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L'arancione -11

★은하수★ 2010. 9. 5. 15:40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스토리에 대한 재해석 페러렐 팬소설입니다. 링 쟁탈전 전까지, 즉 무크로 편까지 되겠습니다.

2. 아마노 아키라 작가님이 데뷔 당시 그린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단편의 소재를 일부 가져왔습니다. 그런고로 '츠나요시 군의 누나'가 등장합니다.

3. 제목 L'arancione 란, '오렌지 색'을 뜻하는 단어로, 별 의미 없습니다.

4.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개그를 격렬하게 싸랑합니다.

5.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6.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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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츠나 형, 구해줘.>

하야토와 타케시가 각자 집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리본과 같이 집에 돌아온 츠나요시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쪽지를 발견했다. 이름이 적혀 있지 않지만 누가 쓴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부르는 방법이나 필체나 확실히 후타의 것이었다. 그런데 후타가 썼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후타가 쓴 것 같지 않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후타…….”

그러나 지금, 이 쪽지를 정말 후타가 쓴 것인지 신중하게 의심할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누가 어떻게 이 쪽지를 썼든 후타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저녁 6시. 조금 있으면 해가 질 거야. 얼른 찾으러 나가야겠어.”

“어디 있는 줄 알고 무작정 나가려는 거야?”

“유괴된 아이를 찾을 때, 애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찾아 나서는 게 아니잖아. 찾아 헤매면서 단서를 찾는 거야.”

“무능한 주제에 말은 잘 하는군.”

츠나요시와 리본은 서둘러 집을 나섰다. 뒤에서 저녁 먹기 전에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츠나요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어서 대답을 피했다. 게다가 지금은 후타를 빨리 찾아야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어린 소년이 혼자 고생하고 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욱신거리며 괴로웠다.

“누나는 왜 정작 필요할 때 안 보이는 거야?”

그의 목소리에 실망과 원망이 고여 있었다.

“그 녀석, 어젯밤에 집에 안 돌아 왔지?”

“응. 친구네서 자고 온다고 했어. 전화로.”

츠나요시는 누나의 외박 소식을 어머니 나나를 통해 들었다. 어머니가 누이와 전화통화를 할 때 마침 츠나요시가 어머니의 뒤를 지나가서, 저녁 식사 시간 전부터 누이의 부재를 알 수 있었다. 좀 더 확실하게 짚자면, 전날 방과 후부터 누이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누나도 히트맨이라더니 이상한 일에 휘말린 건 아니겠지?”

“얌전히 당할 녀석이 아니지만…… 그 전에 무모한 짓 자체를 안 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리본이 그렇게 말하니까 안심인데…….”

“지금은 후타를 찾는 일이 우선이다.”

“응.”

가정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가 모르는 새에 차곡차곡 쌓였다. 츠나요시는 어느덧 리본의 말에 토를 다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리본은 츠나요시를 향해 주먹이나 총구를 들이대는 일이 눈에 띄게 적어졌다. 사와다 가의 남매는 혈연지간이니 서로를 의심하지 않지만, 리본과 츠나요시의 누이 사이에 불신이 쌓일수록 리본과 츠나요시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리본은 이 아이러니한 관계를 최근에 문득 눈치 챘다. 조롱당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

“후타-! 후타-! 후-타-! 후타-!”

가로등이 켜지고 얼마 안 있어서 노을 진 하늘이 금방 어두워졌다. 짙은 감색 하늘이 점점 더 짙어져 검정색에 가까워졌다. 구름이 옅고 넓게 꼈는지, 달빛은 흐릿하게 보이고 별빛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가로등 빛이 닿지 않는 곳을 지나갈 때면 츠나요시와 리본이 온 신경을 곤두 세웠다.

나미모리 숲 근처에 있는 좁은 산책로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빛이 약한 가로등이 50m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기 때문에, 가까운 것만 겨우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이 어두웠다.

“이 늦은 시각에 교복을 입은 학생이 어슬렁거리면 불량 청소년으로 오해 받습니다.”

맞은편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짙은 어둠 속에 정체를 숨긴 듯했다.

“저기……. 혹시 7-8살 쯤 된 남자 아이 못 보셨나요? 갈색 머리에 연한 노란색 반팔 셔츠를 입고, 그리고 청바지는 너무 길어서 밑단을 접었어요.”

“글쎄요. 저는 여기에 오늘 막 나와서 당신 말고는 마주친 사람이 없습니다.”

―위화감. 츠나요시는 살 떨리는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어제 나미모리 상점가 근처에서 멍한 얼굴로 돌아다니는 한 소년을 봤습니다. 이름이 후타 델레 스텔레? 아마 맞을 겁니다. 신기한 소년이라서 기억합니다.”

“그 아이에요! 어느 쪽으로…….”

“거기 까지다.”

리본이 어둠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그것이 정답이었다. 츠나요시가 느낀 위화감과 한기는, 어둠 속에서 뻗어 나와 츠나요시의 목 가까이까지 다다른 날카로운 금속에 대한 경계심이었다. 리본이 츠나요시의 어깨에서 상대방이 내민 긴 것을 밟으며 뛰어내린 덕분에, 어둠 속 기습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

“네 놈이 로쿠도 무크로냐?”

어둠 속 존재는 대답 대신 쿠후후 웃으며 사라졌다. 인기척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동시에 긴장감도 사라졌지만 두려움은 남았다. 츠나요시는 하마터면 찔릴 뻔한 목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금속 고유의 한기가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리본. 후타는 그 사람이 데리고 있겠지?”

“확실해.”

“얼른 그 사람을 쫓아 가야해.”

“소용없어.”

사와다 가의 장녀가 등 뒤에서 나타났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 덕분에 그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깨끗했다. 부상당한 흔적은커녕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곳이 조금도 없었다. 평소의 태연한 자태 그대로였다.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난 거야?”

“어머 걱정했어?”

“누가 네 년 걱정 따윌.”

“있어야 할 것이 없으니까 조금은 걱정해도 되잖아.”

“죽어도 그럴 일 없을 거다.”

“너무해.”

리본과 여아는 마주치자마자 아웅다웅했다. 천성적으로 코드가 안 맞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협화음이었다. 츠나요시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두 사람을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누이가 무사하여 다행스러우면서 로쿠도 무크로에게 잡혀 있는 후타가 걱정 되어 안절부절 못하는 등 서로 안 맞는 감정이 동시에 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저기, 누나. 아까 그 사람을 쪼아가도 소용없다니, 무슨 뜻이야?”

츠나요시는 겨우 끼어들 틈을 찾았다.

“말 그대로야. 로쿠도 무크로를 쫓아가봤자 후타를 찾을 수 없어.”

“후타는 어디 있냐?”

“성급하긴. 내가 잘 데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

츠나요시는 드디어 진짜 안심하고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나 리본은 그녀를 탐탁지 않게 쳐다봤다. 그녀의 말에 거짓일랑 한 점도 없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로쿠도 무크로와 후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그녀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솟구쳤다.

사와다 가의 장녀는 리본의 낌새를 눈치 챘다. 원래 자신을 불신하는 상대가 더더욱 적대심을 드러내면 싫어도 알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그녀는 웃으면서 의연하게 넘어갔다. 도발에 일일이 넘어갈 정도로 단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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