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스토리에 대한 재해석 페러렐 팬소설입니다. 링 쟁탈전 전까지, 즉 무크로 편까지 되겠습니다.
2. 아마노 아키라 작가님이 데뷔 당시 그린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단편의 소재를 일부 가져왔습니다. 그런고로 '츠나요시 군의 누나'가 등장합니다.
3. 제목 L'arancione 란, '오렌지 색'을 뜻하는 단어로, 별 의미 없습니다.
4.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개그를 격렬하게 싸랑합니다.
5.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6.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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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최근, 나미모리 중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학생들이 하나 둘 외부의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아 병원에 차례대로 입원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범인이 자신을 찾아보라는 듯이 일부러 알짱거리는 느낌이었다.
사와다 츠나요시에게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일어났다. 자신을 잘 따르는, 랭킹북 소년 후타가 정신을 잠가버린 것처럼 멍-한 몰골로 나타났다. 츠나요시는 몇 번이고 후타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어봤지만, 후타는 몸을 바들바들 떨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츠나요시는 후타가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모두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 동안에는 사와다 오누이의 어머니(나나)가 후타를 돌봤다. 꼬마 히트맨들이 얌전히 말을 잘 들은 덕분에 후타에게 더 신경을 써줄 수 있었다. 츠나요시의 누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선도부의 쿠라사베도 당했대.”
나미모리 중학교의 교내 분위기가 점차 어두워졌다. 주먹을 좀 쓴다는 학생들이 차례차례 병원 신세를 지는 마당에, 남은 사람은 고쿠데라 하야토, 야마모토 타케시, 그리고 히바리 쿄야였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돼 가는 거야?”
“뭔가 무섭다. 7, 80년대 같아.”
학생들이 어수선하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드디어 하교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근처에 사는 학생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무모하게 호자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학생은 없었다. 있다고 하면 순찰 중인 선도부장 정도였다.
“네가 고쿠데라 하야토냐?”
“네가 야마모토 타케시지?”
츠나요시를 포함해서 다 같이 하교하다가 중간에 뿔뿔이 흩어진 하야토와 타케시. 이들의 앞을 각각 고쿠요 중학교 학생이 가로막았다. 첫 대면부터 무기를 들고 시비조로 접근했다.
“당신이 나미모리 중학교에서 가장 강한 히바리 쿄야죠?”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을 순찰 중이던 쿄야 앞에도 고쿠요 중학교의 학생이 나타났다. 간사한 미소를 짓는, 학생답지 않은 자였다. 쿄야는 쿠라사베에게 들은 것도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한 수상한 소년에게 적개심을 드러냈다. 톤파를 양손에 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눈초리였다.
위 학생들이 각기 심기 불편한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츠나요시는 드디어 후타에게서 로쿠도 무크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츠나요시는, 나미모리 중학교의 학생들 정보를 넘기고 만 후타를 오랫동안 공들여 달랬다. 후타는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하며 울다 잠들었다.
“리본. 기분이 이상해. 야마모토 군이랑 고쿠데라 군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후타의 랭킹에 의하면 다음이 그 녀석들 차례니까, 지금쯤 싸우고 있을 지도 모르겠군.”
“찾으러 가야겠어.”
“가서 싸우고 있으면?”
“도와줄 거야.”
“네가?”
“다치게 놔둘 수 없어.”
츠나요시는 후타를 자신의 침대에 눕혀 놓고 나서 밖으로 뛰어나갔다. 리본은 있어야 할 여아가 안 보여서 집 주변을 둘러보다가 뒤늦게 츠나요시를 쫓아갔다. 로쿠도 무크로가 나타났는데 사와다 가의 장년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다니, 예감이 안 좋았다.
“고쿠데라 군.”
무작정 달려 나간 츠나요시에게, 멀찍이 어렴풋이 자기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하야토가 보였다. 츠나요시는 가슴이 울컥 조여드는 것 같았다. 서둘러 하야토에게 다가가는데, 옆 골목에서 타케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역시 하야토처럼 깔끔하지 못한 행색이었다. 상처도 상처지만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썼다. 마치, 서툰 초짜 히트맨이 상대방의 피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뒤집어쓴 듯한 모습이었다.
“하하하하. 이렇게 마주칠 수도 있네.”
“야마모토 군.”
“정말 대단한 녀석이랑 만났어. 져서 분하긴 하지만.”
타케시가 산뜻하게 웃었다. 언제나 이 미소라서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츠나요시는 걱정스럽게 그를 쳐다봤지만, 하야토는 ‘칫’하고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하야토는 행운이든 악운이든 타케시와 거의 동시에 일을 당해서 불만이었다.
“다쳤으면 병원에 먼저 가야지, 왜 나란히 우리 집으로 오는 거야?”
“하하, 그러고 보니 그러네.”
“저는 형님께 보고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츠나요시는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복잡한 마음으로 한숨을 토해냈다. 일단 비틀거리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을 쉬게 해줘야 했다. 그래서 집보다 가까운 근처 공터로 데리고 갔다. 처음에 하야토와 타케시가 지금 당장 쉬어야 할 정도로 다치지 않았다며 그냥 자기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무리수를 뒀다. 결국 츠나요시가 ‘고집쟁이 바보들’이라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두 사람은 꼼짝없이 츠나요시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하야토와 타케시는 같은 벤치에 서로 간격을 두고 앉았다. 츠나요시는 그들의 정면에서 그들과 마주보며 섰다. 리본은 츠나요시의 머리 위에서 하야토와 타케시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들었다. 후타에게서 들은 것과 합쳐보면, 습격자들은 고쿠요 중학교의 교복을 입은 로쿠도 무크로 본인이거나 부하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리본. 로쿠도 무크로가 누구야?”
츠나요시가 리본을 머리 위에서 내려 하야토와 타케시 사이에 앉혔다.
“로쿠도 무크로?”
“아, 후타에게서 우리 학교 싸움 랭킹을 억지로 뺏은 녀석인데, 좀 위험한가봐.”
차마 타케시에게 ‘마피아’나 ‘히트맨’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었다. 츠나요시도 로쿠도 무크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그가 후타에 대해 아는 것을 보면 필시 마피아랑 관련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녀석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하지만 후타에게 접근하고 하필이면 나미모리 중학교를 타깃으로 삼은 건, 예삿일이 아니야. 정말로 노리는 무언가를 위해 포석을 여러 개 깔아놓은 듯해.”
리본은 진지한 듯 아닌 듯, 사태를 확신하지 못하는 눈을 낮게 내리깔았다. 리본도 실마리를 못잡고 있는데 나미모리 중학교의 삼총사가 어찌 알겠는가. 츠나요시의 초직감도 정보 부족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만 직시했다.
“다만……. 이 와중에 한 명이 돌연 사라진 건 우연인지 아닌지…….”
츠나요시가 리본의 혼잣말을 들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듯 한데, 일부러 모르는 척 순진한 바보 표정을 지었다.
“응?
“별 거 아니다.”
리본이 벤치에서 나려가 혼자 어디론가 아장아장 걸어갔다. 체형의 한계 때문에 조금 뒤뚱거리지만 정장에 길든 자세였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해 보였다. 츠나요시는 한참동안 리본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인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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