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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고찰 11 -Darker than Black~흑의 계약자~ 편

★은하수★ 2010. 7. 11. 15:01

짧은 고찰 11

-Darker than Black~흑의 계약자~

 

 

‘우민’이라는 단어가 있다. 우민을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린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어쩌면 명석한) 자도 있다. 그런데 우민은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서 ‘우’의 명찰을 달았을까? 아니다. 지배층이 긴 시간 공들여서 우민의 ‘우’를 키운 것이다. ‘알 필요 없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그런 건 없다’ ‘이것만 있다’ 우민을 양성하기 위한 주문 중 일부다. ‘Darker than Black~흑의 계약자~’에도 우민 양성 주문과 주문에 걸맞은 마법이 있었다. - ‘계약자는 없다’

진짜 하늘이 사라지고 별 하나가 계약자 한 명을 가리키는 가짜 하늘이 나타난 후로, 지배층은 ‘계약자’라고 하는 생물병기의 존재를 필사적으로 숨겼다. 기억소거라는 비인도적인 짓거리를 서스름 없이 하며, 합리적인 사고를 중심으로 남은 생을 사는 계약자들을 무기처럼 대했다. 그러면서 은밀하게 계약자를 몰살하기 위해 수많은 자본과 기술과 시간을 투자했다.

숨겨진 진실, 생명을 부정당하는 존재들, 두 개의 게이트, 가짜 하늘, 유성의 조각, 수많은 조직, 합리적, 감정적.

너무나 많은 키워드와 수백 수천 수만 수억의 생명이 위태로운 스토리와 존재의 소속이 부정확한 주인공. 내가 ‘Darker than Black~흑의 계약자~’에 반했던 것은 반전이 거듭되어도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 때문이 분명하다.(그래도 본인이 초자연현상과 초능력을 격하게 애정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들의 존재를 우민들에게 알려, 지식을 독차지하려는 지배층에게 대항하는 그들이, 애처롭고 사랑스러워서 더욱 감동에 빠진 것이리라.

타인이 인식해주지 않으면, 그것은 그 타인에게 있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無)’에 불과하다. 잊히고 무가 되는 것처럼 서글픈 일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조장하는 지배층이 있고, 그에 따라 유를 무로 본의 아니게 외면하는 우민이 있다.

 

 

2010년 7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