. 세 명의 해결사들도 그를 익히 알고 있었고 한 번씩 개별적으로 그에게 임시 고용된 적도 있었다.

동굴의 스산한 분위기를 배경 삼아, 동굴의 신비로운 어둠을 벗 삼아, 봉고레 보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의뢰사항을 구전(입으로 직접 전달함)했다. 세 명의 해결사는 어처구니없는 의뢰를 거절했다. 그들은 한 번의 만남으로 그와 친분을 돈독히 다졌기 때문에 그의 성격, 됨됨이 등을 잘 알았다. 그래서 이 두 번째 만남에서 허물없는 말투로 그를 달랬다. 하지만 이미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결국, 해결사들이 그의 고집 앞에 무릎을 꿇었다.

봉고레 보스의 의뢰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마스터 리본과 그의 동업자 겸 보스의 부친인 사와다 이에미츠였다. 조금은 무모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의뢰였기에, 그 일에 뛰어든 이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최대 역량을 발휘해야 했다. 심지어 의뢰자 츠나요시도 전력을 다했다.

의뢰는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후유증이 있었다. 츠나요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던 타케시가 정통으로 로쿠도 무크로의 공격을 맞은 것이다. 환각계 공격이라 육체에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기억이 일부 왜곡되어 버렸다. 최근 기억, 세 명의 해결사가 처음 모인 시점부터 기억이 완전히 지워진 것이다. 그리고 하루를 연인으로 인식하고 츠나요시를 은인으로 인식했다. 죽마고우 쿄야만을 온전히 인식했다.

불쌍한 청년을 위해, 의뢰가 끝났음에도 해산하지 않고 ‘평화로운 삶’이란 이름의 연극을 시작했다. 이제 보스를 빼돌린 작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한 봉고레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로인해 2년간의 연극이 막을 내렸다.

“후우-.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모든 기억이 돌아온 타케시는 왼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다들 이 못난 인간 때문에 사서 고생했단 말이지?”

봉고레의 수상한 낌새를 알아챈 마스터 리본이 하루, 밀피오레 조직과 결탁하여 타케시 기억 되돌리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작아 보이지만 타케시에게는 큰 정신 충격 요법이었다.

“크크큭. 봉고레만큼 보스에게 목매는 조직도 없을 거야. 안 그래?”

타케시는 뒤로 돌아서 그의 친구와 시선을 맞췄다. 이미 등신대 인형 군단을 등 뒤에 배치하고 만발을 준비를 마친 쿄야는 적나라하게 살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막 원래대로 돌아온 주제에 입만 살았어.”

“뭐, 2년 동안 편안하게 쉬었으면 됐잖아. 실은 너도 캬발로네 후작가에서 편-하게 살았잖아.”

쿄야가 ‘바보’라고 부르는 캬발로네 후작가 도련님-디노 캬발로네-도 연극에 가담한 배우였다. 그리고 2년간 쿄야에게 질 좋은 숙식을 제공한 최대 스폰서이기도 했다. 지루한 일상을 타파하고픈 마음에 마스터 리본의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어떻게, 제대로 만족했나 모르겠다.

“호오? 기억이 돌아오니까 두뇌 회전이 빨라진 거야?”

“눈에 보여. 그나저나, 봉고레 녀석들, 사와다 츠나요시가 밀피오레에 있단 걸 어떻게 알아냈대?”

“우연이야. 츠나요시가 일광욕하러 잠시 나갔다가 크롬 도쿠로랑 마주쳤다더군. 지금와서 새삼스럽지만, 그도 은근 맹하잖아.”

“그답게 들켰네.”

타케시는 가볍게 볼을 긁적였다. 너무 그답게 들통 나서 인지 허무하지도 않았다.

오늘 밤의 진짜 임무는 ‘밀피오레 본부로 쳐들어오는 봉고레 일당을 저지할 것’이었다. 타케시는 기억이 되돌아온 한 순간에 모든 것을 파악하고 진짜 적을 향해 전투 준비를 했다.

「절 납치해주세요.」

2년 전, 사와다 츠나요시의 의뢰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반강제적으로 어린 나이에 보스가 되고,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들 속에서 그런 것만 보며 산 그가, 일생일대 중요한 결정을 했다. 타케시와 그 외 수 명의 해결사들이 그의 의뢰를 받아들였고, 그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보수로 무려 평화로운 삶을 받았다. 이만하면 애프터서비스를 기꺼이 내주기에 충분하지 아니한가.

밀피오레가 주최하는 축제가 끝나간다. 밤이 깊어가고 새벽이 밝아온다. 사람이 없는 거리는 간간히 동물소리만 들린다. 도시 한 구석, 어둠이 지지 않는 곳에 봉고레 일당이 반 시체가 되어 몰려있다. 밀피오레는 어느 누구도 손쓰지 않았다. 오로지 사와다 츠나요시가 고용한 자들만이 이 조그만 전투에 나섰다. 타케시에게 정신적 치명상을 입혔던 무크로도 오늘 만큼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못하고 이리저리 밀리기만 했다.

사와다 츠나요시는 봉고레의 손에 닿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먼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타케시 등 해결사들도 그곳으로 연극 무대를 옮겼다. 평화로운 삶 그 두 번째가 될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