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생각하는 글/★은하수★ 지름신강림

만년필을 꾸준히 지르다 -카웨코

★은하수★ 2016. 2. 23. 15:26

* 추가수정 (2016.02.29.) : 포스팅 맨 밑에 +덤2))를 추가



  카웨코 안 살거라고 했으면서, 카웨코 안 살거라고 했으면서, 카웨코 소문 듣고 안 살거라고 했으면서!!

 

  그런데도 당당하게 카웨코를 세 자루나 지른 ★은하수★입니다. 두 자루는 수집용, 한 자루는 필기용. 그래서 세 자루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걸 두 자루 사서 하나 쓰고 하나 보관하는 식이냐? 아닙니다. 세 자루 각각 다른 걸 샀습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두 자루를 보관, 상대적으로 안 끌리는 녀석을 사용하고자 합니다.....라고 해도 세 자루 다 저의 취향에 맞는 아가들이라 랜덤 주사위 굴리기로 결정했습니다.(응?!)

 

  제가 여기저기서 펜을 구매하는데 이번에는 저번 파버카스텔 베이직[유광][EF] 때처럼 명동몰에서 구입했습니다. 2개월 만의 명동몰입니다.(그 사이에 예스펜에서 오프라인으로 파버카스텔 베이직 블랙펄[EF]과 피에르가르뎅 미니렉스[블랙][EF]를 구매했었다는 건 안 비밀.)

  지금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년필을 지르는 듯 합니다. 전에는 반 년에 한 번 꼴이었는데. 문제는 다음 달에도 또 뭔가를 살 예정이라는 거죠. 위시리스트 있습니다. 앞으로 두 번 더 구매할 예정인 위시리스트가.(먼 산)

 

  이번에 데려온 아이들은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카웨코(Kaweco) 사의 아이들로, 스포츠 클래식 라인에서만 골랐습니다. 색깔별로 골라요입니다. 얘네가 참 미니미니한 아이들이거든요. 피에르가르뎅 미니렉스에 필적하는 미니미니들. 그래도 피에르가르뎅 미니렉스는 '너 작은 것 치곤 무게 있다?' 느낌인데, 카웨코 스포츠 클래식은 '너 충격적으로 가볍다!'입니다.(피에르가르뎅이나 카웨코나 전부 국제규격이므로 서로 카트리지 호환 가능합니다.)

 

 


 일단 펜케이스를 보시죠. 겉은 금속제이지만 안은 딱 두 자루 들어갈 수 있게 보호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볼펜 중 제트스트림하고 크기를 비교해 봤습니다. 제트스트림이 펜케이스보다 큽니다. 아니, 펜케이스가 제트스트림보다 작습니다. 어느 분이 후기로 카웨코 펜케이스는 코트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고 하셨던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진짜 그렇습니다. 넣어봤어요. 들어갑니다. 그리고 주머니에 뭘 넣었는지 티도 안 납니다.

 

  제가 구매한 건 카웨코 스포츠 클래식(Kaweco Sports Classic) 라인에서 그린, 스카이그레이, 체스블랙입니다. 촉은 전부 EF로 했습니다. 단품가는 그린과 스카이그레이가 동일하고 체스블랙이 좀 더 비쌉니다. 이 중에서 그린을 평상시에 쓰고 스카이그레이와 체스블랙은 그냥 킵. 언젠가 쓸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컬렉션 상태로 두고자 합니다.

  카웨코 스포츠 클래식은 클립은 분리할 수 있는데, 처음 배송 왔을 때 분리된 채로 오기 때문에 본인이 조립해야 합니다. 뭐, 그냥 끼워 넣기만 하면 되서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클립 없이 쓰고자 했는데, 클립 한 번 꽂아보니까 아이들 비쥬얼이 살아나서, 세 아이 다 꽂아줬습니다. 사람이 안경 쓰고 안 쓰고 차이가 있는 것처럼 얘네도 클립 끼우고 안 끼우고 차이가 있습니다. 정말로. Really.

 

  아직 클립 장착하기 전, 맨몸일 때(응?!) 찍은 단독샷입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갑니다.

  녹색이, 그냥 촌스런 선명한 녹색이 아니라, 어두운 녹색이라서 마음에 듭니다. 굉장히. 아주. 촉과 클립은 금색입니다.

  스카이그레이는 무난한 회색입니다. 그레이면 그냥 그레이지 왜 스카이그레이냐? 혹 포토샵 다루는 분들, 포토샵 실행해서 색깔표 보세요. 레드그레이랑 블루그레이랑 그린그레이랑 등등등 회색도 그냥 회색이 아닙니다 여러분. 물론 이미 아는 분들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언급해 봅니다. 이 스카이그레이는 참 편안한 회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끔 회색 중에 너무 칙칙하다든지 뭔가 억세다든지 하는 느낌이 있는데, 이 아이는 그런 회색이 아닙니다. 덤으로 제가 산 세 아이 중에서 유일하게 촉과 클립이 크롬입니다. 금 아니에요. 그래서 더욱 예뻐한다는 속설이....(응?!)

