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 헬하운드, 포획되다?
사파야님이 튜리-엘더 길드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다시 머릿속에 새겨 넣었다. 바알님과 레플리카님이 위험인물이라 점찍은 헬하운드를 쉽게 제압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헬하운드는 이미 나에 대한 악감정이 없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세일마글레님과 날 비교하는 건 웃기지도 않는 일이란다. 그런데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내게 마법을 사용했는데 그게 사파야님의 심기를 건드릴 줄이야. 아무튼 헬하운드는 지금 등이 쇠판에 붙은 채 머리는 지상을 발바닥은 창공을 향해서는 피가 머리로 쏠리는 괴로움을 겪는 중이다. 보통 마법을 능숙하게 쓸 수 있으면 저항력이 축적되는데 헬하운드의 저항력은 사파야님 앞에선 무기력했다.
“이제 그만 용서해 주세요.”
“안 됩니다. 감히 제 손님께 손을 대다니요.”
흡사 어린 아이가 고집부리는 모습 같다. 양 볼이 붉게 상기되어 뚱한 표정을 짓고 팔짱을 낀 두 팔은 가끔씩 움찔 거려서 화를 억제하느라 어깨를 들썩이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사파야님이 헬하운드에게 마법을 쓰는 순간엔, 그의 금빛눈동자가 맹수의 눈처럼 번쩍였다. 캄캄한 밤에 우연히 마주치는 들 고양이의 눈처럼 소름끼쳤다. 혹자는 그런 눈이 신비하다며 이런저런 찬사를 쏟아내지만 난 아니다. 자체 빛을 내는 눈은 절로 몸을 움츠릴 만큼 무섭다.
“절 해치려고 그런 게 아니잖아요.”
“찬필 군. 마족에겐 장난인 것이 인간에겐 치명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의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전 지금 무사하잖아요.”
주위에 누군가가 불편하면 나도 편하게 앉아있을 수가 없다. 왠지 그 사람에게 미안하거나 편하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헬하운드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귀한 손님만 앉는다는 등판이 위로 긴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냔 말이다. 나 혼자 이런 좋은 의자에 앉아있으려니까 부담스럽다. 일어설까 앉아있을까 고민하면서 엉덩이를 뗐다 붙였다 했다. 누가 보면 내가 치질에 걸려서 못 앉아 있는 거라 할지도 모른다.
“역시 파슈만은 늠름해. 정확하게 찾아낸단 말이지.”
무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서 그쪽을 향해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바알님이다.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튜리-엘더 길드의 아지트를 찾아낸 듯하다. 파슈만이 사파야님을 추적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던 게 내가 이쪽으로 오기 직전인데 그걸 감안해 계산하면 정말 놀랄 만큼 빨리 찾아낸 셈이다.
“마왕 바알께서 제 누추한 저택엔 무슨 일이십니까?”
“몰라서 묻나?”
사파야님은 조금도 당황해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응한다. 그리고 손가락을 한 번 퉁기자 헬하운드가 속박에서 풀려났다. 바알님 덕분에 긴 징벌을 면한 헬하운드는 뻐근해진 목과 손목을 간단히 푼 다음에 내 앞으로 걸어 나온다.
지금 내가 얌전히 뒤로 물러나서 사파야님과 헬하운드의 등 뒤에 숨으면 바알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다고 바알님을 ‘저 여깄어요’라는 식으로 대하기도 애매하다. 물론 사파야님이 날 납치하는 식으로 바알님의 성에서 이곳으로 데려오긴 했지만 애초에 날 마계로 불러들인 장본인이고, 내게 해코지를 하기는커녕 이것저것 필요한 것과 그 외 기타 등등을 다 제공하면서 극진한 대접을 했다. 에……. 난 지금 어중간하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 영지에서 그렇게 깽판친 것도 용서가 안 되는데 그 녀석까지 데려가?”
화를 내는 논점이 좀 빗나간 것 같다. 바알님이 사파야님을 추적한 건 튜리-엘더 길드가 일으킨 트렌들리샤 사건 때문이라고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내가 여기 있는 건 바알님 입장에서는 신경 쓸 가치가 적은 우연적인 일인데, 바알님의 말은 꼭 내가 여기 있는 게 트렌들리샤 괴멸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들린다. 아무튼 단어를 애매하게 사용하는 버릇이 문제다. 읏, 역시나 사파야님이 웃고 있잖아!
