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Cantata[칸타타] -2

★은하수★ 2009. 8. 4. 16:11

<공지>

1. 이것은 가정교사히트맨리본 판타지입니다!

2. 커플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전에 쓴 중편 [환상곡]이 츠나요시 군 중심, [오페라]가 무크로 군 중심, [교향곡]이 히바리 군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고쿠데라 군 중심입니다.

5.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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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크롬이 활짝 웃을까. 전처럼 어두운 무표정으로 멍하니 먼 곳을 응시하지는 않지만 한 번도 웃지 않았다. 가벼운 미소조차, 조소조차 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슬그머니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한창 말을 타고 달리다가 수행원들을 따돌렸을 즈음에, 그들은 말에서 내려 그대로 풀밭에 드러누웠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이 두 눈을 파랗게 물들일 것처럼 빨려 들어왔다. 그렇게 자유를 만끽하다가 크롬을 돌아봤다. 웃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기뻤다. 드디어 그녀의 미소를 보게 됐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의 미친 듯한,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부슥]

“윽.”

고쿠데라는 일어나자마자 속까지 뒤집히는 엄청난 두통을 겪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손을 더듬으며 침대 옆의 작은 서랍장을 겨우 열었다.

[탁!]

라파엘, 그녀를 닮았다고 생각한 대천사를 서랍 속으로 집어 던졌다. 펜던트는 통통 튀며 서랍 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정말 역겨운 꿈이야.”

사락거리는 은발을 뒤로 쓸어 넘겼다. 그의 시선은 자동적으로 아직 닫지 않은 서랍으로 향했다. 그는 두 손을 힘없이 두 무릎 사이로 걸쳐 내리고 가만히 서랍 속을 응시했다. 그저 까만 공간. 라파엘 모양의 펜던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벌떡 일어섰다. 오른손을 서랍의 손잡이에 과격하게 대더니 그대로 동작을 멈췄다. 서랍을 닫을 수 없었다. 팔꿈치가 부들부들 떨릴 만큼 팔에 힘이 들어갔지만 앞으로 밀어낼 수 없었다.

“죽은 아일 상대로 이게 무슨 추태야.”

그의 오른 팔에 몰려 있던 힘은 콜라병 뚜껑을 따고 기체가 한 번에 날아가 버리듯이 쭉 빠졌다. 오른손으로 서랍의 손잡이를 잡은 채, 왼손으로 라파엘을 꺼냈다.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 펜던트는 체인에서 빠져있었다. 주변이 밝지 않아서 펜던트의 작은 구멍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텐데, 그는 어렵지 않게 체인을 구멍에 꿰 넣었다. 그리고 두 손을 목 뒤로 휘돌려 어젯밤에 풀기 전처럼 단단히 걸쇠를 잠갔다. 펜던트를 집어 던졌던 오른손으로 조심스럽게 라파엘을 만지작거렸다. 은으로 만들어진 라파엘은 차가웠다.

“바람을 관장하고 이성을 지배하고 정의를 상징하는 라파엘이 이렇게 차가울 수도 있구나.”

7대 천사 중에서 타락천사의 오명을 쓴 천사는 라구엘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라파엘도 타락천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최고 4대 천사 중 한 명으로 꼽히기까지 한 천사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점차 그의 이름이 더러워졌다. 구울이 처음 나타나고 그 수가 늘기 시작하면서부터 라파엘이 궁지에 몰린 것으로 짐작된다. 라파엘은 바람을 관장하고 이성을 지배하고 정의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영혼을 주곤하기 때문이다. 혹시 이해가 안 된다면 설명하겠다. 구울은 인간의 시체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움직이는 시체 인형을 말한다. 그러니 인간의 영혼을 다룰 수 있는 라파엘이라면 시체에 임의로 영혼의 조각을 넣어 구울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추측이 난무하다. 가장 명예롭다는 4대 천사로서 이는 엄청난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교황은 크롬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물을 관장하고 상상을 지배하고 절제를 상징하는 가브리엘로 보였다. 가브리엘은 지상낙원의 수호자. 교황청 안에서 외롭게 살던 교황에게 크롬이 가브리엘처럼 보인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구울이 활개 치는 이 땅은 지상지옥이지만 그녀가 나타난 덕분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 교황은 지상낙원을 경험했다. 그녀는 원치 않았지만 같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즐거웠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구울을 만드는 저주받은 아이라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그녀가 구울을 지배하는 죽은 자들의 여왕이라 불려도 그에게는 그저 구세주로 보일 뿐이었다. 기나 긴 외로움의 시간을 단번에 끊어준 가브리엘이었다.

“신이시여. 부디 어린 양에게 당신의 사랑을 베풀어주소서.”

두 손으로 라파엘을 꼭 쥐고 기도했다. 살아생전에 사람들에게 배척됐지만 신의 나라에 가선 신의 사랑을 듬뿍 받길 간절히 빌었다.

