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소설(Original)/Mutation-Kimera(리메이크)

Mutation - Kimera : 제 6 각성 ⑦

★은하수★ 2010. 4. 7. 17:20

새 학기. 길드 업무가 점점 복잡해지는 마당에 학교에 나가야 하는 현실이 저주스러웠다. 자퇴는 절대 안 된다는 길드원들의 강력한 주장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등교했다. 민이 챙겨준 종이(시간표) 덕분에 책가방이 적당히 빵빵했다.

“오늘 학교에 전학생이 두 명이나 온다더군요. 다 저희 학년이래요.”

전학이야 흔한 일이니 시아는 민의 말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득 교내에서 낯익은 마력을 감지했다. 펜타곤을 통솔하는 자. 장미 마녀 플루였다.

“인간 순종이 득실대는 곳에 볼 일이 있다면 딱히 좋은 일이 아닐 텐데.”

“네?”

“너도 눈치 챘잖아.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까 준비하고 있어.”

“Ja, Für Sie, meine Boß."

교내에서 키메라는 시아와 민을 제외하면 선도부 담당 교사 한 명이 끝이었다. 그들은 펜타곤을 알아보는 키메라의 본능으로, 플루가 나타나자마자 그녀의 등장을 알아차렸다. 펜타곤이 순종의 땅에 나타나는 경우는 대개 그 순종을 말살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라, 키메라들은 펜타곤이 출현한 것만으로도 생존 경보를 본능적으로 발동한다. 순종들은 펜타곤이 눈에 보일 때까지 그 존재를 감지하기 매우 어려워서 십중팔구는 펜타곤에게 당하고 만다. 그러니 교내의 키메라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전학생 중 한 명이 우리 반이래.”

“둘 다 여자라면서?”

“끝내주게 예쁘던데?”

“하긴. 신 수진도 예쁘긴 하더라. 중학교 땐 별 거 아니었는데.”

반 아이들이 전학생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성격 급한 몇몇이 몰래 교무실에 갔다 온 것이다. 시아는 반갑지 않은 이름이 나오자마자 민보다 먼저 무리에 끼어들었다.

“신 수진이 전학 왔다고?”

“시아님!”

“깜짝 놀랐어요. 언제 오셨어요?”

학생들은 뒤로 물러나거나 옆으로 이동하는 등 시아를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시아는 굳이 그 자리를 받지 않고 선 채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민도 시아의 오른쪽에 서서 대화에 참여했다.

“지금 말하는 신 수진이 예의 그 아이야?”

“네. 윗동네를 휘어잡던 그 신 수진이에요. 똑똑히 봤어요.”

“작년에 자퇴했다더니 학년 편입 형식으로 울 학교에 온 모양이더라고요.”

“시아님 천하가 된 후에 뒷골목에서 아주 사라졌다는데, 에스테틱이라도 다녔나 봐요. 얼굴이랑 몸매에서 광채가 나요.”

“싸움은 그만 두고 미모로 나가겠다는 거지. 그래도 시아님은 못 이겨.”

민이 고개를 돌리고 키득키득 웃었다. 키메라가 되고 플러스의 영향으로 오리지널의 외모가 변한 것을 에스테틱에 다녀서라고 생각하다니 어리석어 보인 것이다. 게다가 객관적으로 매력적이라기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마력이 작용하는 거라, 다들 그 마력에 속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일단, 민도 플러스는 수진과 같지만 오리지널일 때는 플러스의 힘을 숨기는 편이라서, 뱀파이어의 이성 홀리기 마력에 인간 순종이 어떻게 반응할 지 흥미도 생겼다.

“그 앤 몇 반이래?”

“3반 이래요.”

“그래?”

시아는 생긋 웃는 중에 인간으로 변한 플루가 그녀의 반을 지나치는 것을 복도쪽 창문을 통해 발견했다. 플루는 일부러 시아의 시선을 끌면서 가소로워하는 표정으로 도발했다. 시아는 입술 근육조차 움찔거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리고 팔꿈치로 민의 옆구리를 툭 쳤다.

“왜 그러세요?”

“있다가 3반에 가자. 오랜만인데 인사 정도는 해야지.”

“신 수진이 여기에 와야지 왜 시아님이 가세요?”

“시아님은 여기서 기다리세요. 저희가 데려올게요.”

학생들이 두 눈 부릅뜨고 바들바들 열을 올렸다. 마치 수진이 벌써부터 시아를 찾아오지 않고 무례하게 구는 것처럼 분노했다.