“마왕 바알이시여, 그 문제는 제가 항의해야 맞습니다. 당신의 우수한 비서가 제 손님을 멋대로 가로챈 거랍니다.”
“무슨…….”
“제가 이 분을 마계로 초대했습니다. 마중을 나갔는데 당신의 비서가 이 분을 모셔가더군요. 그리고는 이 귀한 분께 노동을 맡겼다지요? 그 자가 바알님의 비서기에 참은 거지 안 그랬으면 이미 이 세계에서 목숨 들고 다니지 못했을 겁니다.”
금빛 눈동자가 가늘게 뜬 눈 안에서 번뜩인다. 상대가 마왕이라 차마 말로써 화를 표출하지 못하지만 대신 눈빛으로 무한하게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리라. 아무리 봐도 사파야님의 카리스마의 근원지는 그의 금빛 눈동자다. 눈빛만으로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다. 귀찮게 입을 열어서 말로 조잡하게 ‘나 화났다’라고 할 필요 없이 눈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그래서 손님을 되찾아 가려고 내 성에 무단으로 들어왔다? 내가 네 놈을 쳐 죽이려고 벼르고 있단 걸 알면서도 그리 간 큰 짓을 했다고? 그릇이 큰 놈이냐 아니면 바보냐?”
“바알이시여, 무식하다면 용감하다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것도 담이 크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말장난이다. 사파야님은 바알님이 말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릇이 큰 것이냐, 바보냐’라는 질문에 그 질문은 동어반복이라는 지적을 멋지게 하면서 바알님을 내리 누른다. 사소한 것에 트집을 잡으면서 바알님이 사파야님을 찾아온 진짜 목적을 잊어버리게 할 심산이다. 언어 사용이 무실하면서 머리 쓰는 일도 상당히 귀찮아하는 바알님에게 비무력적으로 대항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물론 바알님이 방심하고 사고 회로를 멈췄을 때나 효과가 있다. 지금처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을 땐 전혀 먹히지 않는다.
“그래, 스스로 용감한 바보라고 인정하는군. 하긴, 머리 좋은 놈이 내 영지를 그 지경으로 만들 리 없지. 마왕 두 명을 동시에 적으로 돌리는 짓인데 평범하게 사고할 수 있는 녀석이라면 누가 함부로 그러겠어.”
역시 머리를 빠르게 굴리는 바알님은 강하다. 정신을 헐겁게 풀어놓은 바알님이라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겠지만-세일마글레님 이외의 마족들에게 차근차근 말만으로 당하는 최약자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바알님은 오히려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마왕의 자존심인 강한 마력이 아니라 바알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말로 사파야님을 상대하고 있다.
“전 지금 바쁩니다. 바알님과 말장난할 시간이 없습니다.”
마왕의 면전에서 마왕을 거부하는 자. 정말 간이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나도 네놈이랑 말장난하고 싶지 않은데, 레플리카가 자기가 도착할 때까지 시작하지 말래서 말이야.”
음흉한 미소 속에 검이 있다. 사파야님은 몸을 급히 피했지만 바로 옆에 나타난 레플리카님에게 붙잡혔다. 단단히 무장한 레플리카님은 더 이상 정에 휘둘리지 않고 튜리-엘더 길드를 완전 소탕할 각오를 내보였다. 결심이 굳은자는 강하다. 레플리카님이 얼마큼의 마력을 내뿜고 있는지 모르나 사파야님이나 헬하운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기습을 당해서 그러겠지만 두 마왕이 모두 다른 마족은 흉내도 못 낼 고순도·고밀도의 마력을 양껏 풍겨서 더욱 긴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아느냐고? 내게 아주 약간 존재하는 동물적 직감이 두 마왕이 위험한 포스를 풍기니까 여기서 몸을 피해야 한다고 적색 경고를 시끄럽게 짖는데 이 정도 추측 못하겠는가. 여하튼 나는 지금 살 떨리고 뼈 떨리도록 무섭다. 마왕들이 날 해치러 온 것도 아닌데, 내 안전히 철저하다 해도 무리 없을 만큼 보장돼 있는데도 극도로 무섭다. 더 이상 이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한에 사무칠 만큼 내 사고를 지배한다.
