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히트맨리본!/리본! 팬소설作

[히바하루]Il violetto -제2장

★은하수★ 2012. 4. 2. 16:59

<공지>
1. 히바하루 NL커플링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항상 쓰던 히바하루와는 다르게 이번엔 하루를 주연급으로 만들어 봤습니다.(만들 예정입니다.)
2. 팬소설에는 너무나 실력이 미약한 저인지라 졸작이 싫다 하신 분은 ‘뒤로’퍼튼이나 ‘백스페이스’를 살포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3. 제목의 Il violetto 란 이탈리아 어로 '보라색'을 뜻합니다. 내용이랑은 별 상관없습니다 :9
4. 타 사이트에서 장편 판타지 두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관계로 연재 속도가 늦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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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다이묘의 명으로 영지 전체에 병사모집령이 퍼졌다. 강제적인 징병이 아닌 원하는 자에 한하여 새로운 병사를 발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새 군대의 대장은 그간 안전한 곳에 숨어 있다고 알려진 병약한 도령이었다.

“병약한 게 아니었나봐.”

“기마술을 직접 본 사람이 그러는데,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무예를 닦았대.”

“미우라 일족의 초대 당주에 버금갈 정도로 머리가 좋다던데?”

“이게 다 6대 다이묘가 제멋대로라서야. 안 그랬으면 도령은 더 일찍 빛을 봤을 거라고.”

“그런데 도령이 얼마나 잘 해내려나? 상대는 사와다 일족이라고.”

하루는 유언비어 때문에 흉흉해진 영지를 진정시키겠다고 부친과 가신들 앞에서 선언했다. 그 방법인 즉, 유언비어와 반대로 미우라 일족 쪽에서 사와다 일족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미우라 일족의 입지는 단단히 유지되고, 백성들은 다이묘를 존경하지는 못해도 외부의 위협에서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고 분명히 신뢰할 것이다. 미우라 일족에 대항하는 불온분자도 사와다 일족을 이긴 힘에 겁먹어 쉬이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일리는 있으나 무모한 방법이었다.

물론 미우라 일족은 규모가 작으면서 오랜 세월동안 사와다 일족에게 굴하지 않은 유일한 일족이다. 잔재주 따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순수하게 군사력이 월등히 높은 사와다 일족이 유일하게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대다. 미우라 일족의 피로 전해지는 지략은 강한 무력조차 무효화할 정도라서 곳곳에서 미우라 일족의 피가 흐르는 책사를 갈구하기도 한다.

그렇다 해도 미우라 일족이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일단은 상대가 거대세력 사와다 일족이기 때문에 미세한 실수만이라도 자멸할 수 있을 만큼 위험천만한 계획이었다. 게다가 하루는 난생 처음 군대를 직접 지휘했다. 지략을 짜내기 전에 순수하게 힘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사와다 일족의 모습을 보고 겁먹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첫 출전부터 총대장으로, 그것도 다른 분대장 없이 혼자 군대를 이끄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다이묘에 대한 불신이 치솟는 중에도 용케 이만큼 모였습니다.”

고쿠데라가 두꺼운 명부를 가지고 왔다. 이번에 새로 지원한 병사 목록이었다.

사와다 일족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지만 강제 징병이 아닌 자유지원이라 수가 적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현 6대 다이묘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차기 다이묘에 대한 기대가 모든 장애를 극복했다.

“사사가와에서 도와준 덕분이지.”

하루는 여전히 별채에서 생활했다. 다이묘가 그녀를 본채로 불러들이지 않기도 했지만 그녀 자신이 부친과 같은 공간에서 사는 것을 좋은 핑계로 거부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 그녀가 몰래 고용한 자들이 비교적 편하게 저택을 드나들려면 사람의 눈이 적고 아군이 많은 별채가 적격이었다.

대표적인 심복이 사사가와 쿄코의 오라버니 되는 사사가와 료헤이였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달아오른 열정으로 해내는 청년인데, 저책출입은 하루와 고쿠데라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막히게 은밀히 해왔다. 그래서 그의 주 임무인 ‘소문’(사람들 사이에 파고들어 소문을 퍼트리는 것과 비밀조직에 숨어들어 정보를 캐내는 것)은 그에게 딱 어울리는 일이었다.

실은 이번에 영지에 퍼진 소문은 전부 하루의 계획 하에 사사가와가 퍼트린 것이었다. 다이묘를 누르고 하루의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효과적이나 위험천만한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

대담에서 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이묘가 무료함을 푸는 셈치고 하루에게 전부 넘긴 순간, 그녀의 계획이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그동안 사사가와가 저잣거리에서 꾸준히 은밀하게 하루에 대한 좋은 인상을 조금씩 흘려놓은 것이 이번 기회에 빛을 발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하루가 워낙 평판 좋은 인물이다 보니 저절로 그녀에게 끌렸다. 그리고 이참에 사사가와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선동하여 그녀의 군대를 크게 키웠다. 그간 던진 밑밥이 전부 몇 배로 회수되는 쾌거의 순간이었다.

“정말이지, 가끔 지나치게 시끄러운 구석이 있지만 일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응. 누가 넘본대도 절대 넘겨주지 않을 게야. 그만한 인재는 정말 드물어.”

하루는 단도로 나무를 조각하면서 생글생글 웃었다. 처음에는 네 발 달린 동물이었는데 지금은 분명히 ‘말’로 보였다. 천천히 행진하는 걸음걸이였다. 이제 머리와 목의 갈기 그리고 꼬리만 다듬으면 될 법 했다.

고쿠데라는 명부 및 근방의 지도를 하루의 책상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바닥에 흩어진 조각들을 다다미가 상하지 않게 결 따라 조심스레 쓸어 모았다.