그는 사제복을 갖춰 입고 구 예배당으로 향했다. 본 예배당에서 미사가 시작하기까지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마리아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긴 기도를 했다. 그가 무슨 기도를 하는지 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누구보다도 자신의 기도가 신에게 닿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으로 교황으로 살면서 그가 제일 잘 하는 일이 기도하는 것이니 어느 누구보다도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이 그렇게나 마음에 드십니까? 그 좋은 기도실과 예배당을 두고 말입니다.”

흰 주교복 위에 푸른색 망토를 걸친 대주교가 구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다. 주황빛 나는 갈색 머리칼이 걸음걸이에 맞춰 살랑살랑 흔들렸다. 보기에도 인자하고 따뜻한 인상이었다.

“아, 생각났다. 30세라는 최연소 기록으로 대주교가 된 유명한 인물이지. 이름이 지오토 봉고레였던가?”

“기억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당연하지. 내가 당신을 대주교로 임명했잖아.”

교황은 대주교를 보자마자 누군지 알아봤다. 그리고 이 교회의 대주교가 어떻게 자신이 교황임을 알아봤는지도 납득했다. 살짝 허무했다. 그는 일어서서 양쪽 무릎을 대충 털었다.

“바질이, 당신이 날 알아봤다고 했을 때, 교황청에서 밀서라도 보낸 줄 알았어.”

“제가 교황 예하를 못 알아 뵈면 어떡합니까. 예하 재임 10년 중에 대주교가 된 건 저 하나뿐이지 않습니까.”

“인재가 부족한 요즈음, 그대가 나타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과찬이십니다.”

교황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대주교보다 자신이 임명한 대주교와 더 친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봤자 교황은 교황, 대주교는 대주교겠지만 서로 마주보고 있을 때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고쿠데라 사제’는 봉고레 대주교의 시선을 노골적으로 피했다. 당신과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제스처였다.

“교황 예하. 당신은 이 시대에 한 분 뿐인 교황이십니다. 몸을 좀 더 소중히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봉고레 대주교는 커다란 대주교 모자가 떨어지지 않게 허리를 30도만 굽혔다. 대주교보다 한참 어린 교황은 그를 무시하고 뒤로 돌아섰다. 마리아상을 올려다보며 옷 속에 감춰둔 라파엘 모형의 펜던트를 오른손으로 꽉 쥐었다. 다시 한 번 간절하게 빌었다. 신이시여, 어린 양을 사랑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그녀와 같은 이가 두 번 다시 생겨나지 않게 이 세상 두루 굽어 살피소서.

[콰광!]

그의 바람이 신에게 닿기 전에 저주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대주교의 힘으로 교회 전체에 결계가 쳐있을 터인데 구울 수십 개체가 침입했다. 그리고 교황이 있는 구 예배당의 좌측 벽을 구멍 냈다. 쉭쉭 소리 내는 벌어진 입에서 시체의 썩은 내가 진동했다. 움푹 패인 두 눈 속으로 누렇게 뜬 눈동자가 보였다. 누가 봐도 혐오밖에 느낄 수 없는 눈이었다. 하지만 교황은 그들을 불쌍하다는 듯이 안타까움이 가득한 눈으로 흘겨봤다. 그와 동시에, 일찍이 그의 양손에 쥐어진 서브머신 건은 총구를 구울을 향해 빛내고 있었다. 리튬이 섞인 불꽃보다 더 선명한 붉은색. 교황의 붉은 성령력이 총구를 중심으로 조밀하게 뭉쳐졌다.

“아멘.”

[탕!]

고막을 괴롭게 하는 총성이 나자마자 가장 먼저 구 예배당 안으로 발을 들인 구울이 쓰러졌다. 교황의 총탄이 구울의 심장에 정확하게 박힌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자동 연사 모드로 바뀐 서브머신 건의 시원하고도 잔인한 연속 총성이 울려 퍼졌다. 오른손에 쥔 서브머신 건의 탄창이 비자 곧이어 왼손에서 대기 중인 서브머신 건이 활약했다. 이렇게 두 번에 걸친 1초에 30발 연사는 수십 개체의 구울을 수십 구의 시체로 되돌렸다. 순식간에 붉은 꽃잎의 무도회가 끝났다. 교황은 총을 쥔 채 성호를 긋고 ‘아멘’을 읊었다.

“죄송합니다, 교황 예하. 제가 너무 안이했습니다.”

대주교는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결계가 깨진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한 모자가 만들어낸 그림자 때문에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입을 굳게 다물고 눈을 날카롭게 떴다. 자신의 잘못을 단단히 책망했다. 대주교가 되기 전에 한 교회의 퇴마 조직을 이끄는 대장이었다. 그의 강력한 성령력은 유명하고도 남을 정도인데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그야말로 수치였다.

“그대가 안이한 게 아니야. 요즘 구울이 강해진 거야. 흑주술사들이 연구를 많이 했나봐.”

