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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고찰 09 -샤먼킹 편

★은하수★ 2010. 4. 29. 10:50

짧은 고찰 09

-샤먼킹

 

 

  “작가, 나랑 싸우자!”

  샤먼킹이 처음 완결 났을 때 나의 반응은 이랬다. 이 때 난 중학생이었을 거다. 아니, 고등학생? 아, 고등학생이었구나. 아무튼, 구체적인 시기는 기억나지 않고, 그저 어정쩡한 오픈 엔딩을 보자마자 화가 치솟았다는 것만 뚜렷하게 기억한다. “하오랑 싸우러 갔잖아. 이제 안나도 갈 거잖아. 근데 이 완결은 뭐지?” 중간중간에 들어갈 비속어는 어른스럽게 빼겠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봤는데, 전 32권+진완결을 하루 안에 끝냈다.

  다행히 시간은 흘러 작가가 진완결(眞完結)을 냈다. 그야말로 진짜 완결. 만화책 두 권으로 나왔는지 한 권으로 두둑하게 나왔는지, 일본 출판 사정이야 안 알아봤으니까 난 모르고(우리나라에는 확실하게 안 들어왔다.) 그저 잡지 연재분을 챙겨봤기 때문에 진완결 편들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 정도는 안다. 요우는 끝까지 요우다웠고, 하오는 결국 다정함에 감화되었고, 어머니의 사랑은 역시나 위대했다. 교훈이야 뻔하지만, 하오의 어머니의 앞모습이 나와서 Good job, 전투씬이 화려해서 Good job 이었다. 다만, 5대 정령하고 합체하는 장면에선 열심히 웃어댔지만 말이다. 초자연현상을 그리는 만화가 점점 SF로 치닫는 모습이 어찌나 개그스럽던지. 그래도 본성을 잃지 않아 다행이다. 뭐, 배경이 현대니까 SF스러운 요소는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본성 자아를 잃은 만화는 테니프리로 족해. 더 이상 발릴 만화는 없겠지.)

  그나저나 요우와 안나의 아들은 이름이 ‘하나’다. 요우 이름을 ‘하오’로 개명했습니까? 아빠와 엄마의 이름을 한 글자씩 땄다면서. 뭐, 세세한 거 따지지 말자. 렌의 아들 멘은 보나마나 엄마가 X뭐시기 집단의 쟌느겠지. 은발에 붉은 눈을 가진 여성은 그 여자 밖에 없잖아.

  외모가 상당히 어른스러워진 전설의 다섯 용자들은 성격 빼고 어릴적 모습이 거의 없어서, 뭔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릴적 모습이 남은 어른은 위화감이 장난 아닌데, 작가의 성장관은 나랑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마지막에 어른 안나의 환상의 왼손이나 과격한 성격을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어째서 이걸로 귀결되냐?!)

  2001년에 샤먼킹 애니메이션을 방영했었다고 한다. 겨우 영상을 구했는데, 언제 볼 지는 미지수고, 본 후엔 반드시 짧은 고찰을 쓸 거라 예상한다. 뭐, 진완결 본 후의 애니메이션(65화 완결?) 감상은 색다르겠지.

 

 

2010년 4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