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L'arancione -13+에필로그

★은하수★ 2010. 10. 28. 16:11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스토리에 대한 재해석 페러렐 팬소설입니다. 링 쟁탈전 전까지, 즉 무크로 편까지 되겠습니다.

2. 아마노 아키라 작가님이 데뷔 당시 그린 가정교사히트맨리본 초기 단편의 소재를 일부 가져왔습니다. 그런고로 '츠나요시 군의 누나'가 등장합니다.

3. 제목 L'arancione 란, '오렌지 색'을 뜻하는 단어로, 별 의미 없습니다.

4.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개그를 격렬하게 싸랑합니다.

5.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6.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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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게 대체…….”

츠나요시는 별안간 제 손에 끼워진 벙어리장갑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예상외의 상황에 정도 이상으로 당황한 건, 그의 누이나 로쿠도 무크로도 마찬가지였다. 츠나요시가 멍 한 틈을 타 공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할 정도였다.

“츠나.”

리본이 츠나요시를 향해 그의 진짜 권총(레온이 변한 권총)을 겨눴다. 리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어린 아이의 체구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카리스마가 눈빛 하나에 짙게 배어 있었다.

“모두를 구하고 싶냐?”

“……응.”

츠나요시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소심하게 대답했다.

“모두를 지키고 싶냐?”

“응!”

올곧은 눈빛과 각오에 찬 목소리, 그리고 당찬 어투. 스스로 정한 결의에 드디어 자신이 붙었다.

“그러려면 저 녀석과 싸워 이겨야 한다.”

“응. 모두를 위해 이길 거야.”

[화륵]

“반드시 이긴다.”

장갑을 낀 채로 양손에 필살염을 힘차게 피웠다. 이마에도 자동으로 필살염이 생겼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한 오렌지색이었다. 순도 높은 깨끗한 색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츠나요시에게 일어난 변화는 필살염만이 아니었다. 눈매를 시작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졌다. 본성을 참치 못하고 격하게 인상을 찡그린 것이 아니라, 고뇌하듯이 미간을 좁히며 눈매가 전체적으로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굳게 다문 입과 꽉 쥔 주먹과 절도 있는 자세. 특유의 고요한 분노를 온몸으로 표출했다.

이 모든 것에 부응한 것일까. 벙어리털장갑이, 손가락 관절마다 보호대가 있고 손등에 돔 형 청색 라크리마가 달려있는 흑색 가죽장갑으로 변했다. 장갑이 변한 후에 양손의 필살염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편하게 발할 수 있었다.

“장갑……. 맙소사. 이제 빼도 박도 못하고 츳 군이 보스가 돼야겠네.”

사와다 가의 장녀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리본은 한 순간에 그녀의 표정을 간파했다.

“네 방식은 나보다 더 질 나쁜 스파르타야. 어쩌자고 저런 녀석을 끌어들여서 일을 벌인 거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저 소년이 운이 나쁜 거야. 얌전히 빈디체에 갇혀 있었으면 이런 일 없었을 거야.”

“말은 잘해.”

리본은 실컷 그녀를 비꼬았다. 츠나요시를 키우기 위해서라지만 극단적으로 지나친 방법을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를 용납할 수 없었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의 이기주의자-그녀에 대한 평가는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서로 대치하고 있는 츠나요시와 로쿠도 무크로는 리본과 여아의 대화를 조금도 듣지 못했다. 상대를 파악하고 상대에게 바늘 구멍만한 틈도 주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중이었다. 공격하기 위해 누가 먼저 상대에게 파고들 것인가. 완전히 눈치에 의존하는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였다.

“당신을 쓰러트리려면 내가 가진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겠군요. 왠지 모르게 그런 기분이 듭니다.”

로쿠도 무크로는 품에서 권총 한 정을 꺼냈다. 그리고 조심스레 총구를 자기 머리에 붙였다.

“무슨 속셈이냐?”

“안녕히 계십쇼. 사와다 츠나요시.”

[탕!]

총성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로쿠도 무크로가 쓰러졌다. 그런데 그에게는 외상이 하나도 없었고, 피도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았다. 이 세상에 외상을 남기지 않고 파격 효과를 이끌어내는 총(알)이라면 딱 한 종류밖에 없었다.

“필살탄?”

츠나요시는 리본이 가끔 사용하는 것과 로쿠도 무크로가 방금 발포한 것이 전혀 다른 종류의 필살탄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굳이 직감이 아니더라도 나타나는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서, 얼마든지 ‘서로 다른 필살탄’이라고 확실할 수 있었다.

“사와다 츠나요시. 지금 어딜 보고 있나요?”

목소리는 다르지만 말투는 로쿠도 무크로의 것이었다. 그러나 츠나요시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 목소리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타케시의 것이었다.

“잠깐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금 누구 놀리는 거냐?”

츠나요시는 그의 멱살을 잡으려고 손을 뻗다가 중도에 우뚝 멈춰 섰다. 몸이 진짜 타케시였다. 분위기는 필시 로쿠도 무크로지만, 눈 앞에 보이는 사람 그 자체는, 츠나요시가 알고 있는 ‘야마모토 타케시’ 본인이었다.

“어떻습니까? 놀랍지 않습니까? 쿠후후후후. 이제 당신은 저를 이길 수 없습니다.”

로쿠도 무크로는 다 이겼다는 듯이 만족에 찬 미소를 지었다.

“빙의탄인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조가 금지됐을 텐데.”

“누군가 보관하고 있던 과거 유물을 손에 넣은 거겠지. 아니면 저 아이가 처음부터 숨겨진 유물의 보관자였다든가.”