교황은 총알이 가득 든 탄창으로 바꿔 끼운 후 양손에 총을 든 채 대주교를 스쳐 지나갔다. 아직 구 예배당 밖에 구울이 지저분할 정도로 많았다. 대주교도 오랜만에 방어만이 아닌 공격을 시행할 태세로 교황을 따라 나섰는데 갑자기 교황이 대주교를 돌아봤다. 대주교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구울이 아침에도 돌아다닐 수 있었던가?”

“……!”

의심할 만 했다. 구울의 주 활동 시간은 태양이 없는 밤. 정성스럽게 만들어져서 힘이 강할 경우엔 초저녁에서 해가 절반만 뜬 새벽까지 활동할 수 있다.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아침과 낮엔 빛에 노출되지 마자 육체가 무너져 버린다. 그러기에 살아 있는 인간을 낮의 종족, 좀비와 구울을 밤의 종족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들이 태양이 있는 시간에도 움직일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진정 산지옥이 돼 버립니다.”

“아무래도 무서우리만치 대단한 흑주술사가 탄생했나 보군. 좋지 않아.”

또 다시 생각도 하기 싫은 과거가 교황의 기억을 자극했다. 이토록 강한 구울 군대를 만들 수 있는 흑주술사는 평생에 딱 한 명 만나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교황은 왼손에 든 서브머신 건의 안전장치를 풀고 자동 연사 모드로 장착했다. 곧이어 총알이 가득했던 새 탄창이 단 1초 만에 텅 비었다. 교황의 순도 높은 붉은 성령력은 하나도 빠짐없이 구울의 급소에 명중했다. 오른손에 쥔 서브머신 건도 안전장치를 푸려는데 나머지 구울들이 차근차근 쓰러졌다. 바질과 봉고레 대주교의 솜씨였다. 바질의 춤추는 듯한 칼사위와 대주교의 화려한 창술은 푸른 성령력과 오렌지 빛 성령력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연출했다. 교회를 습격한 구울 무리는 그렇게 제압됐다.

“간밤의 꿈은 오늘 일을 예고하는 것이었나…….”

교황은 교회의 광장을 뒤덮은 시체를 보며 한탄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 자신의 양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얹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크롬이 슬픈 눈으로 시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혼뿐인 그녀는 허공에서 가슴아파했다. 교황이 이 교회에서 그녀를 발견했을 때처럼 드레스에 검붉은 핏자국이 그대로였다. 두 다리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교황은 이제사 알아챘다. 그녀의 몸 어느 곳에도 여섯 개의 창이 뚫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크롬…….”

교황은 헛것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크롬의 영혼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땅 위에 방치된 시체를 보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구울이 되면서 농락된, 죽은 육신에 대한 애도의 표정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보면 ‘구울의 창조주 주제에 죽은 자를 애도할 줄도 아냐’고 빈정거릴 것이다. 하지만 크롬의 여린 마음을 아는 교황은 그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며 그녀를 위로했다.

“내가 저들을 위해 신께 기도할게.”

크롬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시체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주변에 바질도 대주교도 다른 사교들도 있었지만 누구도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녀는 시체에 살며시 손을 댔다. 그러자 시체에 옅게 남아 있던 흑주술사의 힘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눈물을 가득 머금은 슬픈 눈으로 차례차례 죽은 자의 육신을 평안하게 해줬다. 그 힘이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교황 외에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를 볼 수 있고, 그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교황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란 맑고 깨끗한 것이 아니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란 쓸쓸한 푸른색뿐이구나. 이토록 외롭고 슬픈 것이었구나.”

크롬의 기척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영혼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교황은 크롬을 오랜만에 보고, 그녀와 함께 봤던 구름 없는 푸른 하늘을 보니 자신의 가슴에 응어리졌던 회한의 이유를 깨달았다. 언제나 슬픈 표정이던 그녀가 딱 한 번 미소 짓던 날, 풀밭에 드러누워 하늘을 감상하며 자유를 몸으로 느낄 때, 교황은 그녀와 한 가지 약속을 했었다. 그는 그 약속을 오해하고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살았다.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이제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만큼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싶었다. 유언이나 마찬가지인 그 약속을 지금 당장 행하고 싶었다.

<교황 예하. 소원이 하나 있어요.>

<뭔데?>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그거라면……. 조만간 자유로워 질 거야.>

<정말인가요?>

<물론.>

<정말이지요?>

<그럼. 꼭 자유롭게 해줄게.>

<그 약속…… 지켜주세요.>

그녀가 자유러워지고 싶다고 말한 건 자신의 저주 받은 육체에서, 혐오스러운 능력에서, 세상 사람들의 경멸 가득한 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아직 그녀를 잘 몰랐던 교황은 갑갑한 교황청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했다. 그녀는 ‘죽여주세요.’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놓아주세요.’로 알아들었다. 이 오해가 그동안 배신감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그는 이해했다. 그녀가 구울을 교황청으로 불러들이고 살인극을 벌였던 것이, 다름 아니라, 교황이 그녀를 죽이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써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크롬은 1년이 지났어도 성불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한이 있어서 이 지상에 머무르는 걸까? 교황은 그녀에게 채워진 족쇄를 풀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