  체스블랙은 이미지 샷을 클릭해서 확대해서 봐주세요. 그냥 블랙 단색이 아닙니다. 8각 중에 일부 각이 체스판처럼 되어 있습니다. 촉과 클립은 금색입니다.

 

 

  이제 시필샷. 제가 평소에 사무실에서 플래티넘 프레피 F 블랙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제 이 카웨코 스포츠 클래식[그린][EF]도 쓸 예정입니다. 그래봤자 둘 다 검정 잉크지만요.






음?!

으어어어엉?!

굵다!!!!!!!!!!

What the......

 

  EF라면서요. 카웨코는 흐름이 박하다면서요. 그런데 뭐 이리 두껍습니까? 거기다가 잉크가 펑펑 나옵니다. 무지하게 부드럽게 써지기까지. 저한테 카웨코 흐름 박하다고 했던 분들 데스노트에 이름 올려버릴 거야요. 심지어 카웨코 EF닙에 카웨코 잉크를 넣었습니다. 박하다고 소문난 그대들을 콤보로 묶어서 시필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Wow........ 쓰면서 "이 부드러운 필기감은 뭐지?" "내가 쓰고 있는게 EF닙이 맞나?" 계속 머리 위로 수십 개의 물음표를 띄우면서 시필했습니다. 판매자 분이 남겨주신 메세지처럼, 파버카스텔 EF보다 두껍습니다. 제가 집에서 (지금은) 파버카스텔만 쓰거든요. 그런데 확실하게 카웨코 EF가 두껍습니다. 세필을 사랑하는 저로써는 조금 당황스럽네요. 이거 필히 온라인 만년필이나 파이롯트 만년필 새로 장만해야 할 듯 하네요.(이로써 ★은하수★는 새 만년필을 지를 명분이 생겼도다...... <<어이!!)

그러나..... 여기에는 반전이 있었다!! 맨 아래 +덤2)) 참조.

 

 

  +덤))





  카웨코 10만원치 이상 사면 카웨코 병잉크 하나가 사은품으로 옵니다. 저에게는 카라멜브라운이 왔습니다. 가지고 있지 않은 색상이 와서, 기쁜 듯 하면서도 과연 이걸 쓰는 날이 올지 걱정도 됩니다. 이미 병잉크가 3개나 있고, 이것 까지 하면 4개 째거든요. 문제는 이미 있는 병잉크들이 다들 50ml를 자랑하는 육중한 용량들이라는 사실. 뭐, 언젠간 쓰는 날이 오겠죠. 언젠간요.

 

 +덤2)) (추가수정 : 2016.02.29.) - 잉크 흐름을 시험해 보았습니다.

  카웨코가 흐름이 박하다는 평은 촉(닙)이나 피드의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잉크가 1순위로 찍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일단 카웨코 기본 잉크 카트리지를 사용해 봤는데, 처음에는 잘 나오는가 싶더니 차차 문제가 느껴지더군요. 잉크 색이 진하기는 엄청 진한 것은 좋습니다만, 잉크 자체의 흐름이 안 좋아서(점성이 있나요?) 뭉텅 나오다가 확 안 나오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카트리지 한 통을 다 쓴 후 미련 없이 세척하고, 현재 피에르가르뎅 기본 잉크 카트리지로 교체했습니다. 피에르가르뎅도 카웨코와 마찬가지로 국제규격이기 때문에 걱정 없이 상호호환 가능합니다. 피에르가르뎅의 잉크를 사용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흑색이라고 해서 진한 흑색 일색은 아닙니다. 흑색의 농담이 표현되는 그런 잉크입니다. 카웨코 스포츠 클래식에서 끊김 현상 없이 잘 흐르더군요. 역시 잉크를 바꾸는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잉크가 뭉텅 나오는 일도 없으니까 EF촉이 F촉으로 느껴지던 불균형 적인 감각도 없어졌습니다. "그래, 너는 EF가 맞구나!"하고 몇 번을 쓰담쓰담했는지..... 피에르가르뎅 잉크로 시필해 봤으니, 이제 이 카트리지도 다 쓰고 나면 파버카스텔 카트리지로도 시험해 볼 생각입니다. 파버카스텔도 역시 국제규격! 국제규격을 따르는 회사 제품들을 골라서 사용하다보면 상호교환하면서 조합을 시험해 볼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뭐, 병잉크 중에 세일러 사계절도 3종이나 있으니까 이건 나---중에 컨버터에 넣어서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지금까지의 소결론을 내리자면, "카웨코 잉크는 정말 아니다! 넌 아무리 생각해도 EF촉에는 안 어울린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은하수★의 망상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