사와다 가의 장녀도 리본 못지않게 진지한 표정을 했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절대 객관적으로 하나 뿐인 동생과 빈디체의 수배자를 관찰했다.

츠나요시는 주목을 꽉 쥐고서 타케시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로쿠도 무크로를 노려봤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타케시를 구할 수 있는가.

츠나요시가 가지고 있는 지시긍로는 어떤 실마리도 잡을 수 없었다.

“사와다 츠나요시. 내 창에 찔려 주십쇼. 그러면 난 당신의 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창이…… 그런 용도인가?”

츠나요시는 미간에 더욱 힘을 줬다. 로쿠도 무크로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삼지창으로 자신을 겨눴는지, 전부 이해됐다.

자신이 ‘마피아 봉고레 패밀리의 10대 보스로 지목받은 사와다 츠나요시’이기 때문에 로쿠도 무크로의 표적이 됐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지위 때문에 수습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생각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의 존재 자체와 마피아의 존재가 신물이 날 만큼 짜증났다.

“내 몸을 가져서 어쩔 셈이지? 마피아계를 지배하고 싶은 거냐?”

“쿠후후후후. 반대입니다. 마피아계의 정점인 봉고레 패밀리를 손에 넣으면 마피아계를 통째로 박살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 꿈은 마피아 섬멸입니다. 마피아 따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시킬 겁니다.”

“마피아계를 완전 소멸…….”

심장이 크게 고동쳤다. 손을 가슴에 얹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요란하게 쿵쾅거렸다.

츠나요시는 순간적으로 로쿠도 무크로의 세계관에 매료됐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마피아에 대한 적의가 한계점까지 치솟아 올랐기 때문일까.

망설였다.

고민했다.

-정말, 진심이라면. 정말, 가능하다면.

“뭐 하는 거냐. 바보 츠나. 야마모토가 제대로 농락당하게 둘 셈이냐?”

리본의 말에 정신이 들었다. 시야도 정리됐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료들과 로쿠도 무크로에게 몸을 빼앗긴 타케시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들은 모두 로쿠도 무크로의 일행에게 당해서 상처투성이였다. 더욱이 타케시는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될 정도로 다친 몸인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조종당하는 상태였다.

“역시……. 마피아니 뭐니,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나와 맞지 않아. 나는 그저 내 곁에 있는 사람들로도 충분해. 내가 사는 세계가 바로 그 사람들이니까. 그러니까…… 내 친구들을, 내가 아끼고 날 아껴주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건 용서할 수 없어!”

다시 한 번 두 주먹에 선명한 오렌지색 불꽃이 크게 타올랐다. 그 불꽃은 부정한 것을 물리칠 수 있는, 다정하고도 강인한 마음의 상징이었다.

 

 

 

-에필로그

고쿠요 중학교 주도의 나미모리 중학교 습격 사건은, 범인이 누구였는지, 왜 그랬는지 제대로 밝혀진 것 하나 없이 과거 이야기로 묻혀버렸다. 진실을 아는 당사자들은 이미 각 중학교를 졸업했고,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가 됐다.

츠나요시의 누이는 그 사건 이후에 뒷정리를 빈디체에게 맡겨버린 채 홀연히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간간히 전해오는 소식에 의하면, 유학생 신분으로서 히트맨을 병행하는 건 매일매일 생지옥이라고 한다. 게다가 봉고레 패밀리의 외부고문 기관에 소속한 터라 맡은 임무마다 전-부 비밀리에 수행해야 하는 성가실 것들이었다.

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히트맨 생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임무가 아무리 까다로워도 학생이던 시절에 비해 속이 편하다고 한다. 신분을 숨기며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 자체가 ‘해방’이었다. 본디, 외부고문 기관에 속하는 것도 굉장히 꺼리는 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려면 어쩌랴라는 식으로 변했다. 츠나요시와 리본의 증언에 의하면,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한다.

츠나요시와 그의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글쎄.

츠나요시의 누이가 존재한다는 패러렐 월드에서 과연 어떤 미래가 잠재되어 있을까?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이 깊지 못하다고 타박해 본다.

봉고레 패밀리 초대 보스의 직계 후손인 사와다 가. ‘사와다 이에야스’로 개명한 지오토의 5대 후손인 사와다 남매. 츠나요시에게 히트맨으로 활약하는 친누이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잔자스’가 겉으로 드러날 수 있을까? 아무리 누이가 로쿠도 무크로를 이용해서 츠나요시를 강하게 레벨-업 시키려 했다지만, 봉고레 패밀리의 정체성이 로쿠도 무크로 때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걸린 문제를 두고서 그녀가 방관했을 리는 없다.

어쩌면 애초부터 잔자스는 보스 후보로서 자라지 않았을 것이다. 봉고레 9대 보스가 선천적으로 분노의 불꽃을 가진 그를 거뒀어도, 츠나요시의 누이가 일찍이 히트맨으로서 교육을 받고 있었으니 후보 서열이 분명하지 않을까? 사와다 가의 오누이 중에서 보스를 고를지언정 잔자스는 물론이고 방계에서 보스 후보가 나오는 일은, 츠나요시의 누이가 후계자 포기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없었을 것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사와다 츠나요시의 누이가 존재하는 패러렐 월드는, 초대와 관련 있는 무언가를 가진 츠나요시가 봉고레 패밀리의 10대 보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본디 미래란 알 수 없는 법이고, 패러렐 월드는 셀 수 없이 많은 법이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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