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소설(Original)/Mutation-Kimera(리메이크)

Mutation -Kimera : 제 2 각성 ④

★은하수★ 2009. 4. 14. 17:20

무서운 계획을 민과 공유한 시아는 깊은 밤중에 플러스로 변해서 밖을 돌아다녔다. 후작급 악마로서 하급 악마를 구속한다? 총알받이로 쓸 만한 최하층을 쓸어 모으기 위해 ‘후작’께서 직접 움직인다? 글쎄, 후작님은 불량 키메라를 만드는 하급 악마 순종 무리를 ‘제거’하기 위해 악마왕의 부탁에 따라 어둠 속에서 배회하는 거다.(순종이 의식을 통해 키메라를 만들기 위해선 종족도 제한돼 있고 계급도 백작급 이상이어야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오늘 후작님의 기분이 편치 못하다는 거다. 평소 같으면 악마왕의 부탁을 조금 무시하고 목숨은 살려줬을 텐데 지금은 조금의 자비심도 나올 틈이 없었다. 아마도 거리낌 없이 하급들을 죽여 버릴 지도.

“크크크크크크.”

쇠 긁는 소리처럼 거슬리는 웃음소리가 밤의 장막 안에서 난무했다. 주박을 깬 고고한 악마가 그곳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그녀의 커다란 날개는 밤의 색과 같아서 육안으로 쉽게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한 번 펄럭일 때, 소리와 바람 때문일지는 몰라도 날개가 언뜻 보였다. 그런데도 후작은, 대공작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크고 세련된 자랑스러운 날개를 어째서인지 가지런히 포개 접어 앞에서는 잘 못 알아보게 했다.

“이제 이 가련하고 연약한 인간이 우리와 함께 위대한 왕을 모시는 영광을 누릴지어다!”

“모두 새로운 동지의 탄생을 축복하라!”

다섯 명의 악마 순종이 바닥에 그려진 거대한 오각별 키메라 진에 빙 둘러서서 키메라 진 가운데에 포박된 채 무릎 꿇고 앉아있는 인간을 응시했다. 하급 악마들에게 둘러싸인 인간은 최면 마법에 걸려서 생기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퀭한 눈으로 정면을 멀거니 바라봤다. 말쑥하게 잘 차려 입은 옷이며 흐트러지지 않은 머리칼을 보니 그가 처음부터 최면에 걸린 채 악마들에게 이끌려 키메라 진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 인간을 포박한 이유는 키메라 의식이 끝난 후 폭주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서 적당히 그만 두시지.”

키메라 의식이 미처 시작도 하기 전에 시아가 그들을 저지했다. 악마는 직급이 높을수록 외모를 눈속임 할 수 있다. 그러니 악마들에겐 인간이 겁도 없이 당당하게 덤벼드는 것으로 보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하급들은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시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숨겨둔 마력을 양껏 발산하고 고고한 날개를 활짝 펼쳤다.

“끄윽-.”

“상급 악마도 못 알아보는 버러지들.”

[우두둑-]

시아가 인간이 아니라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악마라는 것을 안 하급 악마들은 서둘러 도망치다가 시아의 마기에 짓눌려 온몸의 뼈가 전부 으스러졌다. 당연히 목뼈도 부서졌을 테니 한 순간 한꺼번에 다섯 악마를 제거한 셈이었다. 특별한 마법을 쓴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것을 몸에 쑤셔 넣은 것도 아니고 마기만 강하게 내뿜었을 뿐인데 하급 악마가 후작급 악마의 마기를 견디는 일은 여간해선 할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시아는 그렇게 압도적인 힘 차이로 하급들을 죽이고 오각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기의식이 불분명한 인간에게 속삭였다.

“이제 집에 가도 좋아.”

인간을 묶었던 포박이 풀리고 인간은 시아가 새로 건 최면에 따라 어딘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집에 도착해서 최면이 풀리면 자신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 못할 것이다.

“나한테 무슨 용건이지?”

후작은 자신의 뒤쪽에 거리를 두고 서있는 루시퍼를 향해 눈을 흘겼다. 그는 악마족 최고의 대법관이자 절대적인 시아 지지자였다. ‘시아 지지자’는 악마족 내 귀족 중 정통 귀족들을 거느릴 수 있는 대공작 자리에 시아를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를 뜻한다. 현 대공작의 무능함을 알고 시아의 능력치와 순수한 힘의 정도를 아는 악마들이 루시퍼와 같은 ‘시아 지지자’다. 날이 갈수록 그 수가 늘어서 악마왕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란다.