<보스. 일부러 그러신 거죠?>

<학교에서의 위아래를 확실하게 가르치려고.>

<평소엔 여왕 대접이며 ‘시아님’ 호칭을 싫어하시더니.>

<싫어하는 권력을 쓰면서까지 짓밟고 싶은 녀석이라서.>

<신 수진 자체가 관심 밖 아니었어요?>

<가디안스에 대해서도 소울테이커급인 나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를 보자니 화가 치밀어 오르잖아. ‘미인’ 전학생 등장에 간만에 학교가 시끄러워질 것 같기도 하고. 재밌는 놀이감은 덥석 물어주는 게 예의지.>

<저도 끼죠.>

<좋은 자세야.>

시아와 민은 반 아이들에게 웃는 낯을 보이면서 텔레파시로 바쁘게 대화했다.

전학생 이야기로 교실 안이며 복도며 학교 전체가 시끄러웠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미인이었다. 신 수진은 중학생 시절부터 유명했던 인물이라서 ‘예뻐졌다’는 반응 말고는 별 호응이 없었다. 미지의 미인에 대해서 교실 안이 기대에 차올랐을 때 담임교사가 화제의 전학생을 데리고 교실로 들어왔다. 빛나는 외모는 남학생들의 함성을 불러 일으켰다.

“보스.”

“으응.”

인간의 모습을 한 장미 마녀였다. 시아와 민은 서로 옆자리라서 작은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을 실어서 짧게 주고받았다.

“독고 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허리를 숙였다가 펴는 것에 맞춰 검고 긴 윤기 나는 머리칼이 찰랑거렸다. 남학생들은 ‘오오오오-’ 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여학생들도 ‘와-’ 하고 감탄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성별불문 이목을 끄는 외모였다.

<원래 장미 마녀가 예쁘긴 하지.>

<신 수진이 예뻐졌다는 말. 오늘 안에 싹 들어가겠는데요?>

<살육을 즐기는 점만 빼면 본성도 썩 괜찮은 편이라서 일약 스타가 될 거야.>

<보스의 입지가 흔들리겠어요.>

<그 귀찮은 입지. 장미 마녀가 가져가면 대 찬성일세.>

<그러실 줄 알았어요.>

순간, 플루와 눈이 마주쳤다. 시아는 그녀의 미소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했다.

“안녕, 린. 여기에 전학 온다고 미리 얘기해 주지 그랬어. 환영회라도 준비하게.”

“깜짝 놀래켜주려고. 끝까지 모른 척 할 줄 알았는데 먼저 말 걸어줘서 고마워.”

“독고 린을 상대로? 무시했다간 뒷일 감당 못하잖아.”

“어머. 천하의 시아님이 뒷일도 걱정해?”

반 전체가 기존 아이돌과 신 아이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읽었다. 하지만 금상첨화라고, 둘이 사이가 나쁠 지라도 빛나는 존재가 늘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모쪼록 잘 부탁해. 시아님.”

“그건 여기 애들한테 해야지.”

“어머. 그런가?”

<너까지 그 호칭 쓰기냐?>

<왜? 난 좋은데. 이래야 위화감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잖아.>

<넌 안 써도 돼.>

<싫어. 이게 좋아.>

플루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시아가 포기했다. 그녀는 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장미 마녀가 뭐래요?”

“계속 시아님이라고 부르겠대.”

시아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 플루에게 집중하고 있어서 시아는 마음 푹 놓고 우울한 표정으로 신세 한탄 할 수 있었다. 한숨만 연거푸 내쉬고 민에게서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어깨 아파요.”

“이 정도는 참아, 약골.”

화풀이, 아니 한풀이 상대가 민으로 확정됐다. 민은 난처해하면서도 웃는 낯을 유지했다.

전학생 질문 타임이 끝나고 오전 수업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쉬는 시간마다 다른 반 학생들이며 타 학년이 몰려와서 조용할 새가 없었다. 플루는 이 상황을 즐기면서 시아 옆에 꼭 붙었다. 그리고 ‘시아님과 아는 사이’라는 것을 확실히 어필했다. 모두들 ‘역시 시아님은 인맥도 경이롭다’며 전학생의 미모를 감탄한 후에 시아를 칭송했다. 플루의 친위대가 생기기는커녕 시아의 자위가 굳건해진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에 겨우 시간을 내서 옥상에 올라갔다. 플루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 뒤쫓아 왔다.

