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하츠·크림슨셀/PH·CS 팬소설作

[브레샤론]das Meisterschwert -제 6검

★은하수★ 2010. 5. 25. 17:56

<공지>

1. 이것은 PandoraHearts(판도라하츠) 팬소설입니다!

2. 브레이크x샤론 커플링입니다. 줄여서 '브레샤론'이라고 합니다.

3.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4.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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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검

집에 돌아와서 자기 방에 들어갔던 샤론이 갑자기 쟈크시즈를 찾아가 그에게 푹 안겼다. 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쟈크시즈는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확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청년을 꾀어낸 그의 책략이 착착 들어맞은 것이다.

“누가… 제 침대 위를…… 어질러 놨어요.”

그녀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두 팔로 쟈크시즈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청년이 다시 나타나면 자신의 쇠부채로 레인즈워스의 이름하에 처벌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청년의 흔적을 발견하고 나니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두려움이 제일 앞섰다. 그리고 쟈크시즈가 무서움을 달래줄 사람 그 첫 번째로 떠올랐다. 아니,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그를 찾으러 움직였다. 그가 시야에 들어오자 두려움이 절반으로 한꺼번에 줄어들었고, 그에게 안기자 바로 안심이 됐다.

“괜찮습니다.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

쟈크시즈는 오른팔로 샤론의 허리를 감싸고 왼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싼 뒤 아프지 않을 만큼 세게 끌어당겼다. 그녀의 몸 떨림이 그칠 때까지 조용히 그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마음은 진정됐어도 몸은 쉬이 편안해지지 않았다. 한 번 겪었던 일을 몸이 너무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탓이었다.

그의 체온은 차가운 밤공기를 무색하게 할 만큼 따뜻했다. 그의 품은 솜이불을 덮은 것보다 포근했다. 그의 심장 소리는 몸의 긴장을 풀어줄 만큼 평온했다. ―이에 취한 샤론은 쟈크시즈의 품 안에서 잠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내 이성은 튼튼하단 말이야.”

그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왼팔을 풀었다. 자신이 걸치고 있던 망토를 풀러 그녀에게 덮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들었다. 한 번 잠들면 누가 데려가도 모르다보니, 서 있던 자세에서 공주님 안기를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수면 중에는 여전히 위험에 대한 자각이 없어 탈이었다.

“정말 잘도 자는군.”

샤론을 그녀의 방에 데려가 침대 위에 얌전히 눕혔다. 청년이 이불을 ‘무엇’과 같이 통째로 가져간 탓에 침대 위에 휑했다. 아래 시트가 비뚤어지고 베개 위치가 어긋난 걸 보면 청년이 깨나 허둥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이 전체적으로 샤론이 정리한 그대로 깔끔한 것에 비해 침대 위만 어질러진 채라 한 눈에 불순해 보였다.

쟈크시즈는 그녀의 몸이 완전히 가려지도록 망토를 다시 덮어줬다. 그녀가 한 번도 깨지 않고 너무 잘 자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대책 없는 아가씨. 하지만 이래야 귀엽지 않은가. 낮에는 쇠부채를 들고 레인즈워스를 위해 과격한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다 보니, 한 군데라도 허술한 모습이 있으면 그것이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쟈크시즈는 샤론의 의외의 모습을 수가지 봤으면서 이렇게 매번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도 ‘청년’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그녀를 지키기 위해 이성을 굳게 붙들었다.

태양이 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시간이 됐다. 셰리와 셰릴은 바르마 본가에서 자고 올 요량인지 돌아오지 않았다.

쟈크시즈는 그 시간이 오고 지나고 희미한 새벽이 오도록 샤론의 곁에 있었다. 그녀의 침대 위에 걸터앉아 그녀를 내려다봤다. 가끔씩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기도 했다. 부드러운 연갈색 머리칼이 손가락 사이사이를 간지럽게 지나갈 때마다 그 부분이 저릿저릿 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이 욱신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러던 중 어느새 주변이 눈에 서서히 보일 만큼 밝아지고 샤론이 일어날 때가 됐다. 그는 허리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얼굴로 가까이 가져갔다. 점점 서로의 숨결이 짙게 느껴졌다. 아슬아슬한 간격. 그는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기 직전에 멈췄다.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뒷덜미를 붙잡고 위로 끌어당겼다.

“후―. 역시 안 되겠지.”

그는 자신의 앞머리를 뒤로 쓸어 올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창을 통해 햇빛이 밝게 들어왔다. 샤론은 눈을 살짝 찡그리며 뒤척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눈을 비비고 이불을 걷어내는데 손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기억하고 있는 그것과 달랐다. 얇고 가벼웠다.

“망토?”

“안녕히 주무셨어요?”

잠이 확 깨는 것이 당연했다. 자신은 쟈크시즈의 망토를 덮고 있고, 쟈크시즈는 자기 옆에 앉아 있다. 이 상황 속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반응은 딱 한 가지일 것이다.

[빡!]

놀라고 당황하면 으레 쇠부채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막 일어났으면서도 상대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힘은 일류급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지 쇠부채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아……. 내 방.”

샤론은 뒤늦게 안심하고 쇠부채를 치마 속으로 주섬주섬 넣었다. 그러다가 침대 밑에서 뭔가 꼬물거리는 기척이 있어서 흘끗 내려다봤다. 쟈크시즈가 머리를 문지르며 겨우겨우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샤… 론… 아… 가… 씨….”

“미안해요. 그래도 자업자득이에요. 일어났는데 옆에 남자가 있으면 어떤 여자든 놀란다구요.”

그녀는 쟈크시즈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얼굴을 살짝 붉히며 변명했다. 쟈크시즈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올려보다가 침대 매트리스 위로 턱을 툭 얹었다. 뚱― 부은 얼굴로 그녀를 치켜 올려봤다. 샤론은 민망해서 고개를 돌렸다. 이미 귀까지 새빨갰다.

“어제 녀석이 왔었다는 건 기억나세요?”

“방금 막…….”

“그러면 저한테 안겨서 칭얼거린 것도요?”

“누가 칭…… 히익!”

그녀는 울컥 하는 마음에 쟈크시즈를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데 그의 얼굴이 최소한 3cm 거리로 가까이 있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사람 얼굴을 보고 그렇게 놀라시면 이 여린 마음에 상처 받습니다.”

쟈크시즈는 좀 더 가까이 얼굴을 들이 밀었다. 두 사람의 코끝과 코끝 사이 거리가 겨우 1cm 될까 말까 했다. 샤론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눈을 감고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이미 그의 붉은 눈에 시선을 뺏겨버렸다. 결국 몸이 달아오르고 허리에서 힘이 빠졌다.

[툭]

쟈크시즈가 뒤로 쓰러지려는 그녀를 허리를 받쳐 안았다. 그녀의 심장은 그의 손이 허리에 닿는 순간 딱 한 번 아주 격하게 두근거렸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이 아렸다. 볼에 그의 숨결이 닿을 때마다 정신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아직 잠에서 덜 깬 것 마냥 몽롱해졌다.

[콩]

두 사람의 이마가 가볍게 부딪혔다. 쟈크시즈의 짓이었다.

“셰릴님과 가주님이 돌아오실 겁니다.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혼날 거예요.”

“아…….”

쟈크시즈는 샤론을 놓아주고 그녀의 방에서 유유히 나갔다. 샤론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운 듯 아린 듯 오묘한 감각 때문에 바로 움직일 수 없었다. 처음 느끼는 이 자극이 두 번 다시는 없을 것 같았다. 가슴 위에 얹은 손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