“살생은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군.”

“난 죽인 적 없어. 얘네가 멋대로 죽은 거야.”

[뿌직]

시아는 한 시체의 손목을 밟고 세게 짓눌러 더 부서트렸다. 그것을 신호로 하급 악마의 시체가 일제히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육체를 갖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존재다운 최후였다. 오랜 시간이 걸려 육체 비슷한 겉껍데기를 얻어도 그건 그냥 영혼 위에 뒤집어 쓴 탈에 불과하다. 무에서 태어나 무로 돌아가리니 이 세상의 섭리와 정말 잘 어울리지 않은가.

“언제나 자비롭게 목숨만은 건져주시던 분이 웬일로 자기감정에 충실해 진 걸까?”

“쓸데없는 말 집어치우고 용건이나 말해.”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 나까지 죽이겠군.”

루시퍼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있었다. 지금 루시퍼를 노려보는 시아는, 악마가 풍길 수 있는 초 정밀한 암기와 투기를 내뿜으며, 얼굴에 불필요한 잔주름을 만들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두 눈을 매력 있게 찡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살기로 번뜩이는 듯하면서도 깊은 어둠을 가득 담고 있는 모습이 역시 최고의 악마라고 찬사를 쏟아 부을 만했다. 다른 의미로는 역시 자신이 눈여겨본 인재답다고, 자신의 눈은 정확했다고 만족스러워 하는 것이었다.

후작은 대법관의 미소가 심히 마음에 안 들었다. 악마왕이 자신의 성장을 대견스러워 할 때 보여주는 미소랑 꼭 닮아서 불쾌했다. 아무리 악마족으로 치면 한참 어린 나이지만 일단 직급은 후작인데 그런 대우를 받는 일이 유쾌할 리 없었다. 심기 불편한 바르베리트 계열 후작은 검은 구름과 안개를 모아 거대한 안락의자를 만들고 거만하게 기대앉았다. 그녀의 날개는 의자에 앉는 동시에 감춰졌다.

“대법관 루시퍼라도 계속 내 신경을 건드리면 귀족 능멸 죄가 된다는데, 대법관이라는 자가 그걸 알면서도 위험을 무릅쓰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거야?”

인간들에게 뿌리 박혀있는 루시퍼의 이미지는 무시무시한 대악마인데 시아는 그런 그를 내키는 대로 막 대했다. 그녀는 원래 키메라가 되기 전부터 루시퍼 같은 대악마도 전혀 무서워하지도 어렵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후작을 적으로 돌리면 나만 손핸데 내가 어찌 후작의 심기를 거스르는 짓을 골라서 하겠어. 난 그저 후작에게 정보를 주려고 온 거야. 일종의 훗날을 위한 아부성 접근이라고 해두자고.”

“자리싸움엔 관심 없다고 누누이 말했잖아.”

“이번 정보는 그거랑 관련 없으니까 화내지 마. 후작이 분명 반길만한 흥미진진한 정보라고.”

루시퍼도 어둠 속에서 암기로 의자를 만들어 사뿐히 앉았다. 그리고 그의 발밑을 중심으로 반경3m짜리 넓은 마법진을 만들었다. 그 안에 있거나 경계선에 걸친 악령들은 죄다 마법진으로 빨려들었다. 그 다음엔 조그만 벌레들과 야행성 동물들이 일제히 내장이 터지면서 죽었다. 마법진 내에 살아있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는 존재는 그들 둘 밖에 없게 됐다.

“새나가면 안될 만큼 중요한 얘기라면 아지트로 올 것이지 왜 밖에서 날 찾은 거야?”

시아는 오늘 굳이 밤일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루시퍼가 거슬려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야간작업을 강행했던 것이다.

“가디안스 분들은 날 좋아하지 않으니까 별 수 없잖아.”

“잡소린 그만하고 가져온 정보나 읊어.”

“오늘따라 신경이 너무 예민하군. 이거……. 나 때문에 더 흥분할 지도 모르는데……. 뭐, 후작이니까 알아서 자기 페이스를 지킬 거라 믿지.”