“대체 뭘 꾸미는 거야?”

“상당히 직설적이네.”

플루는 흘러내린 머리칼을 우아하게 뒤로 넘겨서 귓등에 걸쳤다. 가벼운 미소는 여전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진 시아가 어느 정도의 그릇인지 직접 알아보려고 왔어.”

“차라리 길드에 들어오지?”

“그러면 다들 날 알아보잖아. 날 모르는 자들 속에서 진 시아의 평소 생활을 알고 싶은 거야.”

“하-. 학교에서 거짓되게 사는데 무슨 헛소리야.”

계속 폐 속에 숨겨온 깊은 숨을 한 번에 길게 뿜어냈다. 펜타곤을 적으로 두는 어리석은 짓은 하고 싶지 않지만 경계할 필요는 반드시 있었다. 게다가 가장 속을 알 수 없고 무스펠 실험을 연구 중인 플루다. 순종을 죽도록 싫어하는 펜타곤이 순종들과 섞여 사는 것 자체마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세계의 질서를 주장하는 존재니까 순종을 무분별하게 죽이지는 않아도, 본인의 기분을 거스르면 무참하게 쓸어버린다. 시아는 이 시한폭탄을 학교 안에 방치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펜타곤으로서 사고는 안 칠게.”

“응?”

시아는 머리가 지끈거려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다가 손을 살짝 떼고 플루를 노려봤다. 무표정의 대명사가 정말 순수하게 소녀처럼 웃고 있었다.

“뭐냐? 그 한심한 표정은.”

“난 네 편이 되려고 온 거야. 그런데 이 미모 때문에 조용히 지내기 그른 것 같아. 이 정도 소동은 괜찮지?”

“그런 건 신경 안 써. 내 편이 된다니? 만날 장난감이라고 부르더니 관리하러 온 거야?”

“얘가 많이 비뚤어졌네. 다 페라이 탓이야.”

플루는 팔짱을 끼고 눈을 아주 약간 찡그렸다. 시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 하고 손을 탁 쳤다. 플루가 다른 펜타곤에게 시아는 자신의 장난감이라고 말한 적은 있어도, 시아에게는 그녀를 직접 장난감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언제나 페라이가 근처를 얼쩡거리면서 장난감이라고 불렀다. 시아는 뻘쭘한 마음에 화제를 돌렸다.

“무스펠 실험은?”

“포기?”

인간-악마 소울테이커급 키메라는 순간 울컥했지만 속을 가라앉히고 어조를 조절했다. 다양한 녀석들을 상대하다보니 인내력이 차근차근 늘었다.

“어째서 끝에 물음표가 붙는데?”

“글쎄. 그러면 중단?”

“이보세요.”

“신도 손대지 못하는 태초의 영역은 역시 어려워. 대자연이 헬에게만 허락했는지 도저히 안 되더라.”

장미 마녀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무표정이긴 해도 허공을 응시하는 눈은 허무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아는 일단 의심하지만, 사실일 것 같다는 직감 때문에 더 묻지 않았다. 무스펠 실험에 대한 걱정은 접어도 될 듯했다.

“으으. 내가 얼음의 대지에 다녀온 수고는 어떻게 보상할 거야?”

“내가 가랬어? 자기가 멋대로 저질러 놓고 왜 나한테 그래. 진귀한 동료도 얻고 신의 보물도 얻었으면 충분하잖아.”

지당한 말씀을 맞받아칠 수 있으랴. 시아는 플루의 시선을 피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네 편이 되려고 온 거야. 크루세이더의 제 10기사가 제 11기사의 일에 가담했다는 정보를 얻었거든.”

길드 크루세이더의 제 11기사면 알프레드 파트만이다. 요새 길드 가디안스를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서 주변 인물을 타깃으로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가디안스의 제 4천왕이 에버른에서 그와 연 호우를 상대하는 동안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역습할 줄이야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가담자는 제 10기사 신 수진. 그녀의 타깃은 시아의 주변 인물일 게 분명했다.

“신 수진 정도는 나 혼자서도 충분해. 녀석이 어떻게 애들을 꼬시고 괴롭히든 내가 못 막을 것 같아?”

“에덴 일이랑 가루다 일족의 일만 해도 감당하기 힘들 텐데 이런 우스운 일까지 직접 해결하려고?”

“뒷조사했어?”