“헬하운드, 찬필 군을 데리고 먼저 가세요. 곧 따라가겠습니다.”
“누구 맘대로.”
[부-웅!]
눈 깜짝할 사이에 헬하운드와 나 사이에 나타난 바알님이 헬하운드를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멋진 자세가 허무하게, 헬하운드는 날렵하게 피했다. 깜짝 놀란 나머지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레플리카님과 사파야님이 보이지 않는다. 그쪽도 시작한 모양이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된 마왕들은 날 마계로 부른 자를 추격하고, 날 필요로 하는 자는 그동안 날 보호해준 마왕들의 위험한 공공의 적이니 ‘세상 참 좁다’라는 말이 딱 맞다. 원래 바알님 쪽과 사파야님 쪽 관계만 보면 단순히 적대관계인데 내가 끼어들고 내 관점에서 보니까 미묘하다. 과연 난 우연히 얽힌 이 관계 속에서 어떤 고리 안에 들어가야 할까? 내가 안전하게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쪽으로 붙어야 하나? ‘정의가 승리한다’는 일반 법칙에 따르면 마왕들이 이길 것이다. 그런 법칙을 붙일 필요 없이, 순수하게 힘을 비교한다 해도 결과는 똑같다. 마왕들 쪽에 벨제뷔트님이 가세하면 무던히 상황이 종료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굴면 내게 온갖 호의를 베풀고 내게 여러 가지를 기대하고 있는 사파야님을 배신하는 꼴이 된다. 배신? 훗, 신의를 져버린 게 다 배신이지 뭐.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번에야 말로 절 죽일 겁니까?”
“이 바퀴벌레 같은 길드를 전원 제거하기로 했으니까.”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기어 올라오니까 바퀴벌레입니까? 튜리-엘더 길드를 상대하는 건 아바트 길드 시절에 한 번, 이번까지 해서 겨우 두 번째면서 바퀴벌레로 비약 묘사하는 겁니까? 내가 볼 땐 바알님이 개인적으로 헬하운드를 바퀴벌레 같은 존재로 여기는 게 아닌가 싶다.
“세이레가 우너망할 겁니다.”
“녀석이? 왜 안 죽이냐고 묻는 녀석이 널 걱정할 거라 생각해?”
“여태껏 날 살려둔 이유가 뭡니까?”
“죽여 버리면 재미없잖아. 저주로 괴롭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죄를 잊지 못하게 해줘야 내가 뿌듯해.”
저들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나 사이가 나쁠까? 헬하운드는 분명 세일마글레님을 아끼는데 세일마글레님은 헬하운드를 싫어한다. 형제관계야 다양하니까 그럴 수 있다 쳐도, 그 사이에 바알님이 낀 건 뭔가 사연이 있다는 얘긴데 짐작이 되지 않느다. 아무리 사오간이라도 비서의 사적인 일에, 그것도 가족사에 관여할 수 없다. 분명 바알님이 개입할 만한 일이 일어난 거다.
“악취미입니다. 한 때 부하였던 자에게 조금의 자비도 베풀어 줄 수 없는 겁니까?”
형제가 나란히 바알님의 밑에 있었구나. 하긴, 세일마글레님은 바알님의 비서인데 헬하운드는 그들의 위험요소인 점이 께름칙했다. 보통 혈연끼리는 같은 곳에 종사할 경우 같이 죽고, 같이 산다. 다시 말해 가까운 혈연지간은 일이 터지면 같이 휩쓸려 같이 묻힌다. 인간은 이런 일이 지극히 정상이고 비일비재한데 마족도 그 점은 비슷하리라 본다.
“내가 네게 베푼 자비는 ‘그나마 살려 준다’야. 그나마 살아있으니까 이렇게 내게 반항할 기회를 잡았잖아.”
“궤변입니다.”
암청색 장발이 흔들린다. 손질하지 않아 엉키고 흐트러진 모양새는 바람에 흔들릴수록 조잡하게 보인다.
[쿠구구구궁]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꽤 가까이서 들려온다. 그리고 시녀의 비명소리도 은근히 선명하게 들린다. 레플리카님과 사파야님인가?
“내 충.직.한. 부.하.들이 내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군.”