“이제 그만 뜸 들여.”

루시퍼의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신경이 최고조로 날카로워질 듯했다. 루시퍼는 후후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턱을 괴며 삐딱하게 앉았다. 루시퍼도 시간 끌기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나 후작과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보는 거라 뜻하지 않게 저도 모르게 서두로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다.

“절대 키메라 다섯 개체 중에서 하나가 내일 달이 뜰 즈음에 다스 엔데에 나타날 예정이라는군. 어리석은 클러치도 지금쯤 레비 아 탄에게 얘기를 들었거나 듣는 중일 거야.”

[쉬아악-!]

엄청난 마기 폭풍이 일었다. 시아가 일으킨 어마어마한 양의 마기는 루시퍼의 마법진을 제거하고 주변에 흩어져있는 기력 모두를 쓸어버렸다. 한차례 요란한 바람이 그치고 시아가 자랑스러운 날개를 펼치고 공중에 발이 달 듯 말듯하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검은 의자도 폭풍에 쓸려 사라졌는데 그녀의 주변에서 일렁이는 살기와 마기는 한층 더 날카로워지고 농도가 짙어졌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다만…… 이거 하난 확실하군. 악마계에선 나와 사마엘 녀석의 싸움을 부추길 속셈이야.”

시아의 살기에 루시퍼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여간해선 경험할 수 없는 공포였다. 자신이 아무리 강해도 타인의 살기는 무서울 수밖에 없는가보다. 아니면 시아가 루시퍼보다 월등히 강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오해야. 어떻게 후작과 남작을 비교할 수 있겠어? 난 후작이 오만한 클러치한테 뒤처지는 게 싫어서 이렇게 온 거라고.”

“즉석 변명인가?”

“후… 후작……. 뼈가 으스러지겠어.”

바르베리트 계열 어린 후작은 마력으로 루시퍼 발밑의 중력을 몇 배로 강화했다. 루시퍼는 의자에 꼭 붙은 채 목뼈와 척추가 꼬리뼈를 향해 짓눌리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피도 몸 아래로 쏠려서 의식이 조금씩 끊기는 기현상까지 경험했다. 마력까지 중력에 끌려 땅으로 가라앉는 바람에 저항 마법도 쓸 수 없었다. 천하의 루시퍼도 시아의 힘-주박을 푼 상태- 앞에서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마버 변명을 들어야지?”

지금 시아는 고문관 같았다. 중력 증대 마법을 해제하고 공중 부양 마법으로 루시퍼를 그의 의자에서 떼어 냈다.

“변명… 이라……. 후작, 나한테 감사해야 할 걸? 왕과 페라이의 밀회를……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레비 아 탄에게서 내가 억지로 빼낸 정보니까. 고문이 아니라 상을 줘야 한다고.”

“페라이? 펜타곤 중에서 디 페라이더루흐?”

“응……. 그런 이름이었지, 아마.”

“왕이 펜타곤을 알고 있었단 말이야? 그동안 나한테 그걸 숨기고 있었고? 야…….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

“이제 좀 놔줘.”

시아는 실컷 비아냥거리다가 루시퍼를 매섭게 노려봤다. 절대적으로 자기편인 루시퍼가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들고 올 리가 없다. 이미 충분히 그를 괴롭혔지만 그 이상 추잡하게 그에게 화풀이 하느니 속으로 삭히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그만 그를 지상에 내려놨다.

“왕과 슈튀크의 대화를 엿들은 레비 안 탄도 용하고, 그걸 알아채고 정보를 빼낸 너도 용해, 완전히.”

후작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머릿속을 잽싸게 정리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 녀석이 뭔 헛소리를 하나 싶었는데 왕에게 직접 확인하니까 다 사실이더라고.”

“왕이 그 얘기에 순순히 응했어?”

“펜타곤을 직접 만난 건 이번이 겨우 두 번째래. 그래서 자기도 당황스러웠다는데? 처음이 아마 수천 년 전 일거라고 하더라.”

악마왕이 펜타곤과 잘 아는 사이라는 시아의 전제가 멋지게 빗나갔다. 그에게도 펜타곤은 희귀한 존재고 기이한 손님이었던 것이다. 얘기의 초점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됐다. ‘판타곤이 어째서 악마왕에게 접근한 걸까.’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존재라 그 속내를 짐작하기란 철두철미하고 비열한 사기꾼 속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어려웠다.