“다시금 여쭙니다만 이길 자신 있으십니까?”

“십중팔구는 자신 있어.”

“그동안은 가볍게 충돌한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몇 없었던 전면전입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동선계획도 알려주지 않으시고 따르라 하시면 곤란합니다.”

“아아, 이동경로 말이지. 걱정 마. 그 날 가르쳐줘도 될 정도로 쉬운 곳에서 싸울 예정이야.”

고쿠데라는 막 안달하거나 불안한 건 아니었지만 주군이 자신에게 전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서운했다. 하지만 원체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고 그만큼 우수하기 때문에 잠자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아무 말 않는다 하여 자신이 신뢰받지 못하는 건 또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곁에 있는 현실에 회의감을 가질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조금 섭섭한 건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으음. 고쿠데라는 머리가 좋으니까 조금만 가르쳐주면 내가 어딜 노리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거야.”

하루는 완성한 목각 말을 명부 위에 세웠다.

“사와다 일족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수많은 적을 상대해왔다지? ‘책사부수기’라 불릴 정도로 온갖 전략이 통하지 않는 순수한 힘. 하지만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가 좌우명인 미우라 일족은 사와다 일족의 압도적인 힘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야. 모순되게도 ‘책사부수기’가 통하지 않는 책사라는 사실이…… 진심으로 유쾌해.”

고쿠데라는 물론이거니와 사와다 일족과 미우라 일족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었다. 좀 먼 지역의 다이묘도 소문을 통해 어렴풋이 아는 이야기라 일부러 길게 사설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하루는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말을 풀어나갔다.

“미우라 일족에게는 대대로 ‘통찰력’이 피를 통해 전해지는 모양이야. 사와다 일족의 압도적인 힘이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너무 뻔히 보여.”

“압도적인 힘에 치명적인 약점이라니…… 정말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맞아. 사와다 일족이 가진 ‘책사부수기’는 그들에게 있어 원천봉쇄를 하려야 할 수 없는 약점이자 안 쓸래야 쓸 수밖에 없는 지상최고의 무기지. 그래서 통찰력을 갖고 그 약점을 볼 줄 아는 우리 미우라 일족에겐 이기지 못해.”

고쿠데라는 어질러진 바닥을 전부 치우고 하루의 앞에 반듯하게 앉았다.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것의 그의 역할이긴 하지만, 옛날이야기를 듣는 마냥 호기심을 갖고 진지하게 하루의 말에 집중했다.

“사와다 일족이 실전을 통해 성장한다고들 말하지. ‘흡입력’과 ‘적용력’이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발현하기 때문이야. 그들은 ‘직감’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 없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하지만, 전부 과거에 흡입하여 경험한 것이 피에 쌓여 비슷한 상황이 오면 무의식적으로 적용하는 것뿐이야. 뭐, 기초가 없다면 흉내 낼 수 없는 초인적인 경지이긴 하지만, 사와다 일족의 일원이 되는 것이 아니고 적으로 마주서는 입장이라면 그 초인적인 경지를 모방할 필요 없어. 틈을 찾아 뒤집으면 그만이야.”

하루는 지도를 넓게 펼치고 손가락으로 어느어느 곳을 차례대로 짚었다. 미우라 일족의 영지에 해당하는 곳 몇 군데, 사와다 일족의 영지에 해당하는 곳 몇 군데, 제3영지에 해당하는 곳 몇 군데. 사방팔방 아무렇게나 짚는 듯했다. 하지만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사와다 일족이 한 번이라도 전쟁을 치른 적이 있는 곳이야. 이 중에는 여덟 번이나 격돌한 곳도 있어. 그리고 그 여덟 번 중에 다섯 번이 10월 가을이었고 세 번이 11월 가을이었지. 다른 곳들도 상대가 다르게 여러 번 전쟁을 치렀어도 시기는 비슷했어. 장소, 풍경, 날씨 등등 몸이 기억하고 있어야 사와다 일족이 말하는 ‘직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지. 직감이 발동하면 상대가 생각할 틈 따위 주지 않고 전부 짓밟을 수 있고, 한 번 사용한 직감은 더욱 예리해져.”

고쿠데라는 제 머리가 확 트이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흥분으로 빠르게 고동쳤다.

“그러면 처음 본 장소에서 기습을 당하면 꼼짝없이 당하겠군요.”

“한 번 경험이 있어도 생소하게 느끼도록 진과 전략을 짜면 얼마든지 사와다 일족을 구워삶을 수 있어. 하지만…….”

하루는 목마를 만들었던 단도로, 평평한 옆면이 위로 향하도록 하여 고쿠데라의 턱을 가볍게 치켜들었다. 고쿠데라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뇌로 직접 전해지는 듯하여 전신이 꼿꼿이 굳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그들이 이끄는 군대와 우리가 이끄는 군대가 맞부딪힐 때 ‘대장의 지휘능력’ 이야기야. 대장끼리, 사와다와 미우라가 직접 1대1로 붙으면 100% 사와다가 이겨. 이건 반드시 피해야 해. 개인전에서의 직감은 그야말로 초인적이니까. 공략법이 없어.”

이야기 내내 생긋 웃고 있던 그녀의 눈이 진지해졌다. 미소도 모르는 새에 사라졌다. 처음부터 미우라 일족의 당주, 6대 다이묘에게서 자신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세운 계획이라지만, 미우라 일족의 한 명으로서 사와다 일족을 상대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마치 하늘에서 내린 사명감처럼 가슴 깊숙이 진지하게 와 닿았다.

 

 

 

 

 

 

 

 

★은하수★의 망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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