“설마. 에덴의 속 뒤집히는 일은 페라이가 울며불며 사정해서 싫어도 알게 됐어. 그리고 가루다 일족 건은 웬만한 놈이면 다 아는 이야기잖아. 구체적인 사정은 몰라도 최근에 멜리사 공주를 습격했다니까 또 한 건 일어나겠다 싶은 거지.”

플루는 천연덕스럽게 시아의 아픈 곳을 쿡쿡 찔렀다. 도움의 손길이 생긴 것은 좋은데 하필이면 플루라서 영 내키지 않았다. 어쩌면 무려 플루라서 더 좋을 지도 모른다. 대가로 뭘 원할 지 전혀 감이 안 잡히지만 이왕에 생긴 호의를 거부하기도 아까웠다. 평소에 페라이하고만 충돌이 있었지, 플루하고 직접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속는 셈 치고 믿어볼까 싶었다.

“슈튀크 플루를 내가 무슨 수로 말려. 좋을 대로 해. 인간 순종 속에서 어떻게 지낼 지 걱정되지만.”

“설마 꼬마들을 진지하게 상대하겠어? 긴 삶에 유희를 가지려는 거야.”

시아는 뒷목을 긁적였다. 플루가 온화하게 나오니까 경계심이 점점 풀어졌다. 나쁘지 않으면 됐다고 생각한 시점에 옥상 출입문이 거칠게 활짝 열렸다.

“시아니이이이이이이이이이임!”

남학생 한 명이 용케도 시아를 찾아냈다. 아마 민이 가르쳐줬을 것이다.

“시아님! 빨리 내려오세요!”

한 명이 아니었다. 그 뒤로 서너 명의 남학생들이 들이닥쳤다. 그들 모두 머리로 피가 쏠릴 만큼 화가 나서 얼굴이 야차보다 무섭게 일그러져 있었다. 애타게 시아를 부르는 그 입에서는 불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

“신 수진, 그 미친 것이 류 민의 뺨을 때렸어요.”

“시아님 이름을 막 부르면서 자기한테 인사하러 안 온다고 망발을 했어요.”

“으아아악! 그 상 또라이! 시아님의 위대함을 개무시했다구요.”

시아가 무슨 일이냐고 묻기 전에 시끄럽게 고자질했다. 플루가 지적하지 않았어도, 수진이 말썽을 일으킬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딱히 놀랍지 않았다. 다만 민의 뺨을 때린 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민이 왜 신 수진한테 맞아?”

“시아님 말고 자기 옆에서 시중들라고 하는 걸 민이 거절했거든요.”

“시-중-?”

“그 년, 완전 미친년이에요.”

시아는 남학생들의 표현에 동의하기라도 하듯이 피식 웃었다. 감히 길드 가디안스의 제 1천왕한테 시중들라고 하는 배짱을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 그걸 떠나서 민은 공작급 뱀파이어다. 뱀파이어에게 있어 공작은 절대적인 최상위 계급으로서, 타 종족의 공후 차이와는 비교도 안 되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니 후작급 뱀파이어 수진이 감히 대들 수 있는 작위가 아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 위험한 말을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이다. 개념의 근간을 포기했는지도 모르겠다.

“금방 내려갈 테니까 먼저들 가 있어.”

“넵.”

“빨리 오세요.”

남학생들을 쿵쾅거리며 요란하게 내려갔다. 수진을 욕하는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걔 바보지?”

플루가 직접적으로 꼬집어냈다. 시아는 활짝 웃는 얼굴로 당당하게 긍정했다.

“응. 완-전 바보야.”

“가이스 공작가 뱀파이어가 불쌍해지는걸. 바보한테 실없는 소리나 듣고 뺨까지 맞다니.”

“그 바보가 민의 본성을 몰라서 그래. 가서 민이나 달래야겠다. 혼자서 속으로 화 삭히느라 애먹고 있을걸.”

시아가 계단을 내려가는데 플루가 그녀의 등에 찰싹 붙었다. 페리이가 할 만한 짓을 플루가 하니까 등에 소름이 쫙 끼쳤다.

“바보는 내가 상대해도 돼?”

“맘대로.”

플루는 허락 아닌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시아보자 앞서서 발랄하게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시아는 키메라를 지극히 사랑하는 펜타곤이 키메라를 괴롭힌다니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플루가 하겠다는데 딱히 말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수진을 플루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싶었다. 학교에서까지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건 사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