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Opera[오페라] - Finale[피날레 : 에필로그]

★은하수★ 2009. 5. 26. 18:15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인물의 탄생배경(?)부터 싹 뜯어고친 무적(?) 판타지입니다! -안개의 수호자이므로 나기(크롬)의 성을 ‘미스트’라고 임시로 정했습니다.

4.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버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상큼하게 웃으며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5.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군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무크로군 중심입니다.

6.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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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e[피날레 : 에필로그]

 

긴 침묵의 시간, 어둠의 시간이 지나고 눈을 떠보니 대리석 천장이 보였다. 분명 앞으로 쓰러졌는데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등의 촉감은 아무리 봐도 침대 시트였다. 조심스레 왼손으로 오른쪽 옆구리를 만져봤다. 상처는커녕 흠집 하나 없었다. 등도 그런 것 같았다. 상체를 일으켜 세웠는데 어느 한 군데 결리거나 부자연스러운 곳도 없었다. 창밖을 바라보니 막 해가 뜬 아침인 듯했다. 아직 나기의 저택에 있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딱히 거북한 것도 없었다. 다른 곳에서 눈을 떴더라면 더 이상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방 밖으로 나갔다. 메이드나 다른 사용인들이 평소처럼 하루의 시작을 활기차게 하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나기의 기척이 식당에서 느껴졌다. 다만, 백란의 기척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제 살벌하게 휘감던 벨페고르와 바이퍼의 기척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아침이었다. 어제의 일이 그저 간밤의 꿈이라 우겨도 될 법했다. 위장된 평화일까? 그는 순간적으로 ‘현재’가 헷갈렸다. 그리고 저명한 환술사 주제에 진실과 거짓, 현재와 가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향해 비웃었다.

나기의 기대에 부응해서 어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극히 평소대로, 식당으로 향했다. 부지런한 아가씨는 먼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그에게 자리를 권했다. 너무 밝게 웃지도, 너무 근엄하게 표정을 굳히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미소는 가식도 뭣도 아니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무크로 씨도 잘 잤나요?”

똑같은 일상이 형식적으로 반복된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무크로가 먼저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간밤에 무시무시한 꿈을 꿨습니다. 아가씨께서 제게 검을 내밀고, 어찌어찌해서 죽기 직전까지 갔는데 정말 실감나는 꿈이었습니다.”

“어머, 무크로 씨. 아직 성장기세요? 무서운 꿈을 꾸면 큰다는데.”

“그건 높은 데서 떨어지는 꿈을 꿨을 때입니다.”

“그런 가요?”

아침 식사 자리는 내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그 하루가 끝날 때까지 무크로는 나기에게 자신이 쓰러진 이후의 일을 묻지 않았다. 아가씨의 바람대로 꿈으로 치부했다.

 

백란이 저택에서 자취를 감춘 후, 정확하게는 벨페고르가 저택을 한 번 쓸어낸 이후, 무크로는 편치 않은 마음으로 일주일씩이나 더 머물렀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저택에 있는 이유를 자문하고 심지어 회의감까지 들었다. 이번 의뢰는 뭐든 다 실패였다. 빈디체 왕국의 의뢰대로 나기 공녀를 죽이지 못했고, 미스트 공작의 의뢰대로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 나기가 총명하고 의외로 강했던 탓이다. 아니, 그가 경솔했던 탓이다.

정원에서 티타임을 즐기고 있을 때, 가볍게 미소 지으며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 그런데 나기는 놀라지도 않고, 유감의 뜻도 표시하지 않고, 그렇다고 당연히 여기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들어줬다. 귀로 들어주기만 했다. 품위 있는 귀족 아가씨의 기본자세대로 행동했다.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겁니까?”

“그저 있는 사실만 열거했을 뿐이잖아요. 무크로 씨가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크로 씨가 직접 얘기하셔야죠.”

어쩌면 나기는 지금 굉장히 긴장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가 무슨 얘기를 할지 이미 확신하다시피 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군요. ……. 이 저택에서 나가겠습니다. 더 이상 이곳과 얽히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까지 무력한 인간으로 몰린 적이 없습니다. 대신… 이 팔찌는 의뢰금 대신으로 챙겨가겠습니다.”

무크로는 미스트가의 문장이 새겨진 팔찌를 오른팔에 찬 채 조용히 사라졌다. 그의 기척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나기는 예상했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우아하게 차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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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공지>

7. 모티브 :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한 여름밤의 꿈'

              -현실로 일어났던 일이나 요정의 힘으로 인해 꿈으로 치부됨

8. 다음 건... 히바리 중심으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