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L'arancione -9

★은하수★ 2010. 8. 13. 12:30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스토리에 대한 재해석 페러렐 팬소설입니다. 링 쟁탈전 전까지, 즉 무크로 편까지 되겠습니다.

2. 아마노 아키라 작가님이 데뷔 당시 그린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단편의 소재를 일부 가져왔습니다. 그런고로 '츠나요시 군의 누나'가 등장합니다.

3. 제목 L'arancione 란, '오렌지 색'을 뜻하는 단어로, 별 의미 없습니다.

4.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개그를 격렬하게 싸랑합니다.

5.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6.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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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거 참. 마피아가 사는 동네치고는 평화롭기 그지없군요.”

고쿠요 중학교의 교복을 입은 학생 세 명이 나미모리에 나타났다. 그들은 흥미 없는 듯한 눈으로 나미모리 일대를 대충 둘러봤다. 한 동네를 접수하려는 뒷골목 세력 치고는 머리수가 많이 부족하고, 단순히 이웃 마을에 놀러온 것 치고는 살기를 필요 이상으로 내뿜었다.

“어-이. 빈디체 탈옥범들-.”

얄궂은 말투. 여자 치고는 약간 낮게 깔린 목소리. 고쿠요 중학교의 교복을 입은 세 명의 행인이 이에 반응을 보였다. 순간 눈매가 날카로워지고, 살기를 세 배 이상, 어쩌면 최대한으로 발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길바닥 위에서 그렇게 험상궂은 얼굴을 하면 주위 사람들이 의심할 거야. 표정 풀어.”

사와다 가의 장녀가 세 명에게 접근했다. 옛 친구를 만나기라도 하듯 방긋 웃고 있었다.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라운드 넥 민소매 셔츠에, 허벅지를 절반가량 덮은 숏 팬츠. 나는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녀는 히트맨이다. 양손이 비어있고 활동성이 좋은 옷을 입고 있을수록 ‘숨겨져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릴 어떻게 알고 있지?”

“켄, 우린 얼굴 팔린 지 오래야.”

모자와 안경을 착용한 소년이 머리카락이 부슬부슬한 소년을 뒤로 잡아끌었다. 그에 맞춰, 리더로 보이는 소년이 앞으로 나갔다. 여아와 1:1로 마주보며, 그녀에게 뒤지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숨기고 있는 것이 많은 미소였다.

“보통은 이름을 들어야 우리 정체를 알 텐데, 당신은 만난 적도 없는 우리를 첫눈에 알아보는 군요.”

“빈디체랑 정보를 거래했거든.”

“그 역겨운 이름을 내 앞에서 나불거리다니, 겁이 없군요.”

소년의 살기가 점점 여아의 주변 공기를 침식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실전에서 수없이 싸워오고 현장에서 일생의 70%를 보낸 타고난 힌트맨에게, 살기는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산소와 다를 바 없었다. 산소의 농도가 짙어지면 위화감을 느끼고 폭발 위험성이 오르는 것처럼, 살기 역시 짙어지면 주변 위기감이 오르는 것에 불과했다.

“너랑 나랑 정보를 거래하지 않겠어?

“지금 처음 본 당신과 말입니까? 빈디체와 관계있는 인물이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없애…….”

“봉. 고. 래. 패. 밀. 리.”

여아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을 천천히 또박또박 언급했다. 효과가 있었다. 세 명의 소년들이 전부 신경을 곤두세웠다.

“전 세계의 모든 마피아 조직을 깨부수고 싶잖아. 그 정점에 있는 봉고레 패밀리를 치면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부러 여기에 온 주제에, 내가 던진 밑밥을 안 주울 자신 있어?”

봉고레 패밀리에 소속되어 있는 히트맨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언행을 계속 했다. 눈을 여우처럼 낮고 얇게 뜨고서 입꼬리를 양쪽으로 길게 잡아당겼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간사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얇게 뜬 눈 속에 서슬 퍼런 살기가 있었다. 일부러 보란 듯이 내비친 살기였다.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기 딱 좋은 애매한 표정 밸런스. 이것은 심리교란용 표정이었다. 상대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신에게 어떤 손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을 때나 가능했다.

“쿠후후후후후. 당신이 원하는 건 뭐죠?”

“그건 나중에. 내가 필요할 때 널 찾아가지.”

거래가 성사될 듯한 분위기였다.

“무크로님. 이 녀석이 누군지도 모르잖아요, 뿅.”

“봉고레 소속일지도 모릅니다.”

‘무크로님’이라고 불리는 리더는, 뒤에 있는 동료들의 말을 듣고서 여아를 슬쩍 흘겨봤다. 그녀는 어느새 어린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가면 갈수록 진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당신은 우리를 아는데 우리는 당신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어떻게 신용하라는 거죠?”

“상대를 신용하면서 거래를 할 정도로 여유로워? 설마. 빈디체 괴물들이 너희를 잡으러 이미 일본에 들어왔는데 여유라는 사치를 즐길 새가 있겠어?”

“지금 그 말에 대한 신뢰도는?”

무크로 소년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공략불가 철의 요새 빈디체에서 탈옥이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것이 이 소년과 일행이다. 이들이 유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허나 두 번째 기적은 더더욱 불가능에 가까운 법. 추적자의 존재를 안 순간부터 거대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100%”

이번에는 여아가 모든 것을 초월한 무표정을 지었다. 그녀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무크로님…….”

안경을 낀 소년과 ‘켄’이라는 소년이 불안해했다. 빈디체에서 겪었던, 탈옥하면서 경험한 모든 것이 생생하게 전신의 신경을 자극했다. 이미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거래하겠습니다. 당신 말대로 사치를 부릴 처지가 아니니 말입니다.”

“현명한 판단이야, 로쿠도 무크로 군.”

여아는 오른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빈디체에서 추적 중인 ‘로쿠도 무크로’도 오른손을 내밀었다. 서로 손이 닿기 전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그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일을 저지를까봐 냉큼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에게 휘둘리는 것 같지만 빈디체로 돌아가느니 그녀의 광대가 되는 편이 나았다. 그리고 광대라 해봤자 봉고레 패밀리를 부술 때까지 잠깐이었다. 얼마든지 그녀의 장단에 놀아줄 수 있었다.

“봉고레 패밀리 10대 보스 후보가 사와다 츠나요시라는 건 알고 있지? 그를 가장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게.”

“쿠후후. 당신은 개입하지 않겠군요.”

“물론이지. 난 싸움 구경을 좋아하는 방관자라고.”

그 때 로쿠도 무크로가 어깨를 들썩이며 (그의 기준으로) 호쾌하게 웃었다. 다 웃은 후 그녀를 쳐다보는 눈에 불신과 살기가 서려있었다. 거짓말이면서 거짓말이 아닌 그녀의 심술을 꿰뚫어 본 것이다. 그러나 여아는 전혀 괘념치 않았다. 그가 그녀의 기대에 걸맞게 움직이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맘 편히 정보를 발설했다.

―랭킹 북 후타, 사와다 츠나요시의 주변 인물, 사와다 츠나요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르꼬발레노 리본.

이제 로쿠도 무크로 일행이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일의 향방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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