“그 슈튀크는 뭣 하러 왕에게 간 거야? ……아니, 그것보다는 레비 아 탄이 왜 사마엘한테 그걸 가르쳐주는 건데? 둘이 언제부터 친했다고.”

“둘이 친한 게 아니라 공동의 적이 후작이니까.”

악마족 내부에 시아 지지자들이 있다면 그 반대도 당연히 있다. 레비 아 탄이 반대자 중 한 명이다.

“왕이 후작을 예뻐하니까 당연히 펜타곤 얘기를 후작에게 해주겠지…… 라고 생각해서 클러치에게 정보를 흘린 걸 거야.”

“예뻐하는 게 아니라 신임하는 거야. 아무튼 레비 아 탄 녀석, 일을 크게 만들 셈이야.”

그가 간섭하지 않으면 가디안스가 먼저 움직여서 크루세이더가 대응하기 전에 슈튀크를 -그들 나름대로-처리할 수 있을 텐데, 그 자 때문에 크루세이더와 부딪히는 일이 필연이 돼버렸다. 시아가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일이 흘러갈 가능성이 100%를 바라봤다.

“내 의지로 후작을 찾아온 거긴 하지만 왕의 부탁도 있었어. 펜타곤의 움직임이 수상하니까 조심하래.”

“페라이 하나가 아니라 펜타곤이?”

“응. 다서 슈튀크 전부.”

“조용히 잘 살고 있다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시아는 클로즈 급으로 각성 단계를 낮추고-키메라는 각성 단계를 올릴 땐 구속체를 깨는 것이 필수나 낮출 땐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허공에 딛고 있는 발바닥을 지면으로 살포시 내린 훙 날개를 접었다. 마지막으로 주변을 배회하는 자신의 마력과 그 자취를 말끔히 지웠다.

“키메라는 키메라끼리 알아서 하래. 순종은 키메라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는 개입할 수 없는 것이 먼 과거서부터 계속된 자연법칙이라는군. 참고로 이건 페라이가 왕에게 남긴 경고.”

절대 키메라는 뭔가 다르다더니 배짱도 남다른 듯 했다. 감히 한 종족의 왕에게 경고를 하다니 시아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했다.

“왕이 그 자연법칙을 따르겠대?”

“응. 키메라의 일엔 손대지 않도록 하겠대.”

“애매- 하네. 손대지 않도록 이라니.”

루시퍼는 뻔한 거 아니겠냐는 듯이 웃었다. 후작은 루시퍼의 미소가 아니었더라도 악마왕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간접적으로 자신과 사마엘의 일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그것도 중립적인 입장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후작의 편을 들 것이다. 사마엘이 워낙 동족 내에서도 적이 많고 귀족들에게 미움털 박힌 것도 한 둘이 아닌지라 악마왕이 그의 편을 들어주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사적으로 왕이 그를 싫어하는 것도 있다.

“왕이나 너나, 다른 녀석들 앞에선 위엄 있고 카리스마를 팍팍 풍기면서 왜 나 앞에선 이렇게 유들유들하냐고.”

시아의 혼잣말 같은 작은 불평에 루시퍼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시아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테고, 좋지 않은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일 때문에 그녀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악마왕과 루시퍼는 -악마로서 어울리지 않게- 속죄하기 위해 그녀에게 뭐든 내줬다. 그녀는 부담스러운데다가 경멸스럽기까지 해서 늘 그들을 거부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에게 그녀는 언제나 예외, 특별 대상이었다.

“잘 알았으니까 돌아가. 나도 이제 들어갈 거야.”

“늦으면 그 멋있는 소드가 데리러 오는 건가?”

“뱀파이어가 올 수도 있어.”

소드는 휴를 뱀파이어는 민을 일컫는 말이다. 둘 다 악마와 친밀도가 높은 종족이지만 개인적 감정 때문에 루시퍼에게 엄청난 적대심을 갖고 있고 대놓고 내보인다. 시아가 민망해할 정도로 말이다.

“그러면……. 내일 조심해. 아무리 직급이 낮아도 갈망하는 마음이 클수록 힘이 강해지는 법이니까.”

“그런 것쯤이야 나도 알아.”

루시퍼는 웃으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