특정 단어를 강조해서 발음하는 바알님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 가까이에서 파괴활동 등을 수행 중인 마족은 바알님 휘하 누군가란다. 내가 아는 장관도 그 안에 섞여있을 지도 모른다. 튜리-엘더 길드는 한 명 한 명이 다 뛰어난 실력자들이라서 장관들이 총출동했을 수도 있다. 원래 레플리카님이 해결했어야 하는 일이니 바알님 쪽 장관들뿐만 아니라 레플리카님 쪽 장관들도 물론 왔을 거다.
“마왕들은 모두 그렇습니다. 필요할 때 찾고, 쓸모없을 때 버리고. 길고 긴 세월을 살면서 그 긴 시간을 공유할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규칙입니까? 유독 마왕들만 금방 주변을 갈아치우고 새로 치우고 또 뒤엎어 버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위치니까.”
“잔인합니다.”
“유언이나 남기지? 세이레에게 친절하게 전해줄 테니.”
헬하운드를 벌레 보듯 내리까는 표정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덤덤하게 대한다. 헬하운드가 끊임없이 마법을 쓰고 주먹과 발을 교대로 내지르는 데도 바알님은 그 표정과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거만한 자세를 아주 조금도 흩트리지 않는다. 할 수 있는 만큼 공격을 퍼붓는 자와 그것을 너무나 쉽게 모조리 피하는 자. 둘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감이 온다. 바알님은 역시 헬하운드 같은 마족을 지배하는 마왕이다. 격이 다르다.
“세이레를 놔 주신다면 당신 손에 죽겠습니다.”
[뻐억!]
대답을 말 대신 발로 했다. 가슴팍의 급소를 정통으로 맞은 헬하운드는 비명소리도 못 내고 바닥에 쓰러져서는 겨우 숨을 헐떡인다. 그래도 바알님이 죽지 않을 만큼 힘 조절을 했나 보다. 명치를 직격으로 맞고 숨은 쉰다니 말이다.
눈앞에서 이렇게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는데 바닥에 앉아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나는 대체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다. 내가 어째서 이런 일에 휘말렸는지 원망하는 건 더 이상 하지 않으련다. 이제는, 도와주진 못할망정 제 몸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지도 않고 어디 숨지도 않고 무력하게 가만히 있는 나 자신을 탓하련다.
“물론 내가 붙잡고 있는 것도 있지. 하지만 세이레가 내 옆에 있는 거 네 녀석 탓이 더 크잖아!”
또다시 그들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어떻게 꼬인 인연인 게야……. 매 대사마다 과거와 지독하게 엮여있다. 세일마글레님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거 하난 분명하다. 나처럼 제 3자처럼 있진 못할 거다.
“마왕 바알, 당신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세이레에게 저주를 건 자가 누군지, 누가 다시 우리를 튜리-엘더 안에 모았는지, 세이레가 당신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츄악!]
“뭐… 뭐야!”
헬하운드가 마음속에 깊이깊이 눌러두었던 말들을 격한 감정과 같이 토해내자 그의 머리가 터졌다. 그리고 머리가 없어진 목구멍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른다. 눈이 커지고 당황해 하는 걸 보니 바알님이 한 짓이 아니다. 헬하운드가 자폭한 것도 아니다. 그렇게 살려고 발버둥 치던 이가 이리 허무하게 자살할 리 없다. 하고 싶은 말을 퍼부었으니 더 삶에 집착할 타입이다. 그런 그가 자폭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갑자기 현기증이 난다. 속에서 장이 격하게 비틀리고 가분이 무지 나쁘다. 잔인한 광경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탓에 구토기가 밀려온다. 한 번 속을 게우면 진정될까? 아니, 참을 거다. 절대 밖으로 쏟아내지 않을 거다. 저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알아야겠다. 내가 어떤 인연에 얽혀 들어간 건지 알아야겠다. 그러니까 더 이상 무력한 인간으로 남지 않을 거다. 이 정도의 나약함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거다.
“제길, 대체 뭐야?”
바알님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깨문다. 헬하운드가 남긴 말과 갑작스런 죽음이 새로 풀어야할 일이 됐다. 난 이제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나.
'은하수의 소설(Original) > 한달간의마왕보좌록(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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